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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과 신장 합병증

박영복(지호) 2009. 9. 9. 08:24

당뇨병과 신장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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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가 인공신장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당뇨병은 물과 음식을 많이 먹으며 소변량도 많은 병이어서, 신장 기능이 나빠 피를 신장 대신 걸러 주는 치료법인 인공신장 치료와는 별반 관련이 없을 성싶기 때문이다.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동원하여 생각해 보더라도, 소변량이 많은 당뇨병 초기 증세가 지나치다보니 종국에 가서는 소변량이 줄어드는 신장 합병증이 생길 수 있겠구나 하고 추측할 뿐일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과 신장병 사이에는 여러 원인과 결과가 얽혀 있다.

당뇨병은 피 속에 포도당이 높아져 이에 따른 각종 합병증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 중에서 신장 합병증은 중요한 당뇨병 합병증 가운데 하나이다. 혈액 투석 또는 복막 투석 등의 인공신장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상당 부분이 바로 당뇨병에 의한 신장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가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당뇨병성 신증 환자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인공신장 치료 환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당뇨병 합병증을 꼽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모든 당뇨병 환자의 5~10%에서 생길 수 있으므로 항상 유의해야 하는데,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


우선 혈당과 고혈압을 정상화시킨다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조절할수록 신장 합병증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그 다음은 혈압 조절이다. 당뇨병 환자의 약 30~40%에서는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데 고혈압만 있을 때도 신장 합병증이 있을 수 있지만, 당뇨병과 고혈압이 같이 있을 때는 신장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 동반된 고혈압은 더욱 철저히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인 경우에는 확장기 140mmHg, 이완기 90mmHg를 기준으로 하여 치료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은 130/70mmHg까지 낮추도록 하고 있다. 필요할 때는 약물 치료를 할 수도 있지만, 우선 소금 섭취량을 줄이고 과체중일 때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 합병증이 생기는 초기에는 거의 증세가 없으며 다만 소변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소변에서 미소량의 알부민이 나오기 시작하면 신장 합병증의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는데, 역시 증세가 없으며 보통의 소변 검사로는 이상을 찾을 수가 없어 미세 알부민을 확인할 수 있는 특수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미세 알부민뇨가 생겼어도 적극적인 노력을 하면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육류를 제한하여 단백질 섭취량을 하루 40~60g 정도로 줄이는 저단백 식사요법과 안지오텐신전환 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더 이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으며, 현재 상태보다 호전을 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장 기능이 계속 악화되어 전신부종과 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때는 이뇨제와 혈압 강하제를 사용하여 부종과 혈압 치료를 적절히 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악화되었다고 하여 치료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따라서 꾸준한 약물 치료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길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치료법을 사용해야 한다
일상 생활을 수행할 수 없거나, 체중 감소 또는 고혈압이 악화되는 등 약물 치료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상태일 때는 인공신장 또는 신장이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시력 감퇴와 심장 기능의 악화로 호흡 곤란증이 심할 때는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 이 치료법을 써야 한다. 인공신장으로는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법이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와 가정 환경 등을 고려하여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신장 이식술은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나, 6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당뇨병 환자에서는 신장 이식술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신장 치료법에 비하여 생활의 질이 좀 더 좋을 것이라는‘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자체에 의한 신장 기능 저하는 10년 이상 경과하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합병증에 속하지만,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는 비뇨생식기계에 여러 형태의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여성에서는 외부생식기 주위에 심한 가려움증이 있을 수 있는데, 혈당 조절이 잘 될 때는 증상이 감쪽같이 없어지다가도 당뇨병이 악화되면 가려움증이 재발된다.

소변에 포도당이 많아지면 세균에 먹이를 제공하는 상황이 된다. 외부에서 번식을 시작한 세균이 요도를 거쳐 방광에 이르게 되어 결국 방광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방광염이 잘 일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방광 기능 저하 때문이다. 방광을 수축하여 배뇨시키는 능력은 신경 기능이 온전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당뇨병이 진행되면 신경 합병증이 동반되는 때가 많아져 방광 수축 능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방광에 소변이 차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배뇨 후에는 잔뇨가 방광에 남게되어 세균 번식이 용이하게 된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당뇨병 환자에서는 외부생식기를 경위하여 요로 전반에 걸쳐서 세균 감염이 쉽게 생긴다. 이에 대한 예방으로 혈당 조절을 철저히 해야 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방광 수축 기능이 약해져 있음이 증명되면 이를 강화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약물 사용, 방광 내에 잔뇨를 없애는 조치, 일정한 시간을 맞추어 배뇨하는 습관 등을 통하여 방광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염증이 생기면 빠른 시일 내에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

일단 당뇨병이 생기면 이에 동반되는 신장 합병증은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는 유전적 영향도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유전적 영향은 어떠한 치료법으로도 개선하기 어려운 문제다. 따라서 의학적인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한 문제들을 철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이므로 개선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혈압을 정상화 시키는 치료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외에도 조심해야 될 일이 많지만 혈당과 혈압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합병증이 없을 때는 협병증이 안 생기도록 노력해야 되지만, 일단 합병증이 생겨도 치료하는 노력을 계속하면 합병증의 진행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사실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