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의 인구를 가지고있는 중국에서의 노동인구는 무려 9억이나 된다. 이런 엄청난 노동인구들이 개혁개방 후 30년 동안의 도시화와 공업화로 최근 방대한 농촌 잉여노동력이 도시로 무작정 흘러 들어오고 있다.
이는 마치 7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도시화로인한 농촌의 동공현상을 보는 듯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시의 기업들, 특히 국유기업들이 구조개혁을 시작하면서 수많은 실업자를 낳고 있다.
지금 중국의 국유기업들이 돈이 되는 사업은 계속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과감히 없애던가 아니면 직원 수를 과감히 줄여서 이익을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철 밥그릇이다 하여 한번 직장을 들어가면 회사가 망하든지 말든지 관계없이 월급을 주고 각종 복지혜택을 주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이 점점 없어짐에 따라 그들에게도 위기감이 닥쳐온 것이다.
이렇듯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공전의 실업사태가 주는 압력이 현재는 물론 미래에까지 먹구름을 드리우게 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세계의 경제가 다 침체 되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이 중국이 과연 언제까지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정확한 답을 회피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발전 속도가 완만해져 가고있는 인구대국이다. 종전과 같은 일년에 두 자리 숫자의 경제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인구의 연령별 분포를 보아도 그 정도가 심각한 것을 알 수가 있다. 중국의 제5차 인구센서스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가 약8천8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9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7% 이상이면 국제적으로는 통상 노령화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볼 때 중국도 멀지않아 노령사회문제가 대두 될 것이 로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가족계획 정책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 대대적인 산아제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향후 30년 동안 노령화와 그에 따른 노인 부양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한 자녀 갖기로 인한 피해가 다가옴을 알 수가 있다.(본 칼럼 제44편 참조)
그리고 이런 한가정 한 자녀 갖기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당 중앙에서도 밝힌바 있다. 이렇듯 인구 고령화의 문제가 심해짐에 따라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젊은이들의 취업문제이다.
그것도 일반 노동자가 아니라 소위 고등교육을 받은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도시에서는 아이들의 학구열이 대단하여서 이제는 고학력 출신들이 많아졌고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일반 3D산업은 농촌인구로 메꾸고 있으니 고학력의 실업자가 장난이 아니다.
중국정부에서도 '전국재취업관련회의'를 개최해 신규취업과 국유기업들의 감원으로 인한 퇴직자들을 위한 재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체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구호이고 실제로는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취업의 문턱을 낮추어 노동력이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제시하는 해결책으로는 정규교육과 재교육 강화를 비롯한 호구제도의 제한을 완화하고 각 지역을 포괄하는 통일되고도 기본적인 사회보장체계를 마련하며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 중개기구를 만드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청년들의 '취업관'이다. 도시의 젊은이들은 아직도 평범한 회사에 근무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국가기관 또는 대형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해야 취업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고가 그들의 머리에 깊이 박혀있다.
그들은 국영기업이나 적어도 외국기업에 종사하여야만 그들 사회에서 나름대로 목에 힘을 주고 다닌다. 일반 기업이나 3D업체의 일들은 지방사람들에게 맡기고 그들은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아직도 좋은 직장을 찾으려고 이 회사 저 회사를 찾아 헤매고 다닌다.
그래서 정부당국은 고학력 청년실업자 때문에 골치를 썩고있다. 또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중국 샐러리맨들의 연봉이 전년도에 비하여 늘지는 않고 오히려 4.4% 감소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점점 고학력자의 임금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북경에서 대학을 나오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남들이 1천 위안일 때 그들은 1만 위안씩을 받는 등 그 기세가 높았다. 물론 지금도 그런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고학력자가 늘어남에 따라 그 속도가 완만해지고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자들의 수입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각 기관과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의 평균 연 간 평균 수입은 3만8천 위안(약 570만원)으로 2000년 하반기 때 보다 4.4% 감소하였다.
농촌에서 몰려드는 구직자들 때문에 도시에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밥벌이를 하고 살던 도시의 일반 청년들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따라서 고학력자들의 취직이 괜찮은 편이라서 대학을 졸업하지만 이제는 너도나도 대학을 졸업을 하기 때문에 이도 쉽지 않고 또 종전에 받던 연봉이 점점 줄어드니 이 또한 젊은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현재의 급여수준에 불만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체적으로 중국의 급여수준을 보면 외국 단독출자기업과 외국주재원사무소에 근무하는 자의 연간수입은 5만3천 위안으로 가장 많은 편이다. 이러기 때문에 그들은 대기업이나 외국인 기업에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쏟고있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93년도에 북경에 근무할 때 다른 중국인들의 연봉이 1만 위안 정도였으나 우리회사의 여직원이 3만 위안이 넘었으니 그 수준을 알만하다. 도시별로는 선전(深 )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순으로 개방도시가 많고 개발도시가 그 다음을 따르고있다.
외국과 합자한 기업에 근무하는 중국인의 연간수입은 4만5천 위안이며 공무원은 작년에 대대적인 승급이 있은 후 2만5 천 위안으로 올라갔다. 특히 외국어 능력이 연간수입에 큰 영향을 미쳐 높은 수준의 외국어능력을 갖고 있는 취업자의 연봉은 5만 위안이 넘었으며 보통정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의 연봉은 3 만 위안 정도였다.
직종별로는 전기통신업이 평균 5만3천 위안으로 지난해보다4천 위안 정도가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았고 의료설비분야 근무자가 4만7천 위안으로 다음을 차지하고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컴퓨터 분야의 급여가 점점 떨어지고 반면 전자기술분야의 급여가 올라가고 있는데 특히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분야는 인기도 떨어지고 연봉도 무려 16%나 줄었다.
이 때문에 중국 월급자들의 급여에 대한 만족 도는 `대체로 불만'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서고 그 중에서도 국영기업에서 근무하는 자의 27.3%는 매우 불만임을 표시하여 중국인들이 대기업 또는 외국인기업에 들어가려는 이유를 알만하다.
중국에서의 대학졸업생의 취업난은 대도시에서 더 심각하다. 베이징만 하더라도 2003년 7월 베이징시내 각 대학에서 졸업할 학생은 11만2,000명(베이징 출신 6만4,000명, 지방 출신은 4만8,000명)에 달한다.
이들 졸업예정자들은 본과생(학사학위) 6만3,000명, 연구생(석사학위) 2만3,000명, 직업학교졸업생 1만4,000명, 전문대생(3년제) 1만2,000명이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작년에 졸업한 학생 중 미 취업자 1만6,000명까지 더하면 2003년 구직시장에 쏟아져 나올 대학생들은 무려 12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년 베이징 시에서의 취업대란은 불 보듯 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에게 “현재 구인수요는 중국기업에 집중돼 있는 데 반해, 대학졸업생들의 구직 선호 경향은 외자기업과 정부기관 등에 집중돼 있어서 가급적 서둘러 취업할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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