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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창업박람회 2006년 트렌드

박영복(지호) 2006. 5. 21. 09:36

한국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벤치마킹한다는 일본 창업시장은 요즘 어떻게 돌아갈까. 도쿄의 국제전시장인 빅사이트(7∼9일· 오다이바 미나토구)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쇼 & 비즈니스 엑스포’에는 가격파괴 외식업종이 많이 등장했고 고령화와 독신자를 겨냥한 배달형 가정서비스 프랜차이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박람회에는 외식·서비스·판매 프랜차이즈 등 17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사이클숍과 100엔숍 등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일본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한류(韓流)가 감지됐다. ‘한국식’ 혹은 ‘한국풍’을 내세운 일본 외식업체들이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었다. ‘코리아 숯불 닭 바베큐’‘ 본죽’ 등 한국 외식업체들은 이미 일본에 진출해 있다.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한국음식이 일본 프랜차이즈 시장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한류가 일본에 자리를 잡은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박람회에 나타난 일본 창업의 트렌드를 업종별로 살펴 봤다.


◆외식업 ▶이동식 중국음식 주방차='CQ파워키친'은 트럭에 주방 설비를 싣고 다니며 장사하는 이동식 중국음식 패스트푸드다. '세계 최초의 이동식 중국집'(사진)을 표방한다. 즉석 조리 판매는 물론 배달도 한다. 이동식 주방차량은 4t과 3t 차 두 종류가 있다. 차체 측면을 개폐식으로 개조, 직접 조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한국에서 차량 관련 이동음식업은 허가받기가 힘들어 가맹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입장료 받는 가격파괴 고깃집= 입장료를 내면 고기를 싼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한국식 음식점도 등장했다. 불고기 집인 야키니쿠야 마루키 시초(燒肉屋 喜 市場)'의 경우 입장료 800엔을 받고 한 접시에 100~300엔에 고기를 판매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객단가(고객 1인이 쓰는 돈)를 2800엔대로 끌어올렸다. 숙성갈비 소금구이, 안심 쇠고기 등 쇠고기와 돼지소금구이.돼지갈비.소시지 등 메뉴도 다양했다. 식사로는 비빔밥.냉면 등이 있다.

▶스시 배달 프랜차이즈=집에서 일하는 소호 사업자와 나 홀로 직업인을 겨냥한 각종 배달사업도 성업 중이다. 스시배달업체 '긴노사라'는 일본 전역에 275개의 점포를 냈다. 초밥은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당일 식재료를 미리 적정량 확보하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 게 성공 포인트.

▶고령자 대상 도시락 택배업=고령인구가 많은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는 외식업이다. 혼자 사는 고령자는 매 끼니를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 고객에게 냉.온장고를 공급하고 식사를 배달하면서 노인의 건강 등을 살피기도 한다.

▶저녁 식사 재료 배달사업=㈜쇼크분은 맛과 건강을 테마로 일반 가정에 안전한 식재료와 식단을 제공해주는 저녁식사 재료 택배업체다. 일본 중부권 등지에 6개 지사와 48개 영업소를 두고 있다. 고객이 일주일간의 메뉴북을 보고 메뉴를 선택해 주문하면 해당 메뉴의 식재료를 요리법과 함께 배달해 준다. 독신자와 맞벌이 부부들이 주고객이다.

◆판매업 ▶아동 브랜드 중고 리사이클숍=아동용품은 오래 안 쓰기 때문에 멀쩡한 중고품이 많다. '와쿠와쿠 키즈'는 잡화.유모차.완구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브랜드 제품이나 오리지널 제품만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신선식품 균일가 편의점='SHOP 99'는 각종 신선식품을 99엔대에 24시간 판매하는 편의점이다. 가족 4인분의 식사를 500엔에 조달할 수 있단다. 식품 분야의 100엔숍을 꿈꾸는 업종이다. 과일은 본사가 생산자와 직접 계약재배를 해 싸게 공급한다. 육류는 각종 정육과 가공육을 1인용으로 포장했다.

▶애완동물 사료 배달='가르돈'은 양판점에 없는 자연식 영양사료를 집으로 배달해준다. 애완 동물의 사료와 용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 스탭이 방문해 상담도 해준다. 주문액수가 2500엔 이상이면 무료로 배달한다. 애견 호텔을 이용하고 싶지 않은 고객에겐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를 파견해준다.

◆서비스 ▶남성전용 다이어트숍=남성전용 보디 미용 프랜차이즈인 'PIXY'는 배 나온 남성들의 다이어트는 물론 피부관리에서 탈모 및 모발관리 서비스까지 한다. 본사인 서플라이어 재팬은 본사 직영으로 1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만화카페=국내 PC방과 유사한 인터넷 만화카페는 이번 박람회에 가장 많이 선보였다. '에아즈네트' '자유공간' 'APRECIO' 등이 참가했다. 인터넷 사용 공간은 국내와 달리 독립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가죽 리폼 전문점=구두.가방 등 가죽 제품의 손상된 부위를 수리하고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부츠의 경우 1500~4500엔 선. 가방제품은 제품의 더러움 정도나 명품 여부에 따라 3000~2만엔을 받는다.

▶이동식 애견방문 서비스업 '오시펫 모빌'= 손님이 애견센터로 개를 데려오던 기존 방식과 달리, 애견 사업자가 고객 가정으로 찾아간다. APM재팬의 오시펫모빌 등 일본의 이동애견센터는 차량 내에 애견 미용이 가능하도록 욕조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서비스 편의점=여성 경제활동인구와 독신의 증가에 맞춰 생활지원 서비스도 인기다. 서비스 포털을 지향하는 서비스 편의점 '벤 리'는 에어컨 클리닝.배수구와 전기 수리 등 가정에서 필요한 50여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