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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도촬'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박영복(지호) 2005. 9. 19. 06:39

혹시 '도촬'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기성세대 중에 이 단어를 아신다면 그런대로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거나 세대간의 벽을 조금은 뛰어 넘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도촬의 뜻은 도둑촬영의 준말로써 남의 허락없이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 즉, 몰카와 유사한 말이고 몰촬이라고도 합니다. 요사이엔 기존 언론 보도에도 이 도촬(盜撮)이라는 표현이 종종 사용되기도 합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에 날로 벌어지는 언어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KBS가 공익적 오락 프로그램으로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Old&New’ 코너를 내 보내고 있습니다. 이 프로에 10대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들의 언어 가운데 기성세대가 알아 듣지 못하는 단어로 소개된 것이 앞서 말한 도촬입니다.

 

신세대들이 통신어,외계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이 우리말을 파괴한다는 기성세대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물론 그들의 일상 생활 가운데서도 이들 언어들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급기야 교육부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급 학교에 인터넷 언어 순화 교육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런 신세대 언어들은 전염성이 매우 빨라 어찌 손을 쓸 수 없는 형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 생성되는 언어 중 주류에 합류하지 못하는 것은 놔두면 저절로 사라진다'며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하지만 청소년들의 문자와 언어를 지배하는 이른바 신조어들을 들여다 보면 대개 표현이 거칠거나 단어의 심한 축약이나 변형으로 본래의 우리글을 심하게 왜곡하는 일이 많고 국적 불명의 글자체와 언어도 난무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그냥 수수방관만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이런 신조어나 소위 채팅어 등엔 불건전한 어원에서 출발한 비속어나 은어식의 표현들도 많은데 청소년들이 원래의 뜻도 모르며 이런말들을  즐겨 사용하면서 일반화 되는 것도 그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서 변화무쌍하고 정신없는 외계어는 빼고 어느정도 기성세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신조어들을 몇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열공=열심히 공부하자의 준말 / 까셈=욕설적 표현으로 '닥치세요'또는'엿먹으세요'

지대=제대로 , 최고라는 의미  / 즐=즐겁게라는 의미와 상대를 무시하는 복합적 의미

지름신=충동구매를 불러일으키는 가상의 신  /불펌=주인의 허락 없이 게시물을 퍼다 나르는 행위

출첵=출석체크  / 홍간다=10대들 사이에 반했다는 뜻

도촬=도둑촬영  / 샤방=환하게 미소짓다의 의태어

냉무=내용 없음  / 헐= 어이없을 때 쓰는 감탄사

뽀대나다=예쁘다  / 십빠빠 울랄=진짜 못생겼다

좆탕=좋다  / 찌질이=한심한 네티즌을 이르는 말(얼마전 임종석의원이 찌질이 표현을 썼다 혼쭐 났습니다)

뽀샵질=포토샵을 하고 있다의 준말  / OTL=엎드려 있는 사람을 이미지화 해서 좌절을 의미

 

그나마 들어본 듯 한 것들만 모아 놓았는데 얼마나들 알고 계신지요.

기성 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조블의 블로거들은 얼마나 적응하고 계신지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조블의 대표적 카툰 블로그 버팔로 블로그(김영석님) 포스트 중 하나 입니다.

자신의 집 개가 맞고 들어오자 개 주인은 '졸라' 외마디 말과 함께 묵사발난 이유를 묻습니다.

화백 블로거께선 요즘 신세대식 표현인 탄식조의 의미로 '졸라'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조블의 기성세대 블로거들은 '졸라'가 개 이름인 것으로 착각하는 댓글들을 많이 달았습니다.

(세대공감을 위해 기성세대도 적절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니 김영석 화백님과 블로거님들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졸라'를 신조어로 검색하면 이런 뜻이라고 합니다.

 

① <욕과 같이 쓰여>아주 화났음을 이르는 말.
② 아주 대단한 것을 보았을 때 하는 말.
예문: 이 물건은 [졸라/열라] 좋다. <네이버 검색>

 

신조어를 사용하는 그들이 해석해 놓은 뜻풀이 입니다.

이쯤되면 길거리에서 신세대 젊은이들이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들어 봤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한가지 예를 더 들자면 젊은 네티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들르면 이른바 채팅어로 분류되는 '존내'라는 단어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 단어의 어원은 얼마나 우리 사회가 욕설 문화에 무디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어원은 욕 "좆나" 입니다.
여기서 존나로 되었고, 비슷한 말인 열라 등이 생겨났죠.
그리고 존나 라는 말을 쓰면 어른들이 많이 잔소리 하시니까,
"존내" 라는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채팅어나 초딩어(..)쪽으로 분류되구요.
존내를 변형해서 줜내, 줜나 등으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원(좆나) 와는 다르게 이제는 "정말, 많이, 엄청, 너무" 등의 뜻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네이버 지식in>

 

신세대들이 만들어 내는 신조어들이 기상천외하고 재기발랄한 면도 있지만 이렇듯 본래 뜻을 왜곡 하거나 비속어를 양산하고 세대간의 단절감을 부추기는 등의 부정적인 면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인간 습성이 그렇듯 신세대들의 신조어도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에서 기존 언어의 파괴성과 자극성을 띨 수록 그 전파성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주류 언어가 아니고 금새 사라질 언어라도 그런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미건조함을 언어를 사용하는 주체들이 깨닫도록 기성세대가 신세대 언어에 대하여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