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국민들이 싫어하는 조건을 한 가지씩, 도합 네 가지를 갖고 있는 의원이다.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음을 명심해라.
세상은 왜! 몸싸움 의원을 싫어하는가? 세상은 왜! 돌격대 의원을 싫어하는가? 세상은 왜! 성희롱 의원을 싫어하는가? 세상은 왜! 뇌물 의원을 싫어하는가? 자, 이 세상에 오해받고 사는 의원들에게 바친다. 제발 오해하지마.
몸싸움 의원 나보고 몸싸움만 잘한다고! 텔레비전 뉴스에서 내가 만날 몸싸움만 하는 걸 봐서 몸싸움만 하는 줄 아는데, 나는 말싸움도 잘해. 왜 그래. 또 눈싸움도 잘해. 내 눈 봐. 번개가 쳐도 눈 한 번 깜박 안 해. 왜 그러는 줄 알아. 내 눈에는 뵈는 게 없어. 그러니까, 의원들 보고 몸싸움만 잘한다고 그러지마. 그건 오해야. 나, 마음은 언제나 신사 의원이야.
돌격대 의원 나보고 만날 청기와를 위해 돌격만 한다고 그러는데, 그건 오해야. 요즘 그쪽에서 뭐라고 해도 눈도 깜짝 안 해. 왜냐, 정권말이거든. 그러니까 돌격대라고 오해하지마. 참, 오늘 우리 비대위원장님을 위해 돌격해야 할 일이 뭐가 있나?
성희롱 의원 오해하지마. 내 별명이 성희롱 하나만 있는 거 아니야. 다른 별명 하나만 가르쳐주지. 난 화성인이야.
뇌물 의원 오해하지마. 내가 뇌물을 받은 게 아니야. 우리 비서가 받았어. 그리고 뇌물을 저쪽 수장이 준 것으로 아는 모양인데, 저쪽 비서가 준 것이야. 비서들끼리만 오간 것이니까, 제발 오해하지마. 나, 마음은 청렴 의원이야.
개그콘서트에는 ‘네 가지’라는 코너가 있다. 여성들이 싫어하는 네 가지 특성을 가진 남자들이 모든 것은 오해라고 변명하는 것이다. 공천을 코앞에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에게 이들처럼 “그건 오해야”라고 외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듣는 사람에게는 개그처럼 들리니 어떡해야 할까?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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