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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中), 19세 판첸 라마 띄워 달라이 라마 죽이기?

박영복(지호) 2009. 3. 30. 06:47

중(中), 19세 판첸 라마 띄워 달라이 라마 죽이기?
홍콩=이항수 특파원 hangs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판첸 라마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일방적으로 제정한 '티베트 농노 해방기념일'인 28일 오전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의 브라마궁(梵宮)에서 열린 제2회 세계 불교포럼 개막식장. 티베트 불교계 서열 2위인 제11대 판첸(Panchen) 라마가 연설을 시작하자 세계 48개국에서 온 1700여명의 고승(高僧)과 불교학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19세인 판첸 라마가 갑자기 나타나 티베트어가 아닌 영어로 친(親)중국적인 연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6분간의 영어 연설 도중 "my country, China(나의 조국 중국)"란 단어를 수차례 반복하며, "오늘 행사 자체가 요즈음 중국이 사회적인 조화와 안정, 종교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음을 입증하고, 중국이 세계 평화를 옹호하고 촉진하는 나라라는 사실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판첸 라마의 멋진 영어 연설이 각국의 고승들과 불교계 지도자들에게 즐거운 충격을 주었다"고 칭찬했다.

28일 행사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티베트와 관련된 대내외 선전전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티베트(西藏)자치구의 수도 라싸(拉薩)의 한복판에 있는 티베트의 상징인 포탈라궁(布達拉宮) 앞에서 처음으로 1만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티베트 농노 해방일 기념식'을 열고 이를 전국에 생중계했다.

판첸 라마는 지난 23일자 인민일보(人民日報)에도 기고해 "공산당의 위대한 지도력 아래에서 오늘날 티베트의 번영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고, 그 지도력 아래에서만 더 좋은 미래가 있다"고 중국 공산당을 찬양했다. 1995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14세는 티베트 불교의 겔룩파를 대표하는 11대 판첸 라마로 치에키 니마를 지명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치에키 니마의 이후 행방은 묘연하다. 그 대신 중국 정부는 1990년 2월에 태어난 기알첸 노르부를 11대 판첸 라마로 일방적으로 임명했고, 올 들어 그의 입에서 찬양을 듣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회보(文匯報) 등 홍콩 언론들은 "중국 정부의 '판첸 라마 띄우기'를 통한 달라이 라마(73) 죽이기와 티베트 분열 의도가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