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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커피의 경제학

박영복(지호) 2006. 2. 27. 09:44
 

<7> 커피의 경제학

  

지구에서 1년에 소비하는 커피 生豆는 600만t, 잔수로 환산하면 약 8000억 잔에 이른다


 文 準 雄 문박사 커피연구소 소장

1941년생, 서울大 농화학과 졸업, 경희大 이학박사, 동서식품 이사, 미원음료 대표이사 역임. 현재 「문박사 커피연구소」 소장, 경희大 객원교수. 

   

석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은 커피


 

<브라질 커피 농장의 전경. 고산지대에서만 커피가 생산되는 콜롬비아자메이카와는 달리 평지에서도 커피가 생산되기 때문에 재배와 수확 과정 일부의 기계화가 가능하다.>

 커피는 국제적 상품으로 세계 경제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에는 오랫동안 석유 다음으로 중요한 외화 획득 자원이었다. 여러 나라에서 국가 총 수출액의 80%를 차지하기도 한다.

  

  全세계적으로 커피 생산에 종사하는 농업인만도 2000만 명에 달하며, 커피의 가공․무역․수송․서비스에 종사하는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있다.

  

  커피 콩(生豆라고도 불림)의 생산국과 소비국은 국제커피기구(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를 통하여 서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으며, 회원국이 되면 무역상 장․단점이 있다. 독일, 프랑스, 일본 같은 주요 소비국들은 회원국이며, 한국은 최근까지 非회원국으로 남아 있다.

  

  커피의 국제 거래는 런던과 뉴욕의 거래소에서 이루어지며, 現物과 함께 先物․옵션 거래도 일반적이다.

  


  세계 각국의 커피 콩 생산과 수출은 <표1>과 같다. 2002년 커피 콩은 525만t이 국제 간에 교역되었는데 액수로는 약 60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생산국별로는 브라질이 세계 생산량의 30%을 수출하고, 콜롬비아(12%), 베트남(13%), 인도네시아(5%), 인도(4%) 순으로 수출하였다.

  

  커피 종류별로는 마일드(Colombia Milds) 70만t, 아더 마일드(Other Milds) 133만t, 브라질(Brazil) 186만t, 로부스타(Robusta) 160만t이 수출되었다.

  

  세계 커피 콩의 생산량은 지난 수년간 많이 증가되었으며, 주로 베트남 같은 신생 생산국들이 증산하였기 때문이다<표1>. 이러한 생산국의 증산으로 커피 콩의 수출 가격은 폭락하여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였으며, 베트남 등 생산국 농민들은 생산 원가에도 미달하는 커피 수출 가격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2001년에 증산이 많이 된 로부스타 커피 콩은 대폭락하였다<표2>.

  

  필자가 수년 전 커피 연구차 브라질을 방문하였을 때, 커피 가격의 폭락으로 많은 커피 농장이 오렌지 농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01~2002년의 커피 콩 가격은 너무 낮으며, 브라질 커피 콩의 생산 원가가 100센트/파운드 정도이므로 그 이상이 되어야 경제성 있는 작물로 계속 재배할 수 있다.

  

  베트남은 2002년 생산량이 30% 이상 감산되었으며 대부분의 로부스타 생산국들도 감산하였다. 2002년 하반기부터는 약간 가격이 회복하고 있으나 농민의 재배 원가에 아직 많이 미달되고 있어서 커피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재배 포기는 수년 후에는 생산량의 부족으로 커피 콩의 가격이 다시 폭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1인당 소비량은 핀란드가 1위

  


  세계적으로 커피 콩은 연간 약 600만t이 소비되고 있다. 한 잔의 개념이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보통 커피 콩 5~10g당 한 잔의 커피를 우려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인은 1년에 약 8000억 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얘기가 된다. 세계 커피의 최대 소비국은 미국으로 약 18%를 소비하고 있으며, 독일(9%), 일본(6.3%), 프랑스(5%), 이탈리아(4.9%) 순이고, 한국(1.1%)도 세계 13위의 주요한 커피 소비국이 되었다<표3>.

  

  커피를 1인당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핀란드로 연간 1인당 生豆 11.1kg를 소비하고 있다. 나라마다 한 잔의 기준이 애매하지만 핀란드 국민들은 한 사람당 하루 8잔 이상을 마셨다는 얘기가 된다.

  

  핀란드 뒤를 스웨덴(8.3kg), 독일(6.8kg), 프랑스와 이탈리아(5.4kg), 미국(4.0kg), 일본(3.2kg) 순으로 잇고 있으며 한국은 1인당 1.5kg을 소비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이 2020년까지 일본 수준인 1인당 3kg으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커피의 소비도 현재의 인스턴트 커피에서 벗어나 고급 원두 커피(에스프레소)와 다양한 커피 음료가 활발히 개발될 것으로 생각한다. 180억 달러 정도 되는 미국의 커피 제품과 서비스 시장에서 고급 커피(Specialty coffee)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량으로 18%, 금액으로 4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고급 커피 붐 일기 시작

  

  한국의 지난해 커피 콩 수입은 7만9000t으로 액수는 1억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를 가공한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 믹스, 캔커피 등의 생산액은 약 9700억여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원두 커피 시장이 대략 1200억~1300억원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전체 커피 소비액은 1조1000억원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커피하우스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마시는 커피의 전체 액수는 통계가 잡혀 있지 않지만 최소한 4조~5조원은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한국에도 이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 등이 활발히 점포를 늘리며, 고급 커피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활성화의 근거는 첫째 고급화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둘째 편리한 커피 기계의 발전과 가격의 인하, 셋째 직장 정년 사이클의 변화에 따른 창업 붐 등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고급 원두 커피의 성공에는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원두 커피를 서비스하기 위하여는 커피 콩의 특성, 로스팅, 블렌딩, 신선도, 맛을 조절하는 추출 기술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인스턴트 커피보다 몇 배 신선한 향기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계속될 것이다. 적합한 수준의 지식과 훈련 없는 원두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보다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알아두면 유용한 커피의 이모저모

  

  오래된 커피를 알아보는 법

  

  원두 커피의 경우 금방 끓인 커피는 오래된 원두인지 신선한 원두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러나 커피를 식히면 구분이 가능해진다. 오래된 원두로 끓인 커피는 식으면 투명감이 없어지고 혼탁해진다. 끓일 때 거품이 일어나지 않거나 커다란 거품이 생겨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 크림을 넣었을 때 굳어지는 것은 원두가 오래돼서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

  

  커피의 보관법

  

  커피의 향과 맛은 공기에 노출될수록 약해진다. 즉, 공기와 습기에 덜 노출될수록 원래의 맛이 살아 있다. 이는 커피의 향과 풍미를 내는 성분이 휘발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즉석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가능한 한 건조한 진공상태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공기를 밀폐시킨 커피 보관용 통에 원두를 담아 두면 1주일 이상 풍미가 유지된다. 보관용 통은 플라스틱보다 도자기로 된 것이 좋다. 원두를 담아 파는 알루미늄 라미네이팅 봉지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 두면 봉지에 습기가 스며든다. 좀더 오랫동안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퍼 백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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