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한잔 몸으로 두잔 실론티

요즘 차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실론티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실론티에대해 알아보자 ▶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차잎을 걸려주는 스트레이너 등 도구가 필요하다. 차(茶)의 나라인 스리랑카의 고원지대에 있는 누와라 엘리아. '빛의 도시'란 의미와 걸맞게 누와라 엘리아로 향하는 길은 작열하는 태양의 환영을 통과의례로 거쳐야 한다. 구릉지대를 굽이굽이 가르는 경사길을 덜커덩거리며 힘겹게 차가 달린다. 가벼운 멀미 증상을 느낄쯤 눈 앞에 온통 초록 차밭과 푸른 하늘이 숨이 막힐 듯 펼쳐진다. 황금빛 실론티의 본 고장인 누와라 엘리아에 들어선 것이다. 산허리를 감고 있던 구름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더니 갑자기 안개가 끼었다 걷혔다를 반복한다. 고통스럽던 태양의 환영식이 끝난 모양이다. 마침내 하얀 안개비가 내린다. 차창을 열자 상큼한 공기가 차안으로 빨려들어온다. 타는 듯한 햇살과 청정 바람 속에서 돋아나는 어린 차 싹들. 얼굴 여기저기를 피어싱한 여인네들이 재빠른 손 놀림으로 잎을 따 이마에 매단 망을 채워간다. 이렇게 딴 차 잎이 덖음.발효.건조 과정을 거쳐 실론티로 만들어진다. 실론티는 강한 향에 개운한 맛과 감칠 맛이 있다. 항암효과.스트레스 해소.강심작용에다 각종 성인병 예방 효능이 뛰어나다. 대뇌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정신을 맑게 하는 작용도 있다. 공복에 즐겨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실론티를 단지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마셔온 것이다. 실론티는 하루 서너 잔 정도는 수시로 즐길 수 있으나 늦은 오후의 실론티는 강한 카페인의 작용으로 밤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차를 마시는 방법의 하나로도 불리는 스트레이트는 우려낸 차에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 본래의 빛.향.맛을 음미하는 것.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에 흠뻑 빠져들 정도로 매력이 있다. 간혹 넣어 보는 우유와 설탕은 차 맛을 부드럽고 감미롭게 만들어 단 한 모금에도 스르르 눈이 감긴다. 상큼한 레몬은 깊고도 화려한 맛으로 나른한 오후 시간에 또 다른 생동감을 준다. 봄엔 마른 장미꽃 한 송이를 차에 띄우고, 가을이면 노란 국화꽃차 한 송이를 띄우면 운치를 더한다. 실론티를 품으며 서서히 피어나는 꽃송이가 어느새 작은 화원을 만든다. 그래서 봄도 가을도 언제나 내 작은 찻잔 속에 담아낼 수 있다.   따라해 보세요 - 실론티 우리기 ▶난이도=중 ▶시간=10분 ▶재료(4잔 기준)=실론티 12g, 물 800cc, 우유.설탕.레몬 적당량, 간단한 쿠키나 스콘 적당량 ▶준비물=차 주전자, 찻잔, 차수저, 티 스트레이너(우려낸 차 잎을 걸러주는 망채), 티 코지(차를 우리는 동안 차 주전자를 덮어주는 보온 덮개), 타이머 ▶홍차 우리기=수돗물을 50원짜리 동전만한 기포가 생기도록 끓인다. 차 주전자와 찻잔을 끓는 물로 헹궈 덥힌다. 차 주전자에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티 코지를 덮어 2분30초~3분 동안 우린다. 데워진 찻잔에 티 스트레이너를 걸쳐 얹고 차를 따른다. 기호에 맞춰 우유.설탕.레몬을 넣어 맛을 맞춘다. 간단한 쿠키나 스콘에 잼을 곁들여 낸다. 홍차 제대로 마시려면 아무리 좋은 등급의 차라도 '골든 룰'을 지키지 않으면 좋은 차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소요 시간은 10분밖에 안 걸리고 간단한 것 같지만 제대로 차를 우려내기 위해서는 남다른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중'입니다. ■하나=물은 수돗물을 씁니다. 생수보다 광물질이 적고 산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둘=홍차는 물의 온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50원짜리 동전 크기 기포가 생기면 물의 온도가 95도입니다. 더 끓이면 산소가 증발해 차 맛이 떨어지므로 주의하세요. ■셋=차 주전자는 둥근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을 넣었을 때 차 잎이 점핑하면서 맛이 잘 우러나기 때문입니다. 찻잔은 차 색을 즐길 수 있게 속이 흰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입술 닿는 부분이 얇은 것이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넷=실론티는 스트레이트로 즐기기에 좋은 차지만 기호에 따라 우유와 설탕을 넣어도 무난합니다. 차 제조과정에서 파괴된 비타민C는 레몬 한 조각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우유와 설탕은 함께 넣어도 좋지만, 우유와 레몬은 궁합이 맞지 않으니 함께 넣지 마세요. ■다섯=신선한 차를 선택해 밀폐 용기에 보관하면 좋은 차 맛을 보다 오래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