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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와 철학의 최고봉 베이징대학

박영복(지호) 2005. 5. 7. 14:41
중국 역사와 철학의 최고봉 베이징대학
 

중국은 대학별로 유명한 분야가 있다. 경제분야는 런민대, 공학분야는 칭화대, 역사ㆍ철학분야는 베이징대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베이징 대학은 그 이름만으로도 중국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특히 역사학과와 철학과 등 인문학부는 최고봉으로 군림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부터 100여 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베이징대학를 찾아가 본다.

 

겨울이면 베이징 대학은 수북이 쌓인 눈과 함께 그 해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이 함께 묻히곤 한다. 다시 이듬 해 봄이 되어 꽃이 피면서 학교에도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진다. 1898년 경사대학당(京師大學堂)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중국 최초의 종합대학으로 탄생한 베이징대학은 올해로 106번째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인문학을 중심으로 수업과 연구를 위주로 하는 종합대학으로 변모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인 1952년, 전국 고등교육기관의 단과대학과 학과 재조정이 되면서부터다. 지난 1998년 100주년 기념식에서 ‘현대화 실현을 위해 세계적인 수준의 일류 대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그 뒤 2000년 기존의 베이징의과대학과 합병하면서 최고 권위의 종합대학으로 거듭났다.

베이징시의 서쪽에 자리한 베이징대학은 총면적 270만 7853 평방미터의 규모로 교직원 1만 7203명, 학생수만 해도 3만 6982명에 이른다. 현재 155개 박사과정과 177개 석사과정, 본과 86개, 전공 139개로 나뉘어져 중국 최고의 석학들을 길러내고 있다.

“철학은 베이징대가 가장 유명해요”

 

각 고등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보통 5시 30분 정도에 일어나 6시 30~50분 정도에 수업을 시작해 저녁 10시 30분에 이르러서야 수업을 마친다고 한다. 이 시간 외에도 각자 또 공부를 한다고 하니 중국 고등학생들의 생활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 모두 자신의 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역사상 유명한 학자들도 많이 배출되었고, 현재 당의 최고 위원들 중에 선배들이 많다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또 최초의 마르크스주의가 전파된 곳이기도 하다.

철학학부는 종교학, 논리학, 철학 등 3개의 본과로 나뉜다. 과가 나누어지기 전인 1학년 때에는 수리논리, 철학도론, 고대한어 등 전반적인 학문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한편 마오쩌둥 사상(학교 전체필수), 영어, 컴퓨터, 체육 등 교양과목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한 학년에 유학생 비율은 1/5 정도 되는데 교류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구성원끼리의 우정도 남달라 자주 만나 운동도 함께 하고 학업적인 면에서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고.

1914년 처음으로 베이징대에 철학부가 설립되었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철학관련 도서나 각 학교에서 쓰는 교재들 대부분은 베이징대에서 출간한 것들이다. 철학학부 교수진들이 작성한 논문들은 중국철학 발전의 큰 원동력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국제관계학부입니다”

 

한국에서 1년 정도 중국어 학원을 다닌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에 왔다고 한다. 처음 6개월은 베이징사범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베이징대 예비반에서 1년간 공부를 한 뒤 본과에 진학했다. 현재는 1학년으로 정치학원리, 중국정치개론, 모택동 사상, 한어, 유학생 영어, 컴퓨터 등을 배우고 있다. 사투리가 심한 교수도 없고, 수업할 내용을 교수 개인 홈페이지에 미리 올려 놓는 등 유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남달라 수업을 받는 것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또 학과 내에 한 명의 유학생에게 두 명의 중국학생이 공부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많은 보탬이 된다고. 중국학생 6개 조와 한국학생 2개 조로 나눠 토론대회를 가진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중국학생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한국문화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유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국제관계학부는 2학년 때 국제정치학과, 외교학과, 국제관계와경제학과 등 3개로 나눠진다. 외교관의 꿈을 안고 외교학과에 지원한 오방혁 군은 국제 관계를 볼 때 중국과 미국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행을 결심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베이징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외무고시를 통과해 외교관이나 기업체에 들어가 국제사업팀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또 미국 워싱턴에 있는 통일 연구소에서도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되든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