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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시장 인도 진출전략

박영복(지호) 2005. 6. 15. 18:37

미완의 시장 인도 진출전략

풍부한 노동력과 시장 가진IT강국 인도에 세계경제 주목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유능한 현지 대리인을 적절히 활용하라, 에이전트를 활용한 지역·거점별 공략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확대하라, 인도식 비즈니스 상담관행을 이해하라’


코트라(KOTRA)가 제시한 인도시장 성공 진출 전략이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인도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트라는 ‘인도 비즈니스 로드맵’을 발간해 인도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10월 6일 인도 남서부 푸네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사진은 푸네공장 TV라인

풍부한 노동력과 시장을 가진 IT 강국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 선진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들과 시장 접근성, 친숙성 을 강점으로 하는 인도 대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시장에서 국내 기업 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인도 비즈니스 로드맵’은 대인도 무역 및 투자에 있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필수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들을 담고 있어 시장 확대 또는 신규 진입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들이 시행착 오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인도는 IT인프라와 인터넷 환경이 발달해 있어 관련 사이트와 활용법을 소개해 국내 기업이 정부부처, 경제특별구역 등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고 수입규제현황, 관세율 등을 직 접 확인할 수 있다.


엄성필 코트라 해외조사팀장은 "인도를 대체시장 또는 하위시장으로 보는 마인드로는 성과 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인도 소비자의 니즈(needs)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개발·품질관리와 함 께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마케팅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미완의 인도 시장 선점과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나열된 성공 진출 전략을 소개한다.


1. 시장규모를 과대평가 하지 마라'인도 인구의 20%만 중산층으로 봐도 2억의 거대시장'이라는 식의 단순논리는 맞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진출에 실패한 주요원인이 시장규모를 지나 치게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내구소비재의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은 2천 5백만∼3천만 명 정도로 봐야 한다. 반면 3억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도농간 소득격차도 크다.

 


2. 지역별·거점별 공략 넓은 국토, 높은 부동산 가격과 운송 인프라 미비, 현지 시장 친숙성 부 족 등을 감안할 때 전국 유통망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에이전트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4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4대 상권별로 지배적 상인조직과 특성이 구분되므로 초기 단계에는 특정 지역이나 상권에 집중하다가 성과에 따라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확대 해야 한다. 에이전트를 선정 할 때는 해당 부문에서의 평판과 입지, 사업능력과 마케팅 능력, 해당 업종에서의 전문성과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3. 직원교육ㆍ제품A/S의 패키지식 제공 제품 판매 이후에는 인도 내 전문 인력이 부족해 현지에서 보수하는 것이 어렵다. 재수출-수리-재수입을 하는 것도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바이어는 종업원에 대한 교육과 자체 유지보수를 위한 매뉴얼이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A/S를 포함한 어떤 조치를 해줄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4. 유능한 대리인으로 규제와 인(人)의 장벽을 넘는다 투자허가부서의 승인을 얻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관련 정부부처, 지방정부, 지자체의 말단 공무원까지 무수한 장애가 존재한다. 지역 사정에 정통하고 지역 사회에서 입지가 있는 대리인(변호사, 컨설턴트, 회계사 등)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원 스톱 서비스(One-Stop Service)를 제공할 수 있다.

 


5.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다 대인도 비즈니스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 특히 사후관리가 어려워 가격이 유일한 구매결정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도 인도 시장에서는 새롭게 가격정책을 수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국내 가격을 단순히 루피화로 환산한 가격으로는 상담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맘모한 싱 인도 총리가 10월 5일 낮(한국시간 5일 오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6. 비지니스 상담 관행을 이해하라 협상의 끊임없는 지연, 출장 시 성대한 접대, 성약단계에서 재협상 시작, 세부적 품목정보의 요구 등 인도인의 상담 관행에 대해 숙지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인도 비즈니스맨은 세계 어느 상인보다도 날카롭 고, 영리하고, 교활하다. 인도는 공급자 시장(seller`s market)의 특성이 강해 바이어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만 제공해야 하며 하나의 협상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7. 최종결정권자를 만나라 인도의 모든 조직은 결정권이 최상위자 한 명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최상위자는 실무자를 만나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정도 지위에 있는 담당자가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고 인도측 파트너의 조직상 위치와 그가 가진 권한을 파악해야 한다. 인도 기업 은 문제의 당사자가 된 담당자를 언제든 떼어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8. 법·제도 변화에 촉각을 세워라 금년에만 벌써 두 차례의 관세정책 변화가 있었으며 투자 정책 및 기구도 계속 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특성, 최근의 정권 교체, 정부부처의 빈번 한 설립과 폐지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법제도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9. 인도식 속도에 적응하라 최근에는 빠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지만 잠재력에 비해 느린 인도 의 경제성장을 빗대어 '힌두 증가율(Hindu Rate)'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인도식의 느린 속도는 바이어와의 상담, 관공서에서의 업무처리, 화물의 운송 등 어디에서든 확인할 수 있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진행은 중요하지만 지나친 조급증은 인도에서 통하지 않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10. 합작투자는 신중히 해외진출은 합작투자보다 단독투자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 으나 인도의 경우에는 오히려 반대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신속한 의사 결정, 유연한 기업 운영, 이익의 배당과 송금 등에 있어 인도 파트너와의 갈등은 현지진출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지 마케팅 능력 부족, 관공서 및 노동자 대응의 측면에서는 합작투자 보다는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유능한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한 편 높은 수입에 따른 금전적·시간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진출 후에는 로컬 조달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