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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자위에 대한 남성의 편견 3가지

박영복(지호) 2009. 5. 25. 13:49
여성의 자위에 대한 남성의 편견 3가지

킨제이 박사는 1940년대와 50년대 사이에 수천 명의 인터뷰에서 94%의 남성과 40%의 여성이 자위행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보다 최근의 연구 보고에서는 남성은 비슷한 비율이지만 여성은 약 70%(또는 그 이상)로 증대하고 있다.


순결이 강조되고 여성의 성적 억압이 만연하던 우리의 사회풍조도 그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자위’라든지 ‘오르가슴’이라든지 하는 용어들이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이러한 용어들이 오히려 여성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음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자위란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성적인 기쁨을 주는 행위다. 그렇다면, 여성은 어떤 방식으로 자위를 할까? 여성의 자위에 대한 많은 남성들의 생각에는 분명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 많은 남성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은 자위행위를 할 때 음핵을 주로 자극하고 질 안에 무언가를 삽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몇 여성이 자위 중에 유방을 자극하고 소수의 여성이 윤활제를 사용하거나 바이브레이터를 몇 회 사용해본 경험이 있을 뿐이다. 거의 모든 여성은 눕거나 앉아서 또는 선 채로 외성기 부분을 문지르거나 압력을 가하여 자위한다. 보통은 손을 사용하여 자극을 주지만 부드러운 물체로 부비거나 문지르기도 하고 욕조 속에서 자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자위행위의 기교에 대해서는 개인적 차이가 있지만 대단한 방법상의 차이라기보다는 외성기 자극의 시점과 리듬에 대한 다양한 변화가 있다고 본다.


 둘째, 자위를 하는 여성은 속된 말로 밝히는 여성인가?
자위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행위이다. 자위를 한다고 해서 그 여성이 색정광은 아닌가하는 의문은 가당치 않다.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자위행위에서 오르가즘에 도달한 적이 있는 여성은 상대와의 성행동에서도 수월하게 오르가즘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 오히려 행복한 부부의 성생활을 위한 보조행위라 할 수 있겠다.


 셋째, 그렇다면 이렇게 여성의 자위빈도가 과거보다 높게 조사된 마당에, 자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하는 여성의 말은 남성의 잣대로 판단하여 거짓말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최근 자신의 성적만족에 대한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게 되고, 다양한 매체를 접하게 됨으로써 자위를 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외성기 근처에 손만 대어도 엄격하게 벌을 가하는 부모에게 양육된 경우도 있고,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성 정보에 소외된 여성층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이해하자. 이런 여성이라고 해서 상대와의 상호작용에 의한 오르가슴 도달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니 비정상의 범주에 둘 필요도 없다.
 
아직도 여성의 자위를 논할 때 남성들의 상상 속에 잘 등장하는 것은 ‘오이’나, ‘바나나’ 같은 삽입 대용물인 모양이다. 영화 ‘몽정기’에서 고등학교 여학생이 처음 선택한 것도 ‘오이’니 남성중심의 편협한 시선이 너무 고착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터넷 상담에서도 잊을 만하면 올라오는 질문 중 여자친구가 자위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이 여자친구가 성을 너무 밝히는 것 같아 장기적인 교제에 회의를 느낀다는 내용이 있다. ‘여자가 욕구가 생긴다고 어떻게 자위를 할 수 있나요?’ 하는 질문은 ‘여자가 졸린다고 어떻게 졸 수 있나요?’ 하는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위행위는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에게도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자위행위에 대한 죄의식과 불안이 너무 심한 경우나 지나치게  습관적으로 또는 특이한 방법을 개발하여 탐닉하는 경우에는 실제 성관계에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기도 한다.


이윤수 비뇨기과 전문의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