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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기업인과 협력 한국경제 도움될 것"

박영복(지호) 2005. 5. 7. 13:39
"조선족 기업인과 협력 한국경제 도움될 것"

 

   
 “지금 중국에서는 조선족들이 세운 기업이 수천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모국에서 이들 조선족 기업인들을 도와주고 협력한다면 결국 모국의 이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조남기 장군과 함께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조선족 인물로 꼽히는 김철(73) 중국작가협회 중앙위원(차관급)이 조선족 기업을 알리기 위해 내한, 2일 인터뷰를 가졌다.

김 중앙위원은 중국의 계관시인이자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족문학’지의 주필. 특히 중국기업문화촉진협회 고려문화경제연구회장 직도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경제분야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 중에서 가장 잘 살고 있습니다. 동북아시대가 오고 있는 마당에 모국에서 도와주고, 모국의 기업들이 협력관계를 맺는다면 앞으로 조선족이 모국에 기여할 바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김 위원은 이제 세계한인무역협회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과 조선족 기업인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에 길잡이역을 해왔던 그는 최근 경기도 지역 중소기업과 조선족 기업인들을 연결시키는 등 한․중 경제협력에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일제 침탈기부터 지금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 역정은 마치 한민족의 질곡을 보는 것과 같다.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역으로 끌려간 부친과 함께 일본 탄광에서 광부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제가 벌인 전란을 피해 중국 지린(吉林)으로 건너갔다가 정착했습니다. 비적들에게 잡혀 목이 달아날 뻔한 적이 여러 차례였고 국민당 군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해방 무렵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열차 위에 올라타 모국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기차가 고장나 중도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중국에 정착한 그는 동북조선인민보(현 연변일보)에 기자로 취직하면서부터 문학적 재능을 발휘했다. 몇년 후 연변일보 신춘문예에 시 ‘지경돌’이 당선돼 시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타고난 문재로 이름을 알리며 연변작가협회 주석, 예총회장 등을 맡아 지역 문학가로서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그는 이어서 중앙의 중국작가협회 중앙위원으로 발탁되고 ‘민족문학’지 주필로 문학가로서는 중국에서도 정상의 위치에 서게 됐다.

김 중앙위원은 지식인들을 철저히 숙청했던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모든 관직과 사회적 지위를 잃고 4년 동안 옥살이를 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부도옹(不倒翁) 덩샤오핑(鄧小平)의 집권으로 다시 예전의 지위를 회복한 그는 문화만이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급 인사로 성장했다.

“한민족은 한 겨레, 한 핏줄인데 모국인 한국에서 해외동포들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일제시대의 고생이 다시금 생각난다는 듯 최근 일본의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과거에 잘못했으면 진솔하게 인정하고 잘못한 바를 양해해 달라고 하면 될 텐데 고약한 일본 우익들이 ‘우리가 너희들을 위해 침략했다’라고 억지를 부리면 되겠습니까.”

임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