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는 ‘푸른 숲’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릴 정도로 숲이 울창한 곳이다. 특히 스가루, 시모키타 두 반도의 노송나무숲은 일본 3대 미림(美林) 중 하나로 꼽힌다. 여름은 짧고 서늘하지만, 겨울은 길고 흰 눈이 아주 매혹적인 곳으로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일본의 옛 풍광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아오모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온천인데, 자연과 조화된 정통 일본식 온천들이 아직도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인에게 온천이란 무엇일까? 일본인은 온천을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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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은 일종의 ‘탕치(온천을 통해 몸을 치료하는)’ 기능을 하지만 요즘에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일본인에게 온천은 이미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삶의 한 부분이다. 온천욕을 좋아하는 보통 일본 사람들은 집에서든, 밖에서든 하루에 한 번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 쌓인 피로를 푼다. 온천에서 흔히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아라우’와 ‘나가스’이다. ‘아라우’는 씻는다는 뜻이고, ‘나가스’는 흘려 보내다, 씻어 보내다라는 뜻이 있다. 목욕은 단순히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고, 온천은 몸과 마음의 더러움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에서도 온천과 목욕의 의미가 많이 사라져버렸다. 온천이 흐르는 주변에는 항상 많은 생물들이 번식했는데, 온천에서 아라우(씻는 행동)를 하고 나서는 생물들이 모습을 감췄다는 일화가 있다.
아오모리 온천들은 개발의 미학이 아닌 좀 더 본질적이고, 전통적인 온천의 모습을 지키려고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노천탕에서 몸과 마음에 쌓인 더러움들을 흘려보내고, 한 박자 천천히 쉬어 가보는 것은 어떨까? 아오모리 온천에선 ‘유유자적’의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깊은 산중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일본 전통 료칸에서의 하룻밤, 몸과 마음이 녹아내리는 노천탕의 따뜻한 유혹.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편안한 아오모리 온천 체험기.
아오모리 온천에 도착하면 체크인을 하고, 온천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받은 다음 방을 배정받는다. 이때 유카타와 몸을 닦는 큰 수건, 작은 수건을 받아 방으로 간다.
방에 들어가서 옷을 모두 벗은 후 유카타로 갈아입고, 수건을 챙긴 다음 노천 온천으로 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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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노천 온천은 혼탕인 경우가 많지만, 여탕을 따로 운영하는 곳도 있고, 남자와 여자가 들어가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는 경우도 있다. 혼탕에서는 위생상 알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민망하다면 몸에 수건을 두르고 들어가도 된다. 탈의실에서는 사물함 대신 바구니에 개인 소지품과 유카타를 보관해야 한다. 중요한 물품들은 반드시 방에 두고 올 것. 대부분 혼탕에서 여자를 보기란 쉽지 않다.
노천 온천을 즐긴 후에는 방에서 뜨거운 일본 차 한 잔을 마시거나, 아름다운 여관 주변을 산책해보는 것도 좋다. 저녁이 되면 드디어 식사 시간. 화식이라고 부르는 일본식 전통 료칸 요리는 혀끝으로 맛을 느끼기 전에 먼저 눈으로 현혹된다. 대부분 온천 주변에서 나는 산채와 민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깔끔한 정식으로 일본 음식 특유의 담백함이 배어 있다. 요리에 대해 요리사가 직접 설명을 해주는 곳도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노천탕에 한번 들어가보자. 아오모리 온천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해변의 노천탕에서 바닷속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볼 수 있고, 숲 속 깊은 골짜기에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고개만 내밀고 온몸을 담그는 1인용 가마솥 온천은 중국 무협영화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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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잠들기 전에 한 번 더 온천을 한다. 노천 온천을 즐겼다면, 료칸 안에 있는 실내 욕탕에도 한번 들어가 보자. 실내 욕탕은 대부분 ‘히바’라고 불리는 아오모리의 노송나무로 만들었다. 오래된 소나무 향이 배어 있는 나무 욕조에 들어가면 저절로 눈이 감긴다. 수도꼭지 대신 흐르는 온천물을 나무통에 받아놓는데, 그 물을 떠서 몸을 씻는다.
온천을 하고 방에 들어와 보니 어느새 두툼한 이불이 곱게 깔려 있다. 옛날 옛적 사랑방에 묵을 손님을 위해 어머니들이 정성스럽게 깔아놓은 것처럼 보기 좋게 펼쳐진 이불. 적막한 산중의 밤은 길기도 한데,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나서 이불 속에 쏙 들어가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들 것만 같다.
대부분 일본 료칸에서는 1박을 하면, 아침과 저녁을 모두 준비해준다.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아침 일찍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서 개운하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저녁처럼 푸짐하지는 않지만, 아침 식사 또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다른 색깔, 다른 향기를 지녔지만 대단한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지켜온 그들만의 특별한 온천 이야기.
푸른 숲이라는 뜻을 가진 아오모리현에서도 한참 더 산중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아오니 온천은 1929년 온천을 발견한 가인(歌人) 니와요우가쿠가 문을 열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램프의 등불만으로 빛을 밝히는 아오니 온천은 일본 사람들에게도 복잡한 도심을 떠나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위로 된 노천탕과 히바라고 불리는 아오모리의 노송 나무로 만들어진 남녀 온천 등 각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네 종류의 온천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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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81-0172-54-8588 / www.yo.rim.or.jp/~aoni/- 부대시설 노천 온천 | 혼탕. 여성 전용 시간이 있어 안심하고 쾌적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실내 온천 | 우치부로 온천 : 남, 여탕. 본관 안에 있는 소규모의 온천. 켄노쿠 온천 : 남, 여탕. 오와니 계곡 옆에 가장 최근에 지은 온천으로 볕이 들어 상쾌한 온 천이다. 족욕탕 | 켄노쿠 온천 앞에 있는 휴게용 족욕탕 - 입장료 : 5백 엔 - 숙박료 : 4~9월 9천7백50엔, 10~3월 1만6백50엔(1일 2식, 1인 기준) | |
해변에 위치한 노천 온천에 앉아 바닷속으로 오렌지빛 석양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 1971년에 개장한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은 해안선을 끼고 있는 노천 온천으로 노천탕 바로 앞에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200미터의 수심에서 끌어올리는 온천수는 떫은맛이 나는 식염천으로 철분 성분이 많아 황토색을 띠는데, 신경통, 요통, 류머티슴, 피부병, 창통 등에 효능이 있다. 이 온천에 들어가면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고 해 예로부터 후로후시(不老不死) 온천이라 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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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81-0173-74-3500 / www.furofushi.com- 부대시설 노천 온천 : 혼탕, 여탕 실내 온천 : 대형 욕탕, 신관은 맑은 물, 구관은 노천탕과 같은 황토색 물이다. - 입장료 : 어른 6백 엔, 어린이 3백 엔 (실내 온천과 노천 온천 다 들어갈 수 있다. 신관의 실내온천은 오후 2시까지만 영업. 타월, 유 카타 포함) - 숙박료 : 1만6백50엔~1만6천9백50엔, 성수기 1만2천7백50엔~1만9천50엔(1일 2식, 1인 기준) - 마사지 : 40분에 4천엔 | |
1962년에 개발된 누루카와 산장은 특징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한가한 산중의 계곡 흐르는 소리가 좋아서 부부나 가족들이 많이 찾아온다. 원래는 국유지였지만 어느 의사가 어머님을 치료하기 위해 땅을 사서 온천 호텔로 개발했다. 원천에서 퍼 올리는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 위장병이나 변비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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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81-0172-55-2314 - 부대시설 노천 온천 : 계곡가에 자리 잡고 있는 운치 있는 혼탕. 수건을 두르고 들어가면 수질이 안 좋아진다는 것이 주인의 이야기. 알몸으로 들어가야 한다. 실내 온천 : 남, 여탕. 아오모리 노송나무로 만든 소규모 온천. 창밖의 푸른 숲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 입장료 : 어른 5백엔, 어린이 2백50엔 - 숙박료 : 1만6백50엔~1만3천8백엔(1일 2식, 1인 기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