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손석형씨는 경남도 의원직을 사퇴하고 창원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자기와 똑같은 행태를 보인 강기윤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을 향해 4년 전에 "지역 주민에 대한 약속을 어겼고 그에 따라 치러지는 보궐 선거 비용은 강기윤 선수가 물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선거비용을 부담하도록 조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당선됐고,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되었다. 통합진보당 울산 동구의 이은주 시의원도 사퇴서를 내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같은 당 소속인 노옥희 후보가 이미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은주씨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 결심은 한나라당의 실정 때문이며 몸을 던져 한나라당 심판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하고 주민의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심판에 노옥희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어서였을까?
2011년 12월 24일치 <시사인> 22쪽을 보면 김석 민주노동당 순천시의회 의원 이름의 또다른 칼럼이 있다. 순천에서는 민주통합당 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집어던졌는데 김석씨는 '총선 나간다고 시장직 사임, 보궐선거 비용은 본인이 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제 했던 말과 오늘 하는 말이 다르다. 여기서 하는 말 다르고 저기서 하는 말이 다르다. 시공을 넘나들며 말이 바뀌고 있다면 국민들은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어제 말이 틀렸거나 오늘 말이 틀렸을 것이고, 여기 말이 틀렸거나 저기 말이 틀렸을 것이다.
시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이 무조건 악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면 과거에 자신이 했던 비판에 대해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지고 가공된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손석형씨의 도의원직 사퇴와 국회의원 예비후보 출마는 경남도당 당원투표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한다. 당내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당원들이 직접 참여해 결정한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글쎄, 그럴까?
때로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고도로 난해한 정강 정책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로 보인다. '동시 패션'도 아니고, 국민들의 평균적 상식을 초월하는 정반대의 해석이 공존하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당원 직접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민주통합당의 국민경선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지나고 난 다음에도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아마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확실히 절연하지 못한 '우리만의 리그'에 갇힌 이런 행태 때문일 것이다.
뜨고 싶은가? 그렇다면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고 과감하게 인정하라. 감동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한걸음 다가서고 싶다면 말이다. 우리들끼리는 '동지'겠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그저 '동업자'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팔을 잘라내는 그 1/10이라도 흉내를 내보란 말이다. (이 글은 파워블로거 100인이 함께 하는 '100人닷컴'의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가 쓴 글을 토대로 한 것임)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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