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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 ‘사오정·오륙도’…밀려난 그들…닥치는대로 일한다

박영복(지호) 2005. 5. 13. 16:04
50代 ‘사오정·오륙도’…밀려난 그들…닥치는대로 일한다

50대가 취업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50대 취업 증가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전체 평균 취업증가율의 8배를 넘었고 규모도 350만여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 같은 말이 나돌 정도로 50대는 정규 직장에서 어느 연령층보다 퇴출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명예퇴직 후 비정규직 등으로 재취업에 과감히 뛰어들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이 어느 때보다 높은 50대에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불안정한 일자리나 파트타임 등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나서는데다 50대 주부들까지 파출부 등의 취업전선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의 50대들이 얼마나 무거운 삶의 무게에 눌려사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현재 전체 취업자는 2257만6000명으로 1년전(2237만1000명)에 비해 0.9%가 늘어나는데 머물렀지만 50∼59세의 취업자는 같은 기간 325만7000명에서 350만3000명으로 무려 7.6%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4.6%에서 15.5%로 커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3월의 50대 취업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이런 수준의 높은 증가율은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로 50대 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지만 이들 연령대가 과거와 달리 활발하게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50대의 약진과 달리 나머지 연령층은 취업자 증가율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구직활동에 가장 활발히 나서야 할 20대 청년층이나 30대가 눈높이를 낮추지 못하고 오히려 취업증가율이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나머지 연령대별 취업증가율은 △15∼19세 0.6% △ 20대 -1.7% △30대 -1.7% △40대 1.5% △60세 이상 1.9% 등이었다.
50대의 취업증가율은 근년 들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1999년 1.5%,2000년 2.5%,2001년 2.1%,2002년 4.7%로 증가율이 상승하다가 2003년 2.4%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그러나 2004년 5.1%로 올라 선데 이어 올들어 7%대로 뛰어 올랐다. 50대 취업자의 규모도 98년에 월 평균 278만600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늘어나 2002년에는 309만8000명으로 300만명대를 넘어섰다. 또 2003년 317만4000명,2004년 333만4000명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박사는 "50대들이 취업시장에 재진입하더라도 자영업자가 아니라면 경비,주차요원 등 비교적 안정성이 떨어지거나 고용의 질이 낮은 서비스 업종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눈높이를 낮춰 재취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인생의 시기 중 50대에 들어가는 자녀 교육비 부담이 가장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2005년 노동통계'에 따르면 고졸자 취업률의 경우 1995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고교 신규 졸업자 가운데 상급학교 진학자와 군 입대자를 뺀 취업률은 60.1%(남성 56.9%,여성 63.0%)로 집계됐다.
비교적 구직이 잘 됐던 전문대 졸업자의 취업률도 2001년을 정점으로 2002년 80.7%,2003년 79.7%,지난해 77.2%로 3년 연속 하락했다.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 역시 2002년(60.7%)을 정점으로 2003년 59.2%,지난해 56.4%를 기록하는 등 하향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