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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질주하던 중국 고속철도, 지금은 감속 중

박영복(지호) 2011. 5. 6. 11:27

 

☐ 중국의 철도국 Sheng Guangzu 신임 국장은 올해 7월1일부터 고속철도 운행속도를 350km/h에서 300km/h로 대폭 낮춘다고 발표하였음.

 - 그 동안 중국의 고속열차는 최고 속도가 394.2km/h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라고 자부해 왔고, 350km/h의 평균 속도로 주파하도록 건설되어 왔음.
  o 중국에서는 기존 철도를 개선하여 운행속도를 200km/h 이상으로 향상시킨 열차를 동차(動車)라고 하고, 전문적인 고속(高速)철도를 신설하여 300km/h~380km/h 속도로 달리는 열차를 고속(高速)열차라고 함.
  o 특히 2009년 12월에 개통된 호북성 무한↔광동성 광주 고속철도 노선의 경우 1,068.8km로 역대 최장거리의 고속철도 노선임. 또한 첫 번째 자체 기술로 건설됨으로써 새로운 고속철도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며 많은 변화를 일으킨 바 있음. 이 노선에서 운행되는 고속열차의 최고속도가 394.2km/h를 기록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로 등극하였음. 그리고 무한↔광주를 3시간에 주파함으로써 기존의 11시간에서 크게 단축되었음.
  o 올해 6월에 개통 예정인 북경↔상해 고속철도 노선의 경우에도 평균 380km/h의 주행속도를 목표로 건설되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속도로 운영될 경우 여러 가지 파장도 예상됨.

 - 최근 발표된 감속 조치는 2003년부터 고속철도 건설을 주도해 온 철도국 Liu Zhijun 전임 국장이 지난 2월에 비리로 물러나면서 취해진 것임.
  o Liu 국장은 고속철도 건설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부실공사를 묵인한 정확이 포착되어 내사를 받았음.
  o 중국은 2004년부터 총 1.2만 ㎞의 전국 ‘4종4횡’ 고속철도 건설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해 왔음. 특히 2008년 말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중국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중국정부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을 고속철도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건설에 박차를 가해 왔음.

 - 2008년부터 박차를 가해온 고속철도 건설은 최근 중국경제가 경기과열이라는 상황을 다시 맞이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됨. 또한 고속철도가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하게 대두되면서 사회.경제적인 파장이 커져 왔음.
  o 고속철도의 경우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항공기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음. 특히 항공기에 비해 접근성이 편리하고, 시간이 정확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매력이 되고 있음. 가격도 무한↔광주 노선의 경우 일등석이 780 위안(110 달러), 이등석이 490 위안으로 항공기 보다 저렴함. 따라서 같은 장거리 구간이라도 고속철도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항공기 승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소하였음.
  o 중국남방항공 Si Xianmin 사장은 고속철도가 계획대로 건설.운행하면 향후 국내 항공노선의 80% 이상이 고속철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518개 항공편은 50% 이상의 승객 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음.

☐ 고속철도 감속 조치는 탑승객의 불만과 여러 가지 부작용도 야기할 것을 전망되면서 후속 조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 승객들 입장에서는 신설된 고속철도 구간에 다른 저속열차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선택이 없는 상황에서 값 비싼 고속열차의 메리트가 감소하는 것으로 느낄 것임.

 -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철도국 Sheng 신임 국장은 고속철도 노선에 200~250km/h 동차(動車)도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발표함.

 - 또한 고속열차의 일반 승객의 탑승가격도 인하할 계획이라고 발표함.
  o 이를 위해서 이미 기존에 운영 중이던 First Class 좌석을 없애고 일반 승객 좌석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임. 예를 들어, 상해-성도(成都) 구간의 First Class 좌석은 2,330 위안에 달했으나 현재는 일반석으로 대체되었음.

 - 그 외에도 실명으로 티켓을 구입하고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말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함.

☐ 중국 철도국은 감속 조치의 이유를 순수한 경제성이라고 밝히고 있음.

 - 고속철도가 300km/h에 운영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임.
  o 고속열차가 350km/h로 주행할 경우 200km/h로 주행할 때 보다 두 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설명함.
  o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Liu Zhijun 전임 국장 시절의 고속철도 운행방식에서 180도 달라진 것임.

 - 더욱이 기존 고속철도 건설 계획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 한 것으로 보임.
  o 중국은 현재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8조 위안을 추가로 투입하여 철도의 총 연장을 현재의 91,000 km에서 120,000 km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임. 고속철도의 총 연장은 2012년까지 12,000km, 15년 내에는 45,000km까지 확대될 계획임.
  o 하지만 그 중 일부 고속철도 건설 계획이 지연되거나 변경될 것으로 보임. 특히 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건설이 계획된 고속철도의 경우 운행속도 목표를 350km/h에서 200km/h로 낮추어 건설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음.

 - 중국 철도 당국이 고속열차의 경제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늘어나는 재정적 부담도 배경이 되고 있음.
  o 중국 철도국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철도국의 총 채무는 1.3조 위안에 달했으며 2010년에도 6,067억 위안을 추가로 철도건설에 투입함으로써 채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
  o 이에 비해 수입은 저조하고 채무에 대한 이자비용만 2009년에 400억 위안, 2010년에 1,000억 위안을 지불하는 상황임.

☐ 이에 따라 중국의 고속철도는 당분간 최고 속력의 질주가 어려울 전망임.
 

(작성자: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김민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