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중국사업 성공을 위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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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경쟁력으로 충분히 중국공략 가능해...
중국 사업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을 만나면 성공하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중국에서 중국사람보다 사업을 잘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엄청난 자본과 조직, 기술을 겸비한 서구 열강의 기업에 비해 한국 기업은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따라서 승산이 희박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중국 사람들이 다른 어느 외국인보다 한국인을 호의적으로 대한다는 것이고, 같은 값이면 일제나 미제보다는 한국제품을 원한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정말로 중국에 정착하기 힘들다. 얼굴도 다르고 아편전쟁의 기억도 살아있다. 또한 일본은 중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국가다. 만주사변 그리고 남경대학살을 그들은 잊지 않고 있다.
중국이 기침을 한번 하면 한국은 심한 몸살감기를 앓는다. 한국 편에서 중국을 보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여건으로 보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차라리 중국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뒹구는 것이 안전하고 손쉬운 해법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으로 중국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아주 쉬운 얘기지만
그 기본적인 방법을 간단히 나누고자 한다.
첫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하라.
중국은 한번에 승부를 볼 수 없다. 중장기 계획을 갖지 않고는 백발백중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혹 단타가 성공하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그런 요행은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1~2년의 조사기와 탐색기를 거치고, 3~4년의 투자기를 거쳐, 5~7년의 정착기를 지나 8~10년은 지나야 비로소 안정적 사업기반을 닦을 수 있다.
중국에 처음 가면 모두 다 돈으로 보인다. 시작만 하면 돈을 긁어모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면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번 실패를 맞본 후 다시한번 그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전열을 가다듬고 뛰어들 때 진짜 큰 실패를 다시 경험하는 곳이 중국이다. 장기적으로 버틸 수 없으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둘째, 좋은 합작파트너를 찾아 관계를 유지하라.
자기 혼자 돈벌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생각이다. 중국은 생각지 않은 변수가 많은 나라이다. 그 모든 변수를 대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좋은 합작 파트너를 만나 그로 하여금 그 변수를 담당하게하는 것이다. 합작 파트너를 먼저 돈벌게 하라. 그리고 나면 그 합작 파트너로부터 좀 얻을 수 있다. 내가 먼저 얻을려고 하면 좋은 합작 파트너는 이미 곁에 없다. 합작 중국인을 먼저 돈벌게 하면 자연히 그가 날 도와 준다.
셋째, 히든카드를 잃지마라.
상대방이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버리는 것이 냉엄한 중국 상술이고 승부의 세계이다. 항상 줄 것이 있음을 보여주라. 최소한 자기 스스로 언제든지 설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나 혼자 할 수 있지만 당신과 함께 한다. 당신이 나와 함께라면 난 영원히 당신과 함께 간다. 상대방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확고해지면 나는 이미 그 존재 가치를 잃은 것이다. 제1, 제2의 대안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넷째, 사업의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라.
현지화를 하지 않고 내수시장을 파고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LG는 이미 한국회사가 아니다. LG는 중국 땅에서 중국 자본으로 중국사람이 제품을 생산한다.
처음에는 연락사무소로 작게 출발하고 차차 지사성격을 갖추고 긍국적으로는 중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까지 세워야 한다. 현지화를 하지않고 성공을 바라는 것은 물에 뜬 기름이 저절로 물과 섞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다섯째,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라.
저가제품 공략은 이미 승산이 없다. 중국보다 더 싼 제품은 만들 수 없다. 가짜와 싼 제품의 천국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제품이 가짜라고, 값이 싸다고 질까지 최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짜 제품이지만 진짜에 버금가는 좋은 제품을 중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이미 중국 어디엔가 싼 제품은 만들어져 있다. 최고의 품질, 최고의 서비스만이 유일한 경쟁력이다.
여섯째,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라.
단순히 말이 통한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문화적 차이를 인식하고 그 사람들의 생각와 문화로 접근할 수 있을때 비로소 서로의 교감이 이루어진다.
일곱째, 인간 관계(關係)에 모든 것을 의존하지 말라.
인간관계는 필요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서로의 연결다리는 될지언정 건너는 자동차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별로 쓸모 없는 존재가 되면 이미 추억 관계일 뿐이다, 돈이 있을때는 인간관계가 통하나 돈이 떨어지면 인간관계는 끝난다. 인간관계는 비상처방이지 평소에 먹는 음식의 영양가를 기대할 수 없다. 뒷거래를 주무기로 삼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꼴이다.
여덟째, 회사 내 최고인재를 파견하라.
어설픈 인재와 투자로 중국을 상대하는것은 소총으로 탱크를 상대하는 것이다. 자기회사에서 최고의 인재라 하더라도 중국 측에서 보면 단지 햇병아리일 뿐이다. 중국으로 결국은 본사가 이전될 희망을 갖는데 최고인재를 파견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을 하겠는가. 중국 지사가 결국 한국 본사를 초월하는 꿈은 반드시 가까운 시일안에 도래한다.
아홉째, 중국직원을 동반자로 생각하라.
서로를 존경하거나 위하는 마음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서로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나 서로의 관계가 끝이 날 때는 단지 한 순간이다. 말로는 동반자이고 실상은 무시하는 태도를 누구나 금방 알아챈다, 진실과 진지함으로 승부하라. 중국은 모든 나라가 접근하기 힘든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다른 모든 나라보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가장 우호적이다. 다른 나라 사람이 하는 만큼만 하면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자명하다.
열째, 솔선수범하고 희생정신을 가져라.
언행일치가 되지 않으면 누구도 그 말을 듣지 않는다. 마음으로 우러러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더이상의 발전과 화합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중국에서 성공하는 길은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에서 망한 회사는 중국에서도 망한다. 한국에서 흥한 회사가 중국에서도 흥한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인사관리, 재무관리, 재고관리 등 기본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라. 이것이 한국의 경쟁력이다.
열한번째, 중국에 맞는 독특한 마케팅을 개발하라.
중국은 시장이 넓다. 하지만 그 시장에 모두 주인이 따로 있다. 단지 시장이 넓다고 해서 내 시장이 넓은 것이 아니다. 정확한 타깃을 정하고 그 타깃만을 공략해도 중국은 늘 큰 시장이다. 목표물이 많다고 어설프게 조준하면 아무것도 맞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목표가 있어도 하나씩 조준해서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다.
확실한 타깃없이 산탄총으로 새를 잡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보통 일반 똥개는 닭을 잡을 때 계속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쫓기만 하지 닭을 잡지 못하지만 영리한 진돗개는 여러닭을 쫓지않고 한마리만 계속 쫓아 결국 한마리를 잡고 또 다음 닭을 잡으러 간다. 같은 방법으로 입학 정원이 아무리 많아도 경쟁률이 세면 그 만큼 실패할 확률은 높아진다. 문제는 경쟁률이지 입학 정원이 아니다. 중국시장은 입학정원은 많으나 항상 경쟁률이 최고인 대학 입시와 같다.
열두번째. 최대한 빨리 중국어를 익혀라.
사실 첫 1년은 다른 일 하지 않고 언어에만 전념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다른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지만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모르면서도 배우지 않고 잘 안되는 영어로만 사업을 하는 것은 수영도 못하면서 바다에 뛰어드는 격이다. 한국이 다른 나라와 다르듯이 중국 역시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
열세번째, 우리 동포인 조선족을 적절히 활용하라.
지금 중국의 한민족은 조선족으로 불리고 중국을 구성하는 주요 민족이다. 조선족은 의리와 민족자존심으로 중국의 한족틈에서 생존한 저력이 있다. 자존심을 살려주며 상생하는 방안을 생각하라. 이중 언어와 이중 문화에 정통한 인력은 고급 인력이다. 활용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오너의 책임일 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최소한 한족을 대하는 듯한 노력과 태도로만 접근하면 충분히 한족보다는 월등히 우수한 인력이다.
중국과 수교 10년이 갖 넘긴 현재 한국에 중국인이 30만명 이상 살고, 중국에 한국인이 30만명이상 장기 거주하고 있다. 2000년대 중국 거주 한국인은 '한선족'이라고 부른다. 난 그냥 2000년대 조선족이라 부른다. 1900년대 조선족을 대비하면 당시 그들도 중국의 조선족이 되려고 오지 않았다. 지금 한국인도 조선족이 되려고 중국에 온 것은 아니나, 필경은 앞으로 한국인도 중국의 또다른 조선족으로 살 것이다.
한국인이 이렇게 무섭게 중국에 정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현재 중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200만명에 달하는 조선족들 때문이다. 이들은 재미교포나 재일동포와는 달리 한국말을 할 수 있고 중국 정부로 부터 차별도 받지 않는다. 정책상으로 보면 자녀문제 등으로 해서 차라리 우대를 받고 있다. 한족은 1가구 1자녀인데 소수민족인 조선족은 1가구 2자녀이고, 자녀를 낳으면 각종 혜택을 준다. 중국 한인동포(조선족)를 같은 동포인 한민족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그러나 엄연히 중국인인 외국인이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열네번째, 미소와 유머를 잃지 마라.
중국인은 잘 웃지 않고 욕을 잘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욕하는 것은 참지 못한다. 웃는 낯에는 침을 못 뱉는 법이다. 외국인은 으레 친절하거나 웃으리라 생각한다. 자기네는 웃지 않아도 외국인이 웃지 않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경계한다. 웃으면 넘어갈 일도 안 웃으면 더 조사한다. 미소와 유머는 가장 좋은 인간관계를 갖는 친구이자 통행증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90%가 실패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도 많이 있다. 삼성 LG 대우중공업 등 대기업을 필두로 많은 중소기업이 중국에 진출해서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한국에서 실패하는 기업은 중국에서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집안에서 새는 쪽박이 어찌 밖에서 새지 않겠는가?
사장이 직접 뛰면서 결제하고 언어를 배우고 직원과 현지에서 동화하고 일하는 기업은 분명 성공한다. 아니면 대기업처럼 좋은 조직이 있고 자금이 탁월해야 한다. 막연히 중국 시장이 넓다고 해서, 인건비가 싸다고 해서, 중국 정부나 관료가 파격적인 대우와 조건을 준다고해서 뛰어들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반대급부는 항상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하여 실패한 많은 기업이 그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인사관리 제품관리 자재관리 재고관리 영업 등 기초적이고 교과서적인 경영관리능력이 없으면 중국의 만리장성 벽을 넘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사장이 직접 뛰어야 하고 그리고 자금여력이 충분하면서 모방이 도저히 어려운 탁월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오든가, 아니면 자금이나 조직 모든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대기업만이 이 중국의 넓은 시장에 적응하여 살아남는 것이다.
김준봉 (북경공업대학 건축과 교수)
연우포럼 제공(www.younwoo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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