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오늘 아침도 일찍 일어나셔서 친구 분들 메일 확인하시고 계시죠?
그중에 오늘은 제 메일도 한통 끼었네요. ㅋㅋㅋ
그동안 어머님이 컴퓨터를 배우시느라 힘드셨죠?
하지만 한편으론 아주 즐거워하시는 표정이세요.
어머님.
오늘은 제 서운했던 속내를 메일로 띄웁니다.
어제 전화한 김에 말씀 드리려다가 아무래도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했어요.
설마 버릇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 아니죠?
정말 괜찮죠? ㅋㅋㅋ
그제 새벽에 찬주 애비가 술이 고주망태가 되어 쓰러지듯 들어와
한바탕 난리친 거, 벌써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심지어 와이셔츠에 여자 루주까지 묻혀서...
제가 세세한 상황을 전화로 말씀드렸잖아요.
그때 어머님 말씀이
“얘. 남자들 사회생활하다 보면 가끔 그럴 수도 있단다. 그까짓 거 가지고 뭘 그렇게 신경 썼니?“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저에게 무안을 주셨을 때
저는 솔직히 숨이 칵 막히고 울컥했었어요.
어제 밤 저는 한잠도 못 잤어요.
생각할수록 가슴이 뛰어서 자리에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와 꼬박 밤을 새웠어요.
그렇게 말씀하신 어머님이 남편보다 더 야속하고 원망스럽기조차 했었어요.
같은 여자 입장인데도 어쩜 저렇게 말씀하시나?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구나하고 하구요.
어머님 말씀대로 제가 속이 좁은 거 맞죠?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왜냐구요?
가슴 속으로 꽁하고 막혔던 말을 이렇게 메일로 어머님께 시원하게 쏟아버리니까 가슴이 뻥 뚫어졌거든요.
어머님도 여자분 이시니까 사실은 제 마음 충분히 이해하실거라 믿어요.
메일로 이런 말 할 수 있어서 참 좋은데요.
어머님이 미워지고 야속할 때 또 메일 드릴게요.
어머님 웃으세요.
제가 철이 없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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