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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스탠다드의 야심

박영복(지호) 2009. 3. 23. 12:31

차이나스탠다드의 야심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는?
 답은 두 곳입니다.가입자수와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이,매출액으로 보면 영국의 보다폰이 세계 1위의 이동통신업체입니다.

 차이나모바일이 최대 시련에 봉착해있습니다.3세대(3G) 이동통신 때문입니다.중국은 연초 3개 통신사업자에 3G 이통 라이센스를 발급했습니다.그런데 차이나모바일이 채택한 기술이 가장 검증이 안된 기술입니다.중국이 독자개발한 TD-SCDMA가 그것입니다.유럽에서 상용화된 WCDMA는 차이나유니콤이,미국과 한국에서 먼저 사용된 CDMA2000은 차이나텔레콤이 채택하기로 했습니다.차이나모바일은 당초 TD-SCDMA를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기술이 가장 검증안돼있어 3G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베이징의 시장조사기관인 BDA에 따르면 오는 2013년까지 차이나모바일은 3G 가입자를 4950만명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은 각각 5570만명과,1억4200만명의 3G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하지만 중국이 독자개발한 기술을 널리 보급하길 원하는 중국 정부는 차이나모바일의 반발을 무시했습니다.중국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75%인 4억6390만명을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을 통해서야 ‘차이나스탠다드’를 꽃 피울 수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차이나모바일의 총수인 왕젠저우 회장이 얼마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에게 공동 연구개발(R&D) 투자를 제안했다”고 밝힌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FT에 따르면 왕 회장은 3G 이동통신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노키아와 삼성, LG, 소니에릭슨 등에 공동 투자를 제안했고 이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였습니다.통신사업자가 휴대폰업체의 기술개발에 자금을 대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그만큼 차이나모바일의 다급함이 읽힙니다.TD-SCDMA를 차이나스탠다드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이기도합니다.차이나모바일은 TD-SCDMA로 3G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재 40여 종의 TD-SCDMA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으나 이를 크게 늘리고 동시에 3G와 2G 모두 이용 가능한 휴대폰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TD-SCDMA에 대한 애착은 대단합니다.2003년부터 3G 이통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설이 돌았지만 계속 미뤄져 온 것도 TD-SCDMA가 상용화될 만큼의 기술수준이 되기를 기다렸기 때문입니다.그런 상황에서 TD-SCDMA 기술이 차츰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다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는 연초 이통 라이센스를 발급했습니다.중국은 이미 ITU를 통해 TD-SCDMA를 다른 이통기술과 함께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은 상태입니다.여기서 나아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표준으로 인정받고 싶어합니다.선진국에 로열티를 내는 기술종속 시대를 마감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바로 TD-SCDMA 전략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중국이 대만에 TD-SCDMA 이통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중화권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TD-SCDMA를 중국을 넘어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야심이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