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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합리적인 중국인

박영복(지호) 2005. 5. 7. 14:23
재미있고 합리적인 중국인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불합리한 것이 있어도 관습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불합리함을 조금만 바꾸면 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인들의 생활습관 중에는 바꾸어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보다 합리적인 것도 많아 우리가 본받을 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은 비록 일정부문에서 중국을 따라잡고 또 중국보다 소득이 낫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나 기업체들이 우월감을 가지고 중국을 대하는 일이 많아서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해도 실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 그 까닭이다.


중국의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중화우월주의( 中華 優越主義)와 그것에 걸 맞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우리는 모르고 그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로만 생각을 하기 때문인데 그들이 우리보다 더 합리적인 것은 중국에 조금만 살고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모두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요즈음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에서 불합리하다고 하면서 고쳐 나가고있는 것 중에는 이미 중국에서 일상생활화(日常生活化)된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합리적인 중국인들의 생활 중에는 우선 결혼문화 중에 하나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구식결혼풍습이 점점 사라지고 나서부터 정해진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리는데 하객들은 별도로 마련된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하객들은 혼주(婚主)에게 눈 도장만 찍고 축하는 뒷전으로 하고 식당으로 가서 하객들끼리 떠들다 간다.

 

그러던 것이 요즈음은 점점 변하여 일부에서는 식사를 하면서 결혼식을 같이 하기 때문에 하객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면서 결혼식을 치르고는 한다, 곧 하객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중국은 당연한 일이다. 커다란 음식점을 빌려서 그곳에서 먹으면서 결혼식을 거행한다. 주례가 따로 없다. 양가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누군가가 축하인사를 하면서 가족들을 소개하고 하객 중에 한 명이 축하 인사를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우리 같은 지루한 -하객들이나 당사자들은 듣지도 않는 - 천편일률적인 주례사 같은 것은 없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하객들과 함께 먹으면서 즐기는 것이다.


또 하나 요즈음 서울대학에서 지역별로 학생 수를 배정한다고 발표하자 찬반 양론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 또한 중국은 벌써부터 시행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 미리 각성에다가 자기 대학에 들어올 수 있는 인원을 배정하면 그 지방에서는 그 학생 수에 맞는 인원만이 들어갈 수 가있다. 아무리 자기지방에서 공부를 잘해도 배정된 등수 안에 들지 못하면 합격을 할 수 가없다. 소위 말하는 학생들의 지방 분산정책이다.


또 하나 우리나라도 대형 슈퍼에 가서 농 수산품을 살 때 손님이 마음대로 고르고 나서 나중에 무게로 계산을 한다. 그러나 조그만 가게에 가면 우리는 미리 주인이 크기나 품질에 따라 가격을 설정하여놓은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다. 그러기에 물건을 흥정을 하는 중에 더 달라거나 아니면 좀더 큰 것으로 가져가려고 하면서 고객과 주인과 실랑이를 벌린다.

 

그런데 중국은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손님 마음대로 고르게 하고 나중에 무게로 달고 가격을 매기니 큰 것을 산사람은 같은 가격에 몇 개 못 가져가고 작은 것을 산 사 사람은 더 가져간다. 이것은 대형 슈퍼나 길거리 노점상도 마찬가지이다 . 그들은 항상 저울을 휴대하고 있다. 가끔은 길거리에서 저울눈을 속이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지 기본으로는 무게에 따라 값을 정하는 것이다.


또 가격을 흥정하면서 “ 얼마냐?”고 하면 “한 근에 얼마”라고 말하지 우리같이 “몇 개에 얼마” 또는 “이쪽 것은 얼마 저쪽 것은 얼마“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의 한 근은 무엇이든지 500g이다. 우리같이 소고기는 한 근이 600g이고 어느 것은 160g 이 한 근이고 어느 것은 400g이 한 근이고 하는 불편함은 벌써 없어진지 오래이다. 벌써부터 미터법으로 통일을 하였기에 복잡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영수증 주고받기의 생활화, 택시 기사석의 방범창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하나 만 더 말한다면 고궁이나 일반 유원지 또는 전철 기차 등을 탈 때 우리는“ 6세미만 무료”라고 하는데 그들은 나이를 따지지 않고 키 크기로 따져서 “110cm 미만 무료”라고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어린이들에게 나이를 속이려고 하는 학부형이 없다. 우리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더라도 키가 약간 작은 듯 싶으면 부모들이 “너 학교 안 다닌다고 해라.” 하고 아이들에게 표를 안 사주고 거짓말을 시킨다.


그들은 6세 어린이의 평균 신장이 그 정도 되니 그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를 사야하는 곳의 입구에는 "110cm" 되는 곳에 미리 줄을 그어놓아 무료 입장을 하는 어린이는 그곳을 통과하도록 한다. 물론 이제는 이 표준이 되는 어린이들의 키가 당초 정할 때보다 평균신장이 커져서 바뀔 것이라고 하는데 어쨌든지 나이보다 키로 따지니 이 또한 얼마나 합리적인가?


이런 것들을 볼 때 중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있던 잠자는 나라가 아니라 벌써 깨어있었던 나라이다. 그것이 이제야 눈을 뜨고 전 세계로 그들의 모습을 하나둘 나타내고있는 것은 그들 생활 중에 불합리적인 것은 빨리 고쳐서 합리적인 것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