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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100만불 뇌물 이야기

박영복(지호) 2009. 7. 27. 06:27

청와대의 100만불 뇌물 이야기
 
 지난날 몇몇 어물쩍 한 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막대한 액수의 뇌물을 은밀하게 받아챙긴 사실은 국민의 뇌리에 아직도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100만불 짜리 뇌물 이야기가 최근에 새로 나와 고 노무현 대통령에 엉킨 100만불 뇌물과 대조를 이루어 시중애서 재미나는 화제가 되고 있다.

박정회 대통령의 뇌물 이야기는 월남전이 한창이던 40여년 전에 한국 정부가 M16 자동 소총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미국의 맥도날드 다글라스 회사에서 당시 중역으로 있던 데이빗 심프슨 씨가 최근에 발간한 회고록에서 나왔다. 이 회고록 중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한 기사(향토지 ‘북청소식’ 2009년 5월호)를 여기에 전재한다.

내가 청와대에서 비서관의 안내를 받아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난 첫 인상은 일국의 통치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소박하고 격식이 없었다. 집무실 테이블에는 부채와 파리채가 놓여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느꺼지던 대통령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볼 때 그 눈빛이 나를 압도하는 듯했다. 대통령은 밖으로 나가는 비서관에게 손님이 오셨으니 에어컨을 잠시라도 틀어놓으라고 지시했다.

나는 대통령애개 M16 소총을 저희 회사로부터 수입하기로 결정 한데 대해 감사드리며 회사에서 마련한 100만불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대통령 앞에 내밀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눈을 잠시 지긋이 감고 무언가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대통령이 오해라도 하는가 싶어 이러한 사례금은 우리 회사에서 관례적으로 드리는 것이니 부담 없이 받아달라고 말씀 드렸다.

이윽고 대통령은 “이 돈을 정말 내게 주는 거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대통령은 “이 돈은 이제 내것이니 내 뜻대로 쓰겠오”하면서 그 봉투를 도로 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이 돈으로 100만불어치 M16 소총을 사겠오”라고 결연히 말한 다음 “우리는 외화를 벌기 위해 우리 젊은이들이 독일에서, 중동에서 땀 흘리고 있는 처지에서 이 100만불은 정말로 귀한 돈이니 옳게 써야 하겠오”고 목멘듯이 말했다. 이날 만난 박정희 대통령은 내가 이제까지 무기 구입에 대한 사례금을 전달하고자 만난 세계 여러 나라의 대통령과는 전연 다른 면모를 보였다고 심프슨 씨는 회고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화장실의 물도 아끼고자 변기의 물탱크에 벽돌을 놓았다는 소문은 이미 들었으나 부채와 파리채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들었다. 삼복 더위에도 에어콘을 끄고 창문을 열어 놓았으니 부채와 파리채가 항상 옆에 있었던 모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이러한 생활철학이 가난에 시달리던 조국을 근대화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이루어진 뇌물도 각양각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