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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이 흩뿌린 절경 '하롱베이'

박영복(지호) 2006. 9. 9. 17:19


옛날 옛적, 베트남 송코이 강에 거대한 용이 살았다.

어느 날, 용은 베트남인들이 침략자에게 쫓기는 것을 보았다.

용은 하늘에서 내려와 외적을 덮쳤다.

용의 꼬리 때문에 산이 두 동강 났다.

용이 휩쓸고 간 자리는 움푹 패였다.

용은 바다까지 침략자를 쫓아가 수장시켰다.

덕분에 바닷물이 넘쳐 육지 쪽으로 흘러 들어왔다.

골짜기에 물이 차 산은 섬이 되었다.

베트남 ‘하롱베이’ 즉, 하룡(下龍)에 관한 전설은 이렇다.

또 다른 전설 속에서 어머니와 아들 용이 침략자를 막기 위해 바다에 진주를 던졌는데, 이 진주가 섬이 됐다고도 한다.

베트남의 국가대표급 관광지 ‘하롱베이’. 3000여개의 섬이 바다 위에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이곳은 석회암 지대로 1000여년간의 풍화작용을 겪은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꼬끼리섬ㆍ거북섬ㆍ두꺼비섬ㆍ들소섬 등 동물 이름을 딴 섬들의 이름이 모양새를 짐작케 하거니와 조각품 같은 섬들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사람 머리 모양의 ‘휴먼헤드(human head)섬’, 풍랑을 만난 보트 같은 ‘세일(sail)섬’, 향로 모양의 ‘인센스(Insense)섬’ 등이 유명하다.

생김새도 탑처럼 삐죽 솟은 것, 아치 모양으로 휘어진 것, 테이블처럼 넙적한 것 등 각양각색이다.

섬에는 동굴도 많아 몇 세기 동안 해적들의 은거지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대부분 무인도인 까닭에 희귀종 원숭이나 멸종위기의 물새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숨겨진 산호초 등 하롱베이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카약 같은 작은 보트를 타고 직접 미로 속을 꼬불꼬불 저어가는 것이 좋다.

섬이 많아 파도가 일지 않는 바다는 거의 호수 같다.

동양인 대부분은 관광선 유람을 하지만 서양인 중엔 직접 카약을 하는 사람도 많다.

최근엔 연간 관광객 100만명을 넘으면서 주변환경도 꽤 오염됐다.

어획고도 줄어 주민들의 시름도 깊다고 한다.

하롱베이를 찾는 관광객은 베트남의 또 다른 관광지 ‘하노이’를 찾게 마련이다.

수도 하노이에는 호안끼엠 호수, 호치민 묘ㆍ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식민지 시대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의 프랑스인 거주지역 등도 돌아볼 만하다.

900년 역사의 문학사원(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과 1920년대 지은 소피텔메트로 호텔 등이 있다.

15세기부터 형성됐다는 재래시장은 쌀의 거리, 비단의 거리, 주전자의 거리 등 파는 물건에 따라 이름이 정해져 있는 것이 흥미롭다.

하노이에 가면 송코이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커리로 조리한 ‘짜카’를 맛봐야 한다.

이 생선튀김을 파는 식당으로는 ‘짜카라봉’이 제일 유명하다고 한다.

윤승아 기자(ah@heraldm.com) 하롱베이의 유명한 깟바 섬에 최근 리조트가 생겼다.

하롱베이를 하루만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 섭섭했던 여행객들은 리조트의 워터파크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면서 제트스키ㆍ스노클링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깟바 섬은 절반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곳. 아직 그리 많이 개발되지는 않아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맹그로브 숲, 맑은 호수, 종유굴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트레킹 코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낚시 포인트도 많아 세계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베트남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인천~하노이 간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4시간30분. 최근엔 하나투어에서 하롱베이를 구경하고 깟바 섬에서 하루 묵은 뒤 하노이까지 돌아보는 상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