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들이 대출에 고삐를 죈다고 밝히면서, 증시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연하다. 중국 증시의 낙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앞으로 25%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중국 증시가 짧은 시간 안에 급등한 만큼 최근 급락은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中 증시, 지난달 22% 급락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증시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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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급락 여파로 23개 선진국 증시로 구성된 MSCI 세계 지수는 0.8% 떨어졌고, 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1.5%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22% 떨어지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89개 기준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은행들이 자산 거품을 경계하며 대출에 고삐를 죈 가운데, 중국 정부가 철강 및 시멘트 산업에 대한 설비 과잉에 대해 경고하면서 낙폭이 가속화됐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저점으로부터 올해 103% 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랠리는 중단됐다.
◇ 추가 하락 `경고`
전문가들은 일제히 중국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앤디 시에 전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추가적으로 25%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증시는 엄청난 거품 영역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07년 4월에 중국 증시가 급락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PNC웰스매니지먼트의 윌리엄 스톤 운용역은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는 부정적"이라며 "중국이 모든 것의 성장 동력이라는 낙관론이 너무 과도했고, 이는 기대가 턱없이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션인왕궈증권의 쳰치민 애널리스트는 "아직 전환점을 예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내림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전문가들이 수일 내에 중국 증시가 25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조정에 불과 하다` 지적도
중국 증시가 단기적인 급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이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매튜스 인터내셔널의 리처드 가오 운용역은 "중국 본토 증시는 거품 붕괴라기보다 조정에 따른 하락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거래는 매우 변동적이지만 중국의 경기 회복세는 시작됐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도 크다"고 말했다.
바톤 빅스 헤지펀드 트랙시스 파트너스 대표는 "이달 중국 증시의 하락은 활황장의 종료라기보다 건강한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증시 투자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증시 급락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질책하고 있다.
`가오`라고 이름을 밝힌 한 투자자는 "정책 대응이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정부는 (앞으로)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