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05-02-15 21:36]
국내 패션몰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패션몰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밀리오레’, ‘두타’, ‘프레야타운’ 등이 최악의 위기를 맞으며 패션몰산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패션몰이 처음 동대문에 태동한 98년 이후 초기엔 저가제품에 다양한 디자인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불야성을 이뤘다. 그러나 2001년 이후 패션몰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차별화에 실패했고 동대문의 의류제조업마저 무너지면서 내리막길이 지속됐다.
여기에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소비심리까지 밑바닥을 그리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으며 최악의 사양산업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상인들마저 패션몰을 떠날 조짐이어서 패션몰의 어려움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2월 제 2 분양에 들어간 두타는 1년이 지난 지금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두타는 13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내부 매장을 새롭게 개편하고 매장내 디자인 전문샵을 만드는 등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과는 대 참패로 끝났다.
겉 모습은 화려하게 치장됐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니즈와 국내경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대문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도 2000년 30만명에서 현재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핵심매장인 2·7층 상인중 15% 이상이 재계약을 포기했고 상가를 떠나려는 상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두타내 숙녀복을 운영하는 전차인(분양받은 점포를 임차해 사용하는 상인) A씨는 “제 2 분양 이후 초기엔 사람들이 붐볐다”며 “그러나 지금은 재래시장과 별 차이가 없고 단순히 상가를 모아놓은 쇼핑몰 형태에 불과해 갈수록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타측은 늘어나는 공실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디자인샵을 만든다는 임시적인 방편을 세워놓고 있지만 떠나려는 상인들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7층 혼수용품점과 전자랜드 등은 이미 계약을 포기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엔 두산그룹이 수익성 없는 두타를 접을 것이란 설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밀리오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신촌역사에 올인하고 있는 밀리오레는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갈수록 문제가 꼬이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온 밀리오레 대구점과 광주점이 아직 해결이 나지 않아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밀리오레는 패션몰이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들은 “내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무언가 대대적인 변화없이는 패션몰이 살아남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