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는 길밖에 없는 줄 알고 끌어안고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아픈 줄도 모르고 감추고 또 감추며 그렇게 사는 거지요.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 속에 아픔 하나 없는 이가 없고, 상처 하나 없는 가정 또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의 누군가와 서로 외면한 채 오랜 시간 지나기도 하고 세상 누구도 위로해 줄 수 없을 것 같아 숨기기도 하고 혹 누가 건드릴 것 같기라도 하면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하지요. 마치 잔뜩 곪은 상처를 아무도 못 만지게 뒤로 숨기는 것처럼...
처음엔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이 편하지 않았어요. 왜 감춘 걸 드러내실까? 왜 놔두지 않고 건드려 꺼내실까? 나도 잊고 살아가던 묵은 기억 속의 상처부터 열등감, 어쩌면 회복되기엔 너무 단단해진 감정까지 다 드러내셨지요. 그러고 나니 어느 새 오랜 시간 내 영혼을 괴롭히던 상처와 감정들이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자유하게 되었음을 발견합니다.
과거에 머물던 시선이 미래를 향하게 되었지요. 결국 예수님께서 내 안의 모든 상처와 묵은 감정들을 끌어내신 건 치료하고 깨끗하게 하셔서 새롭게 하시기 위함이었음을 깨달았어요. 내 상처를 끌어안느라 온통 가 있던 시선 속에 다른 이의 아픔이 들어오고, 그와 함께 할 힘이 생긴 건 내가 치료되었기 때문이지요.
며칠 후면 건강검진을 합니다. 그 중 어떤 검사들은 좀 심한 불편감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한 과정에서의 불편함은 기쁨으로 견딜 수가 있지요. 때론 사람들 앞에 드러내기 부끄럽고 힘든 일도 예수님 앞에선 주저함 없이 내어 놓는 것은 예수님의 날 향하신 그 모든 의도엔 상처 대신 사랑이, 수치가 아닌 치료와 회복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가 치료하십니다. : 글쓴이 / 이종혜 / 시인
♬ 거룩한 주님의 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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