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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스턴트(Instant) 커피의 세계

박영복(지호) 2006. 2. 27. 09:42
 

<5> 인스턴트(Instant) 커피의 세계

  

맛은 원두 커피보다 못하지만 편의성이 강점

   

 김 관 중 동서식품 기술연구소 연구관리팀장

1963년생, 중앙大 화학과 졸업, 경희大 식품공학 박사, 現 동서식품 기술연구소 연구관리팀장. 


한국은 인스턴트 커피의 강국

 


<1. 1936년에 출시된 커피캔, 2. 초기의 인스턴트 커피, 3. 커피 향미를 오래 지속시켜 주는 진공 포장 캔, 4. 한국 최초(1970년)의 인스턴트 커피>


 원두 커피를 끓여 마시던 기존의 방식은 인스턴트 커피의 발명으로 한동안 크게 위축됐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인스턴트 커피가 성행하면서 원두 커피를 위협했다. 「즉석 커피」, 「물에 녹는 커피」로 불리는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즉시 마실 수 있는 속도성과 언제, 어디서라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에 엄청나게 커피 시장을 잠식했었다.

  

  그러나 커피 본래의 맛과 향기는 원두 커피에서 얻을 수 있다는 커피애호가들이 늘면서 다시 원두 커피로 회귀해 대부분의 커피 소비국에선 원두 커피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요즘 세계 커피 시장의 분위기다.

  

  한국은 여전히 인스턴트 커피가 강세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원두 커피는 극히 미미한 시장을 차지했을 뿐이고 그 이후 점차 원두 커피애호가들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9대 1로 인스턴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는 일본인 가토와 세 명의 동업자가 발명해 1901년 시카고 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를 최초로 상용화한 사람은 1906년 뉴욕州 브루클린에 커피 공장을 세운 워싱턴이었다. 그러나 커피가 물에 잘 녹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인스턴트 커피를 상업화하려는 두 번째 시도는 1918년 아버클 브러더스社에 의해 행해졌다. 美 육군으로부터 물에 녹는 커피 연구를 의뢰받아 제품을 완성하였고, 3년 후에는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하지만 당시 인스턴트 커피는 맛이 거칠고 향기도 없어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인스턴트 커피가 본궤도에 오른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해서였다. 전쟁이 발발하자 군인들이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가 필요했고 결국 집중적인 연구결과 요즘과 비슷한 인스턴트 커피가 생산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미국에서는 인스턴트 커피가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전쟁을 통해 인스턴트 커피는 일반인에게 급속히 퍼져 나갔다. 커피와 크림, 설탕이 배합된 커피 믹스는 1970년대에 처음 개발되었다. 커피 믹스는 식물성 크림이 개발되면서 크게 발전했고, 그 편의성으로 인해 국내 커피 시장의 확산과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추출과 건조 과정이 기술의 핵심

  

  인스턴트 커피는 강점과 약점을 두루 갖췄다. 원두 커피처럼 좋은 향미를 갖기는 어렵지만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고 손쉽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래에는 커피 제조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 과거보다는 훨씬 향미가 있는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인스턴트 커피 제조방법은 배합과 볶기, 분쇄까지 과정은 원두 커피와 다를 바가 없다. 볶은 원두는 즉시 상온에 냉각시켜 이물질을 제거하고 추출에 적합한 크기로 분쇄한다. 분쇄는 아주 잘게 하는 편인데 이는 커피액 추출시 물과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을 증가시켜 유효성분의 추출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공장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할 때 중요시 하는 것은 收率(수율:원재료를 투입해서 제품을 뽑아 내는 비율)이다. 수율을 높이기 위해 고온(100~180℃)과 고압(18기압 이하)에서 가용성 성분을 모두 뽑아 낸다.

  

  향기 성분들은 고온의 추출온도에서 손실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근래에는 향기 회수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고온․고압의 물로 원두에서 추출된 진한 커피액은 원심분리기를 통과하면서 불용성 고형물이 제거되고 기준 농도로 농축된다.

  

  농축한 커피액은 분무 건조기의 열풍으로 건조시켜 분말화한다. 이것이 분무건조 커피 공정이다. 이 분말을 다시 미세한 입자로 분쇄하고 분말을 스팀과 접촉시켜 엉기게 한 다음 건조 냉각을 통해 과립화하는 것이 그래뉼 커피다. 반면 동결건조 방식은 농축된 커피액을 영하 40도 정도의 초저온에서 동결시켜 얼음 조각 형태로 만들어 진공증발 건조기에서 건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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