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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Carbohydrate)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탄수화물이란 무엇일까? 사전상의 의미로는‘탄소와 물 분자로 이루어진 유기 화합물. 삼대 영양소 가운데 하나로, 녹색 식물의 광합성으로 생긴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당뇨인들에게 친숙한 혈당이란 단어 자체가 바로 혈액 속에 있는 당(탄수화물)을 의미한다.
탄수화물의 최소단위는 여러 가지이나, 주로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등의‘단당류’가 있다. 과당이나 갈락토오스는 흡수된 후에 우리 몸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활용되고 포도당은 흡수되자마자 바로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단당류가 단독으로 존재하기도 하나, 대부분 두 개 이상에서 수십만 개의 단당류가 다양한 형태의 사슬로 엮여 있다.
이들 중 단당류와 두 개의 단당류가 엮여 있는 이당류(설탕, 엿당, 유당)를 가리켜 단순당이라고 하고, 수백 개에서 수십만 개의 단당류가 엮여 있는 탄수화물, 즉 전분이나 식이섬유 등을 복합당이라고 한다.
모든 음식에는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단, 그 양이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밥이나 빵, 고구마 등의 곡류군이나 사과, 배 등의 과일군이 탄수화물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식품들이다.
그럼 보통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은 언제부터 상승하기 시작해서 최고치에 도달할까? 대체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했을 경우, 섭취 후 15~20분부터 상승하기 시작, 대부분 30분~1시간에 큰 폭으로 오르고, 1시간~1시간 30분경에 최고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저혈당이 올 때 사탕 등을 섭취하면 15분 정도후에 회복되는 것도 이런 혈당 변화 패턴 때문이다.
그러나 탄수화물 종류가 여러 가지인 만큼 섭취 후 혈당변화 경향도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탄수화물 사슬의 길이가 짧을수록 더 빨리 단당류로 잘리고, 그만큼 더빨리 혈당을 상승시킨다. 단순당이 복합당에 비해 혈당을 더 급격하게 올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같은 복합당이더라도 많이 익힌 음식이 날 음식이나 덜 익힌 음식보다 소화, 흡수도 빠르고, 혈당도 그만큼 빨리 올리게 된다.
밥보다 죽이 혈당을 더 급상승하게 만들고, 고구마와 밤 같은 음식도 익히면 익히지 않은 것에 비
해 혈당이 더 빨리 오르게 된다.
또한 가루를 낸 음식은(예, 미숫가루) 그렇지 않은 음식에 비해 혈당이 빨리 오르고 많이 정제된 음식이 혈당을 빨리 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백미로 지은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는 것이 좋다. 단, 덜 정제된 음식을 먹는다고 많이 정제된 음식보다 많이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하기 바란다.
예를 들자면 떡의 경우는 가루를 내서 압축된 음식이므로 부피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며 그렇기 때문에 평소 밥 한 공기가 적량인 사람들도 같은 열량만큼의 떡을 먹을 때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고, 소량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높게 나온다.
한편으로 당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필자는 탄수화물에 대한 몇 가지 잘못된 생각을 많이 접하게 된다.
첫째, ‘단 음식을 좋아하니 당뇨에 걸렸다.’라는 생각이다. 상당수의 당뇨인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많은 당뇨인들이 단 음식 보다는 밥이나 국수 종류 같은 복합당 형태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즐겨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둘째,‘ 밥이나 빵, 감자 같은 음식은 달지도 않은데 왜 혈당이 오르는지 모르겠다.’이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은 사슬이 짧을수록 단맛이 나는 단순당류가 있고 사슬이 길수록 단맛이 나지 않는 두 경우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예로 밥을 오래 씹다 보면 단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침속‘아밀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서 전분이 분해되기 시작하는 과정에 단순당이 생성되기 때문에 혈당을 상승시키게 된다.
셋째, ‘탄수화물 함유가 적은 음식을 골라 먹으면 혈당관리가 잘 될 것이다’이다.
탄수화물도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무작정 먹지 않거나 그 양을 줄여서는 안 된다. 우리 몸에서 제일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사용하며 포도당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뇌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된다.
그러고 보니 식품교환표다, 교환단위수다 따져가며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힘든데 GI지수에 GL지수까지, 정말 쉬운 일이 없다.
같은 식품에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혈당수치를 보여 주지 않는가? 그래서 이들 도표는 참고하는 정도로 눈여겨 봐두면 좋을 것이다.
제일 정확한 방법은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을 측정해보고 자신의 혈당 경향을 파악해서 음식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것이다.
당뇨인이라고해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없다. 다만 조심해야 할 음식이 있을 뿐이다. 공부와 경험을 통해 본인의 혈당에 맞는 적당한 양의, 적당한 음식을 찾아 섭취하면 된다. 그‘적당’이란 수준을 알기위해 자신의 몸과 병에 대해서 끝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것, 이런 점 때문에 당뇨관리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알돈자기자
혈당지수 (Glycemic Index) 포도당 50g에 해당하는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혈당을 올려주는 속도를 포도당(포도당의 속도를 100으로 계산)에 비교한 값이다. 음식 내의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얼마나 빨리 혈당으로 변화되는지를 나타내는 상대 수치다 |
혈당부하(Glycemic Load) 혈당부하란 혈당지수에 평소 해당 식품을 얼마나 많이 먹느냐를 반영한 값이다. 혈당지수(68이면 0.68로 환산)에 해당 식품을 1회에 얼마나 먹는지 그 양(g)을 곱해 산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