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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리의 미학

박영복(지호) 2006. 5. 7. 13:44
일본 요리의 미학


곤냐쿠로 만든 요리는 꼬치, 메밀국수, 스시, 술 등 셀 수 없이 다양한데 모두 곤냐쿠로만 그 모양 그대로 만든 것이다. 눈으로만 보면 스시는 진짜 생선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고 메밀국수도 메밀로 만든 진짜 메밀국수인 것으로 착각할 만큼 똑같다. 또 곤냐쿠를 동그랗게 만들어 간장에 삶아 꼬치에 끼워 파는 ‘다마 곤냐큐’는 길거리에서 가볍게 먹는 군것질거리로도 그만이다. 이 모든 요리에서는 곤냐쿠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기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은 식물의 성분 때문에 곤냐쿠 요리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일본에 유바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많이 먹었는데 점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유바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고 그 후 유바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개발되었다. 초기에는 황실과 승려, 신사를 통해 전해져 몸에 좋은 고급식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유바 요리는 일본 내에서도 지역별로 서로 다른 모양과 특색을 지니고 있다. 이 중 교토에는 유바를 응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많고 닛코에는 유바 자체를 그대로 즐길만한 요리들이 많다.




일본을 소개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일본 사람들이 라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한 시간씩 기다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의 라면은 뭔가 다른 게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달랐다. 일본의 라멘은 우리의 라면과 발음이 비슷하고 국물에 면이 있는 것만 같을 뿐 모든 면에서 아주 다른 요리이다. 우리의 라면이 가느다란 면발에 얼큰한 스프 국물과 짧은 조리 시간을 중요시한다면, 일본의 라멘은 영양소 풍부한 걸쭉한 고기 국물과 쫄깃한 면발을 중요시한다.

후쿠시마 현 키타카타 시의 라멘이 다른 어떤 지역의 라멘보다 맛있고 유명한 이유는 깨끗한 물에 있다. 이데산 기슭에서 내려오는 물이 키타카타 시에 머무는데 이 물이 매우 깨끗하고 맛있는 청정수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라멘뿐만 아니라 물이 좋아야 맛이 좋은 간장 등의 다른 음식들도 유명하다. 또 술맛이 좋으려면 물맛이 좋아야 한다는 진리가 이 지역의 물맛을 말해주듯 이곳에는 9곳의 전통주
제조소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먹거리 재료에 열을 가하거나 다른 작용을 주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은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요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밥에 날생선을 올려 바로 먹는 생선초밥이 일본의 전통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생선초밥은 밥에 올리는 생선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지니면서 그 모양 또한 가지각색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음식이다. 그 시작은 일본 중세시대인 무로마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때는 밥에 식초와 생선을 넣어 짧은 시간동안 발효시키는 부식으로 먹었다. 지금처럼 한입에 먹는 주식으로서의 생선초밥이 된 것은 1800년대로 이 때 밥 위에 와사비를 바르고 생선을 얹어 먹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와사비의 톡 쏘는 향기가 생선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따라서 스시의 기본은 밥과 와사비 그리고 생선이다.
여러 종류의 스시를 먹을 때는 각각의 생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따라서 스시를 하나 먹은 후에는 곁들여 나오는 가리(초생강)를 한 조각 먹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 다음 다른 것을 먹어야 한다. 또한 스시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담백한 재료의 스시부터 강한 맛이 나는 스시, 익힌 것, 튀긴 것 순으로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