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휴식/임시보관함

마음이 따라가서 한 것뿐이로다

박영복(지호) 2009. 2. 28. 06:05

 

    
    
    마음이 따라가서 한 것뿐이로다
    率巨 崔明雲
    깨진 독에다 물을 길어다 나른들 
    독을 채울 수는 없지만
    깨진 독을 물속에 집어넣으면
    물이 가득 차고 맙니다
    마음이 따라가지 않는 일은 정성이 부족하여
    겉만 반지름하고
    혼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은 
    늙어 가는 자신을 거울 앞에 본 쓸쓸함 일 겁니다
    진주조개 체내에 모래알이 들어가 
    고통을 감수하다가 
    먼 훗날
    우아하고 아름다운 빛깔의 진주가 탄생한다면 
    그래도 삶을 잘 살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듯 
    감정이 섞이지 않는 마음 
    그냥 하늘에서 
    오묘하게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마음을 실려 보낼 수 있는 것이라야겠습니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나 잡초처럼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이
    누구에게 바라지 않는 자신의 만족
    마음이 따라가서 한 것뿐이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시와 사랑 도깨비 같은 놈 e조인스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