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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한국타운, 신종플루 발병 현장 상황

박영복(지호) 2009. 7. 3. 08:11

베이징 한국타운, 신종플루 발병 현장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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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플루가 발생하자 교문을 닫고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는 난후중위안초등학교
 
중국 베이징의 한인타운인 왕징(望京)지역에서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왕징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오후 2시경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난후중위안(南湖中园)초등학교는 교내로 통하는 모든 문을 폐쇄한 상태였다. 간간히 학교 관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출입을 할 뿐이다.

학교 주변에는 베이징시 위생국에서 나온 의사와 간호사들이 임시진료소을 만들어 놓고 신종플루 예방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간단한 검진도 했다.

지역 시민들은 신종플루 환자 발생에 대해 굳게 입을 닫았다. 특히 언론매체 관계자들이 인터뷰를 시도하거나 관련 내용을 물으면 자신은 아는 게 없으니 묻지 말라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촬영 기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면 취재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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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매체의 취재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지역 주민의 모습

어렵게 입을 연 한 주민은 30일 저녁 9시 베이징시질병예방통제국 차량과 120응급차가 학교에 도착했고, 약 7명의 학생들을 구급차에 태워 어디론가 떠났다. 이후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들이 몇 대의 버스에 나눠 탔다. 이들은 새벽이 돼서야 현장을 완전히 정리됐다.

1일 오전 10시 30분경 ‘위험물품운반차량’이라고 쓰인 차량이 학교로 들어갔다. 이후 관계자들이 몇 개의 폐기물품을 차에 싣고 현장을 떠났다. 학교 전체와 인근 도로를 소독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신종플루가 발생한 학교 주변 상인과 시민들은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신종플루 확산에 대해 걱정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문제가 있겠냐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 상점 주인은 "사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아이들의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또한 "신종플루가 발생된 학교가 아파트 단지내에 있어 주민들이 확산을 걱정하고 있다"며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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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진료소를 찾아 체온을 측정받고 있는 한 주민의 모습
 
실제로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 간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주민들을 목격할 수 있었으며, 임시진료소를 찾아 예방법이 적힌 홍보물을 받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또한 학교 주변의 게시판에 신종플루에 대한 각종 홍보물이 붙어져 있었다.


이번에 신종플루가 발생한 초등학교에는 부속 유치원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유치원은 1일 오전까지 정상수업을 강행해 학부모들이 불안감은 더했다. 임시진료소 관계자는 "오늘 오전 해당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를 둔 할아버지가 이곳으로 찾아와 신종플루 증상과 예방법 등을 확인하고 갔다"고 밝혔다.

베이징시위생국에 따르면 신종플루 확진 환자 7명을 인근 병원에 격리 치료 중이며,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생들과 접촉한 93명의 학생과 20명의 교사, 41명의 학부모 등은 인근 호텔에 격리해 전염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 

현재 난후중위안초등학교은 예정돼 있던 기말고사를 취소하고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는 17일로 예정된 방학을 앞당겨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