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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의 일곱이야기

박영복(지호) 2005. 6. 2. 15:18
어느 부부의 일곱이야기
   
 
☆ 어느 부부의 일곱이야기

 


[ 하나 ] 
방한칸에서 가난하게 사는 부부와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자랄만큼 자라서 혹시나 볼까봐서 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밤일을 할 때마다 남편이 아들이 자나 안자나 확인 
하려고 
성냥을 켜서 아들 얼굴 위를 비춰 보고 확인한 후 밤 일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역시 성냥을 켜서 아들 얼굴 위로 비추 
는데 그만 
성냥의 불똥이 아들 얼굴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때 아들이 벌떡 일어나 하는말, 
" 내 언젠가는 불똥 튈 줄 알았다니까...." 




[ 둘 ] 
그 뒤로 이들 부부는 더욱 조심하였다. 
어느 날 밤 남편은 자는 아들을 툭툭 치면서 자는걸 확인하 
고 
부인에게 건너가려는데 어두워서 그만 아들의 발을 밟았다. 
남편은 부인의 발을 밟은 줄 알고 
" 여보 안 다쳤어. 괜찮혀? " 
그러자 아들이 한 마디 했다. 
" 내가 참을려고 했는디... 왜 지 발 밟고 엄니 한테 그래유? " 




[ 셋 ] 
그 뒤로 남편은 없는 살림에 후래쉬를 사게 되었다. 
후래쉬를 사던 그날 모처럼 좋은 기회가 왔다. 
역시 투자를 해야 된다는 깨달음을 알았다. 
이들 부부는 오랜만에 쾌락을 나누었고 자뭇 흥분한 남편 
은 부인에게 
" 좋지? " 하고 물었다. 
역시 흥분한 부인은 대답은 못하고 신음소리만 냈다.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남편은 더 격렬하게 일을 치 
르면서 
" 이래도 안 좋아? " 하고 물었다. 
절정에 오른 부인은 계속 신음소리만 냈고 남편은 집이 움 
직일 
정도로 몰아 붙였다. 
이때 천정의 메주가 아들 얼굴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아들이 화를 내면서 하는말, 
" 엄니, 좋음 좋다고 말좀 혀요! 아들 잡을 일 있서유. " 




[ 넷 ] 
그 이후론 밤일을 하려면 모든 걸 살펴보고 해야만 했다. 
아들이 곤히 잠든 날이었다. 
남편은 부인 곁으로 가서 일할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자 부인이 말했다. 
" 여보, 내일 장날이잖아유. 새벽일찍 일어나 장터에 
나갈려면 피곤할 거 아니에유? 오늘은 그냥 잡시다요. " 
이 때 자고있던 아들이 한 마디 했다. 

" 괜찮아유 엄니! 내일 비온대유. " 




[ 다섯 ] 
다음날 정말 비가왔다. 
비가 오니까 더욱 그 생각이 났다. 
남편은 오랜만에 낮에 하고 싶었는데 아들녀석이 방 안에 
만 있는 것이었다. 
눈치없는 아들에게 남편이 말했다. 
" 너 만덕이네 가서 안 놀려? " 
부인도 거들었다. 
" 그려, 혼자 재미없게 뭐하냐? 걔네 집서 놀지? " 
그러자 아들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 지를 눈치없는 눔으로 보지 말아유.그 집이라고 그거 생 
각 안 나겠서유? "



 

[ 여섯 ] 
비는 그쳤고 마지막 장날이라 부부는 읍내장터에 갔다. 
읍내에 가니 볼거리가 많았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극장 포스터인데 외국배우 한 쌍 
이 야릇한 
포즈를 취하는 그림을 본 것이다. 
서서하는 포즈인데 남편은 오늘밤 집에 가서 해 볼려고 유 
심히 쳐다보았다. 
그날 밤 남편은 포스터의 장면처럼 부인을 들어서 해볼려 
고 힘을 썼다. 
첨 하는 자세라 남편은 균형을 잃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이에 아들은 깔리고 말았다. 
아들이 깔린채로 하는말, 
" 그냥 하던대로 하면 이런일 없쟌아유! " 



 

[ 일곱 ] 
어느날 이들부부는 결혼 10 주년을 맞이했다. 
10주년이라고 해도 가난한 이들에겐 별의미가 없었다. 
한 숨만 나올뿐이었다. 
밤이 되자 아들이 베개를 들고서 말하는 것이다. 
" 아부지 ! 엄니 ! 오늘 결혼 10 주년이지유? 
오늘은 지가 장롱에서 잘테니께 맘껏 볼 일 보세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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