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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사시겠다는 아버님을 억지로 모셨습니다.
- 늙은이가 너희들 짐만 되고 눈치가 보이는 구나
아버님은 마지못해 따라 오시면서 한숨을 쉬셨습니다.
없는 반찬이라도 신경 써서 정성껏 차려드리면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 미안 해 하십니다.
가끔씩 고기반찬이나 맛있는 거 해드리면 안 먹고 두셨다가 남편 오면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일부러 드시지도 않구요.
하루는 장보고 왔는데 점심 드시고 설거지하시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말렸더니
괜찮다며 끝까지 다 하시는 거예요.
아버님 마음을 왜 제가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이시니 그렇게 행동하시는 거 압니다.
그래서 제 마음이 더 아픕니다.
남편이 저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 쓰시고 모아 두었다가
제 용돈과 손자 과자 사주라고 도로 주십니다.
며칠 전 이웃집 아주머니가 아버님이 길거리에서 유모차에
박스를 수거해서 가시는 거 보고 저한테 알려주셨어요.
제가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친정아버지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버님까지 그러시니,
정말 미안하고 죄송해요.
- 아버님, 저에게 미안해서 그러시지요?
아버님이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아버님은 오히려 제 어깨를 만지면서 “고맙다, 아가야” 말씀하시잖아요.
아버님 살아 생전에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제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저도,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었을거예요.
저 아버님 싫어하지 않아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아버님 사랑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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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타임스 프런티어타임스 기자)3Dfrontier@frontiertimes.co.kr">frontier@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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