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국의 대통령, 총리와 그 대리인 등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 매우 비정상적인 회의를 하는 곳이 바로 핵안보정상회의다. 인류가 겪는 핵 위기는 지난 해 후쿠시마 핵재앙을 비롯한 이른바 '핵클럽'의 가공할만한 핵무장이다. 그러니 현실을 솔직하게 볼 능력이 있다면 정상들은 이들 핵클럽들의 핵군비 감축과 핵발전의 비확산을 논의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들은 엉뚱하게도 '테러리스트들의 핵물질 확보를 차단하고, 핵시설 공격에 대한 안전대책'을 주로 논의한다. 구체적으로는 북한과 이란 등 만만한 상대를 골라 '조지면서' 마치 자신들이 평화의 사도인 양 깔대기를 들이댄다. 뒷구멍으로는 핵 마케팅에 열올리면서 말이다.
북한의 핵무장 능력은 여전히 의심스런 수준이고, 이란의 위협 이전에 이스라엘의 위협이 현실적인 문제다. 핵클럽의 핵은 자위용인데 북한, 이란의 핵은 공격용이라니 도대체 누가 그렇게 판정했는가? 걸리버가 보았다면 제국주의적 이중 기준을 부러 눈감는 국제 바보라 이름 붙이지 않을까? 따라서 이 정상들의 비정상 회의는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는 핵안보 '먼산'회의로 이름 붙이는 게 타당하다.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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