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식/중국 茶

녹차의 이해

박영복(지호) 2006. 5. 29. 16:14
2. 녹차의 이해

녹차는 찻잎을 따서 바로 증기로 찌거나, 솥에서 덖어 차잎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옥시다아제'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산화를 막아 발효가 되지 않도록 만든 불발효차입니다.
위의 '덖는다'는 말은 '솥에 기름이나 물등을 넣지 않고 볶는다'는 뜻입니다.
덖음을 한문으로 부초(釜炒)라 하며, 덖음차를 부초차(釜炒茶)라 표기하기도 합니다.
(차와 관련된 용어는 한자가 많이 쓰입니다. 이는 차문화가 발달된 중국의 영향일 수도 있고, 차와 관련된
남아 있는 고문헌이 전부 한문으로 쓰여진 탓도 있습니다.
컴퓨터 용어의 대부분이 영어인 것과 마찬가지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하동에서 오랜동안 차를 만들어온 어르신들께서는 차 만드는 걸 그냥 '차를 볶는다'고 표현하십니다.

녹차는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차의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어 비타민 C가 레몬의 5~8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고, 여러 가지 질병의 예방과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카테킨(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기능성이 매우 좋은 마실거리입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보성차시험장 관련 자료( bosungt.jares.go.kr/new_tea/html/Control.php?url=history/histo_6.htm )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은 식품의 특정성분이나 약효등을 "공인된 내용의 자료조차" 인용할 수 없도록  할 뿐 아니라, 링크도 바로 걸면 안되도록 막고 있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참고 하실 분은 위의 주소를 복사하여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녹황색의 수색과 신선하고 풋풋한 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영양의 불균형과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건강성 기호음료라 할 수 있습니다.

찻잎중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는 성분은 떫은 맛을 내는 '폴리페놀(카테킨은 폴리페놀의 한종류)'입니다.
이 성분이 차잎에 존재하는 산화효소(폴리페놀 옥시다아제)의 작용에 의해 황색이나 홍색을 띄는
데아플라빈이나 데아루비긴이라는 성분으로 바뀌면서 수색과 맛, 향 등이 변화되는데
이 과정을 '발효'라고 합니다.
녹차나 중국의 우롱차(오룡차), 홍차등은 모두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것으로
제다과정 중 발효의 강약여부에 따라 분류됩니다. (차나무의 품종도 약간 다릅니다.)


[녹차(발효도0%), 우롱차(철관음,발효도 20%) , 대홍포(발효도 60%이상)의 수색(水色) 비교]


*녹차의 분류

1) 가공 방법에 따른 분류

1-1) 덖음차(부초차,釜炒茶)

채취한 생엽(生葉)을 190 ~ 350 ℃ 정도로 가열한 무쇠솥등에 넣고 일회 혹은 수회 덖은 후
(열을 가하면 발효를 일으키는 산화효소가  파괴됩니다, 이를 살청(殺靑)이라 합니다.),
비비고 ( 이를 유념 이라 합니다.) 건조하여 만든 녹차로,  제대로 만들기가 상당히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대신 녹차 본래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덖음차의 맛과 향을 구수하다고 표현하는데, 맑고 깨끗한 맛과 향이 나지 않으면 제대로 만든 덖음 녹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덖음차]
          

1-2) 찐차(증제차,蒸製茶)

채취한 생엽(生葉)을 100 ℃의 증기에 통과시켜 살청한 후 열풍건조시켜 만드는 녹차입니다.
주로 일본의 전차(煎茶,우려 마시는차)나  말차(抹茶,가루로 타서 마시는 차)를 이 방법으로 만드며,
기계화하여 대량생산에 용이하며 차의 품질이 균일하고, 차의 수색이 진한 녹색으로 고우나 풀냄새나
풋비린내와 같은 (비위를 거스릴 수 있는) 특유의 향이 짙으며, 떫고 쓴 맛이 강합니다.
증제차는 보통 3녹(三綠)을 특징으로 합니다.
3녹이란 색녹(찻잎색), 탕녹(우린물의 색), 엽저녹(우리고 난 후 찻잎의 색)을 말합니다.

사진은 추후 보충합니다.
[사진 찐차(증제차)]

1-3) 찐후 덖음차 (옥록차,玉綠茶)
제조공정 중에서 먼저 증제차와 같이 증기로 쪄서 효소를 불활성화 시킨 뒤,
증제차의 정유공정(차의 표면을 열풍으로 말리는 공정) 대신 차모양을 덖음차와 같이 만들어 줌으로써
독특한 풍미를 내게 한 차입니다.(최성희지음,'우리차 세계의 차' 에서 부분발췌)
담백한 맛과 구수한 향이 특징이며, 엽록소의 파괴가 적어 녹색이 강한 편입니다.

사진은 추후 보충합니다.
[사진 옥록차]

2) 모양에 따른 분류

2-1) 덩이차

둥근 떡덩이 모양(병차,餠茶)이나 옛날 엽전식으로 중간에 구멍이 뚫린 모양(전차,錢茶),
벽돌모양(전차,벽돌전 茶)등이 있으며, 최초의 목적은 보관을 편리하게 하고, 먼 곳으로의 운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이런 형태로 만든 것으로 보이나,오랜기간동안  미생물등에 의해 발효가 일어나(이를 후발효라 함) 맛과 향이 변화되어 새로운 차가 만들어지고,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후발효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렇게 만듦니다.
(중국차중 흑차류-보이차,천량차-와 우리나라의 돈차(전차,錢茶) 등이 있음)


[보이차(병차),  보이차(전차)]

    
2-2) 낱잎차

보통 녹차라고 하면 바로 이 낱잎차를 일컫는 말입니다.
잎이 말려 고드라진 것(극단적인 예가 중국녹차중 벽라춘입니다)이나  잎이 눌리어 납작한 모양(대표적인 예가 중국녹차중 용정차),둥글게 말린 모양(17C경 서양으로 수출되는 질좋은 중국녹차의  대부분이 이렇게 말려 있었습니다.이를 진주차 또는 말린 모양이 화약과 같다하여 건파우더(Gun Powder)라 불렀습니다.)등이 있으며, 우리나라 녹차의 대부분은 잎이 말려 고드라진 모양입니다.(아래의 사진에서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벽라춘과 같이 극단적으로  고드라져 있지는 않습니다.)


[벽라춘(고드라진 모양) 용정차(납작한 모양) 진주차(둥글게 말린모양) 사진출처:설담다숙]

              
2-3) 가루차
차나무의 새순이 나올 때 그늘막으로 빛을 차단시켜 재배하면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줄어들고,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과  엽록소가 증가되어 녹차 맛이 더 부드럽고 선명한 녹색을 띄게 됩니다.
이를 일본에서는 교쿠로(옥로(玉露))라 하여 최고급 녹차로 평가합니다.
이 찻잎을 곱게 갈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을 말차(抹茶)라 부르며, 차 마시는 법을 독특한 미학으로
발전시킨 일본다도의 상당부분이 바로 이 가루차(말차) 마시는 법입니다.      

[말차(抹茶)]


2-4) 티백녹차
티백(Tea Bag)은 20세기초 뉴욕의 토마스 설리번이라는 사람이 실크(또는 모슬린)를 이용하여 고안해 낸
이래로, 간편한 사용법과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성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녹차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3) 채취시기에 따른 찻잎의 크기에 따른 분류

3-1) 우전차 (雨前茶)
24절기중 하나인 곡우(穀雨,보통 4월20일)경에 딴 찻잎으로 만든 차입니다.
(동해가 들거나 가뭄이 오면 찻잎의 발육생장이 느려져 찻잎의 수확이 느리게 되어 우전차도 느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여린 찻잎으로 만든 차이므로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감미로운 맛이 일품입니다.
(찻잎이 어릴수록 맛과 향을 결정 짓는 카테킨류의 종류와 수가 다양합니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제대로 된 차맛을 내기 위하여 차를 우려내는 기술이 어느 정도 필요하여
초보자가 구입하였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3-2) 세작(細雀)
보통 잎녹차를 작설차(雀舌茶)라고도 합니다.
찻잎의 생김새가 마치 새의 혓바닥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늘고 여린 작설이라는 의미에서 세작이라고 부르며,보통 곡우후 일주일 정도 딴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를 통상적으로 부르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세작은 우전보다 약간 잎의 크기가 커지는 반면, 향이 짙어지고 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녹차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더욱 좋을 수 있습니다.

3-3) 중작(中雀)
중작은 5월중순경까지 딴 찻잎으로 만든 차로, 날짜가 이정도가 되면 찻잎이 크고 억세지기 시작하여
쓴맛과 떫은 맛이 강해집니다.
쓰고 떫은 맛을 보완하기 위하여 보통은 구수하게 만들며, 잎녹차로 가장 많이 음용 되어 집니다.

3-4) 대작(大雀),또는 말작(末雀)
5월말까지 채취하며 완전히 자라 커진 잎을 이용하여 만들고, 물 끓여먹는 보리차 대용의 엽차로 이용됩니다.


[창과 기]
창(槍)은 새로 나오는 뾰족한 순이며, 기(旗)는 순보다 먼저 나와 펴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마치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과 같은 여린 잎을 말합니다


잎녹차는 일창이기(一槍二旗, 한개의 순과 두개의 잎)를 채취하여 만듭니다.
이는 세작부터 대작까지 그러합니다.

우전보다 일찍 만드는 녹차로 청명(4월4일)이나 한식(4월5일)전에 채취하여 만드는 명전(明前)또는
화전(火前)차가 있으며, 싹만을 모아 (일창만으로) 만드는 일명 침차(또는 눈차)도 있습니다.

대작이후로는 완전히 펴진 잎을 말그대로 볶아 만드는 보리차와 같이 물 끓여 먹는 용도의 엽차가 있고,
티백용 녹차도 대작 이후 채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