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사업/바이오 디젤 사업

`바이오 연료` 왜 각광받을까

박영복(지호) 2007. 11. 6. 12:08

`바이오 연료` 왜 각광받을까

 

 

옥수수·콩으로 만들어 지구 환경 오염 줄여요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은 최근 바이오 에탄올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석유 소비를 줄이고 바이오 에탄올을 대체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바이오 연료의 개념과 개발 현황, 대체 에너지 등에 대해 공부한다.

 

◆바이오 연료 어떻게 만드나

식물이나 미생물 등 유기물을 이용해 차량 에너지를 만든 것이 바이오 연료다. 바이오 연료는 매장량이 한정된 석유와 달리 고갈 위험이 거의 없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석탄이나 석유보다 적어 친환경적이다. 바이오 연료의 종류는 휘발유 대체품인 바이오 에탄올과 경유 대신 사용하는 바이오 디젤이 있다.

바이오 에탄올의 제조 과정은 술을 빚는 과정과 같다. 쌀이나 옥수수.밀.감자 등 전분(녹말)을 함유한 식물에 효소를 섞어 포도당을 만든 뒤 이를 발효시켜 만든다. 사탕수수의 경우 과당이 들어 있어 직접 발효도 가능하다.

바이오 디젤은 콩이나 유채 등에서 뽑아낸 식물성 지방을 활용해 만든다. 지방과 알코올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바이오 디젤이 된다. 이때 에탄올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메탄올을 주로 사용한다. 바이오 연료는 경유나 휘발유에 대개 5~10% 정도를 혼합해 사용한다.

옥수수나 콩 등으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 연료가 최근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환경운동연합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바이오 연료 이용 확대를 촉구하며 차량에 바이오 디젤을 넣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바이오 연료 왜 각광받나=과학자들은 고갈 위험이 없고 환경 오염이 적은 대체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적인 성과물이 수소와 전기를 각각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경우 전용 엔진이 필요하고 연료를 공급하는 충전소도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보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에 비해 바이오 연료는 휘발유나 경유 등과 혼합해 사용할 경우 기존의 차량과 주유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그동안 제조원가가 높아 사용량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 제조 단가가 낮아지고 국제 유가가 치솟는 바람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바이오 연료가 각광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환경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용량이 늘어난 큰 이유다.

◆국내외 개발 현황=바이오 연료 사용 확산을 주도하는 나라는 잉여 농산물이 많은 미국과 브라질이다.

올해 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17년까지 휘발유 소비를 20% 줄이는 대신 바이오 에탄올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브라질도 현재 11개의 전용 생산 시설을 연말까지 24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과 브라질 주도로 최근 에탄올의 대량 생산과 자원화를 위한 '국제 바이오 에너지 포럼'도 창설됐다.

유럽연합(EU)과 아시아의 추격도 거세다. EU는 2010년까지 수송 분야 연료 5.75%를 바이오 디젤로 대체할 예정이다. EU 회원국 가운데 선두 주자인 독일은 지난해 연간 200만t의 바이오 디젤 생산 능력을 갖췄다. 중국은 2005년 92만t이던 바이오 에탄올 생산 능력을 2010년까지 3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수도권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 디젤을 20% 혼합한 경유 연료(BD20)를 디젤 차량에 보급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바이오 디젤 판매가 허용됐다. 일반 차량은 BD5(바이오 디젤 5% 이하 혼합 경유), 수송업체 대형 트럭 등은 BD20(바이오 디젤 20% 이하 혼합 경유)을 각각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또 2011년까지 연간 55만t(국내 경유 소비량의 2.4%)의 바이오 디젤을 생산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 연료 장려 정책으로 바이오 디젤에 대한 특별소비세도 면제해 주고 있다.

◆바이오 연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바이오 연료는 단기적으로는 친환경적이지만 멀리 보면 환경 오염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에탄올의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은 농지 확보를 위해 아마존 삼림을 개발해 사막화 현상과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곡물 소비 증가로 식량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멕시코의 경우 지난달 옥수수빵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옥수수 가격은 3월 초 1부셸(약 27㎏)에 4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나 올랐고, 최근 10년 동안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값 역시 10년 만에 가장 높고, 재고량이 2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세계 모든 차량(8억 대)의 바이오 연료를 충당하려면 20억 명 분의 옥수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 연료 사용에 대한 경험이 적은 문제점도 있다. 게다가 잉여 곡물도 거의 없어 국내 바이오 연료 업체 일부는 동남아시아 등에서 플랜테이션(외국에서 자본과 기술을 대고 원주민 등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단일 경작을 하는 기업적인 농업 경영) 사업을 시작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나무나 볏짚.옥수수대 등 농임산 부산물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산림을 개발하거나 식량이 부족해지는 일을 막을 수 있어 바이오 연료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석 (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 에너지 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