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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이 여행기 1탄! 야경이 아름다운 고베편

박영복(지호) 2009. 1. 10. 10:22

칸사이 여행기 1탄! 야경이 아름다운 고베편

칸사이 여행기 1탄! 고베편
일본여행의 주요 단골지는 도쿄와 칸사이, 큐슈, 홋카이도다. 여기서 칸사이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을 말하는데, 20대의 배낭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도쿄가 지겹다고 느끼는 분들께 생생한 칸사이 여행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 타자는 바로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고베다. 고베는 효고현의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정부의 계획하에 만들어진 인공 항구도시다. 일본에서는 프로포즈를 하기에 좋은 곳으로 인식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자, 그럼 고베의 숨겨진 매력을 하나씩 찾아볼까?

고베의 Hot Spot ! 이진칸
고베의 유명한 관광지를 꼽자면, 중화거리나 아리마온천, 항구쪽의 하버랜드, 기타노 이진칸, 롯코산 등이 있다. 그 중 기타노 이진칸은 고베항이 개항되던 메이지시대에 미국과 유럽에서 건너온 외국인들이 살던 서양관을 통틀어 이름붙여진 곳이다. 현재는 24곳의 주택이 개방중이다. 풍향계의 관(카자미도리노칸)은 무역상 토마스가 살던 집이다. 지붕위에 있는 수탉모양의 풍향계는 이진칸의 상징이 되었을 만큼 유명하다. 응접실에 들어서자, 고급스러운 가구와 벽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의 딸이 살던 방에 들어가자, 한 쪽 벽에 인형이 가득하다. 지금 만들어졌다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세련된 인형이다. 입장료는 300엔이다. 오란다관에 가면, 네덜란드의 전통복장을 입어볼 수 있다. 마당 앞에는 자그마한 풍차가 있어 기념사진 찍기에도 좋다. 네덜란드 전통 목각신발은 보기엔 귀엽지만, 생각보다 걷기가 힘들다. 오란다관의 입장료는 700엔.

이진칸에서 가장 화려한 곳은 우로코노이에 라는 집이다. 우로코노이에는 비늘의 집이란 뜻인데, 건물 벽면이 마치 생선비늘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앤틱 가구들 위에는 옛날 유럽 왕실에서 애용했다는 도자기들이 장식되어 있다. 옆에 있는 우로코 미술관은 유럽과 러시아의 근/현대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고베시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우로코노이에 밑으로는 잘 깎여진 잔디와 조각상이 있는 마당이 있고, 그 옆으로 동화 속에 나올듯한 매점이 있다. 우로코노이에 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영국, 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의 보물들이 숨겨져 있으니,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천엔의 비싼 입장료에도 후회없는 경험을 하리라.

오후가 되어 드디어 고베의 하일라이트인 하버랜드에 도착했다. 파란 바다를 보니, 이진칸을 구경하면서 쌓인 피로가 그새 풀리는 것 같다. 항구 쪽에는 역시 사람이 많았다. 따가운 햇살을 뒤로 하고 시원하게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햄버거 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소화도 시킬 겸 모자이크라는 쇼핑몰을 구경했다. 옷은 물론, 가방, 신발, 인테리어, 장난감 가게까지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쇼핑몰이다. 이 곳에서 그 유명하다는 고베 푸딩을 먹어봤다.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었고 달콤함이 진했다.
모자이크 쇼핑몰을 지나면 작은 테마파크가 나오는데, 이곳의 관람차를 타면 고베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질 즈음 야경을 보려고 계획했던 유람선에 탔다. 유람선 앞에는 무용수 두명이 노랫소리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유람선은 모두 5종류가 있는데 규모에 따라 요금이 모두 다르니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 듯 하다.

배에서 내리자, 처음 배를 타고 떠날 때의 풍경과는 다른 풍경들이 펼쳐진다. 낮에는 탁 트인 바다가 가슴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면, 밤의 고베항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인지 밤이 되니 곳곳에 연인들이 참 많다. 저 멀리 고베의 상징인 붉은 색의 포트타워와 초록빛의 해양박물관이 보인다. 포트타워의 전망대는 비교적 아담하지만, 수평선까지 펼쳐진 항구 전경을 볼 수 있다. 요금은 600엔이다.
모자이크 쇼핑몰의 갑판을 지나는데, 공연이 시작된다는 말에 서둘러 갑판의 앞자리에 앉았다. 수염을 멋지게 기른 남자분이 나와 기타반주에 맞춰 스페인 노래를 들려준다. 그 앞에서는 멋지게 차려 입은 무용수들의 플라멩코 공연이 펼쳐졌다. 어쩌면 이렇게 좋은 공연을 공짜로 그것도 우연히 볼 수 있다니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일어난 우연은 왠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고베는 요코하마보다 규모는 작지만, 나에겐 훨씬 더 특별한 곳으로 자리잡혀 있다. 고베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여유와 즐거움이 있다.

☞고베 공식 관광사이트(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