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들
지역별 상품수급동향 파악하고 세분화 전략 펼쳐야
우리는 수출과 직접투자의 두가지 형태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1992년 26.5억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에는 237.5억달러로 늘어났으며, 2001년부터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우리의 두번째 수출시장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액은 한국 통계로는 60억달러, 중국 통계로는 14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두가지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중국시장이 바로 우리 기업, 나아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좌우하는 시장이 되어 버렸음을 의미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 수입시장에서 시장점유율로 측정한 경쟁력은 1998년 10.7%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해에는 9.8%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가 단순히 중국의 시장확대에 의존하고 있고, 경쟁력이나 새로운 수출상품 개발력에 있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수출상품이 중국에서 수입비중이 하락하는 품목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수출정합성(Matching)이 떨어짐을 시사해 주고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도 있으나, 상당수의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익률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미국, 일본, 독일은 물론 홍콩과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관세인하, 비관세장벽의 철폐, 유통 등 서비스시장의 개방 등 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나 현지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시장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중소기업은 중국을 생산기지, 특히 임가공기지로 활용해 왔으며, 이러한 목적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내수시장을 목표로 진출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중국시장을 목표로 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중국을 수출용 제품의 생산기지로 이용하는 기업과는 전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시장 진입 전략
중국의 WTO 가입으로 중국시장 진입에 대한 제도적인 장벽은 낮아진 반면, 중국시장에서의 경쟁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진출 초기부터 철저한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에 근거한 중장기전략 없이는 성공적인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중국시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기본원칙은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팔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중국내 각종 전시회나 교역회 참가, 인터넷, 전문 잡지 등을 통해 중국인의 소비수준, 소비패턴, 기호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시장개척에 유리하고 중국 소비자에게 파고들 수 있는 전략상품을 선정,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최근 중국시장은 개방 확대로 외국의 고급상품 진입이 확대되면서 최신 상품이 보급되는 워프(Warp)현상이 나타나며 제품의 생명주기 역시 갈수록 단축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신상품, 신모델, 신기술의 개발이 없이는 중국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종래에는 단순히 지역별 경제특성을 감안한 차원에서 시장 세분화 전략이 요청됐으나 앞으로는 지역별 상품 수급동향까지 파악한 시장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시장은 ‘통일된 단일시장’이 아니라 ‘분할된 시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시장간의 단절이 심하고, 각 지방의 보호주의에 의한 지역별 진입장벽이 높아 획일적인 접근방식으로는 시장공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국 각 지역의 시장특성, 경쟁환경, 유통환경, 원자재 조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출하고자 하는 제품에 가장 적합한 시장을 선정하고, 동 지역에서의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타 지역으로 영업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중국내 마케팅 전략
첫째, 중국의 복잡한 유통구조와 사회주의적인 폐쇄성으로 인해 우리 중소기업이 중국 유통망을 이용하는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의 하나가 가장 효율적인 유통 및 마케팅 채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서 중국내 외국계 유통업체를 활용할 만하다. 지역적으로 광범위 한 중국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따라서 중국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는 한국계를 포함한 다국적 소매업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내에는 월마트, 까르푸, 메트로 등과 같은 세계 유수의 다국적 소매기업이라면 거의 모두가 중국에서 대형 할인점을 경영하고 있다. 한국의 유통업체인 E-마트는 현재 상해에 1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나, 상해에 2, 3호 매장을 개설하고 2010년까지 중국 전역에 40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중소 제조업체가 이러한 유통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과의 동반진출을 고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넘어야할 수많은 난관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대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통해 진출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대기업의 현지 마케팅 기법과 경험을 학습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브랜드와 중소기업의 제품 생산력을 결합하는 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국시장은 브랜드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의 질은 뛰어나지만 브랜드 가치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공공 브랜드를 개발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중소의류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으로서 중국인들 사이에 비교적 알려져 있는 ‘동대문’이나 ‘두타’와 같은 공동브랜드를 통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취급하는 상품의 시장발전단계에 맞는 판촉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내에서 판촉수단으로서는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 이외에도 각종 전시회나 세미나, 인터넷, 인간관계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광고매체를 통한 광고는 그 비용면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국내 도매상 및 대리점 등과의 인간관계를 통한 판촉을 확대함으로써 구전효과(口傳效果)를 누리거나, 지역사회에 대한 공익활동 등의 공공관계를 이용한 판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전문 매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 내에서 중소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상품 전시회’나 ‘한국상품 전문매장’을 중국 요처에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일과성의 행사로 현지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공동 운영하는 상설전시·판매관을 조성하는 것은 새로운 중국시장 공략에 효율적인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최근 네트워크의 빠른 성장세로 인해 중국 네티즌수가 1997년 67만명에서 현재 4,587만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네티즌은 ‘비즈니스’형으로부터 ‘가정용’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인터넷이 중국 소비자에게로 다가가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국내 모기업의 경우 중문판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상품을 소개하고, 상하이에 팬시점을 개설하여 물건을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류를 판촉수단으로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류’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인터넷 게임’이다. 이는 한국정부가 중요시하는 청소년문화 침투전략 중의 하나이다. 중국의 온라인 게임시장이 연평균 10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시장의 90%를 한국제품이 차지, 온라인망에서의 ‘한류(韓流)’ 바람이 드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동안 중국의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약 90%에 이르는 시장을 한국산 제품이 점유하는 등 게임은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수십만명의 ‘합한족(哈韓族)’을 양산하고 있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강화 필요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수익률을 저하시키는 경제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공급과잉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로 인한 가격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다.
그 결과 수년 째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국면은 호경기에서 불경기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발생하는 일반적 의미의 순환 디플레이션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에서는 향후 경기부진을 우려해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으나 중국은 단순히 경기부진을 우려하기보다는 장래의 예상 자금수요에 대비해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WTO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향후 약 5년간의 체제 전환기를 지나 새로운 소비습관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현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디플레이션 국면이 장기간 진행시,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시장확대 기대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요 측면의 물가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디플레이션 탈출시기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약 5년간 심리적 불안요인이 지속돼 유효수요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을 경우 소비부진, 물가하락, 기업수익 감소, 실업증가 경기침체의 악순환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국면의 상품 체화기(滯貨期)에 가장 효과적인 시장진출 전략은 산업별 특화전략을 마련, 월등히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나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특정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이라면 물가하락 구조에 대비해야 한다. 이윤폭을 줄이고 발빠르게 변신하는 박리(Small Profits and Quick Returns)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가격 하락세가 특히 심한 가전제품은 중국내 제조상들이 상품가격 인하분을 원부자재 공급상에게 전가하는 사례도 있어 부품 공급상의 경우 거래선 확대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중국 투자기업의 경우, 단기간내 내수판매 비중을 급속히 확대하기보다는 시장상황에 따라 수출과 내수의 비율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포트폴리오 전략도 요청된다.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이 세계 유수 다국적기업의 생산기지를 넘어서 글로벌 소싱기지 및 R&D기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기업이 중국을 보는 시각의 전환이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국내시장은 물론 미국, 일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겨운 일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중국진출은 중국의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소비계층, 다양한 지역시장 등 중국시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충분히 활용하여 새로운 중국시장 진입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출처기관 : 중소기업웹진-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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