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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제법 깊어간다. 하지만 유난히 인색한 눈 탓에 겨울 맛이 덜하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법. 전북지역에 폭설이 내렸다는 반가운 소식에 무주로 갔다. 덕유산에 눈꽃이 피었다. 눈꽃은 철쭉과 주목군락, 구상나무에 피고 덕유산을 품은 백두대간 자락도 순백의 물결이 연봉을 따라 요동친다. 설국(雪國)이다. 청량한 겨울하늘과 은빛 물결, 가지마다 새하얀 눈꽃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태초부터 한 몸인 듯 황홀하다. 어디 그뿐인가. 조물주가 내린 빙화와 상고대 또한 겨울산의 운치를 더해주니 선유(仙遊)의 세상이 따로 없다. 백두대간 연봉 사이로 불끈 치솟는 일출의 장관은 서둘러 발품을 판 자의 몫이다.
덕유산.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고봉은 향적봉(해발 1614m).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높다.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무풍면의 삼봉산(1254m)에서 시작해 대봉(1300m)·덕유평전(1480m)·중봉(1594m)·무룡산(1492m)·삿갓봉(1410m) 등 해발고도 13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솟아 일명 덕유산맥으로 부른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등반은 무주구천동 삼공리에서 산행을 시작해 백련사를 거쳐 오르는 게 기본 코스. 9㎞에 이르는 등반길은 왕복 7시간 거리다.
백련사까지 길은 순탄하다. 비파담과 구월담 등 구천동계곡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백련사는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숨어 지냈던 곳. 108번뇌를 상징하는 108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다.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는 난코스다. 겨울산행의 매서운 맛이 절로 느껴진다. 가족을 동반한 산행이라면 향적봉 아래 설천봉까지 무주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출발지점은 무주리조트 내 설천하우스 옆. 2671m를 단 15분 만에 오른다. 해발 1525m의 설천봉 정상 휴게소를 지나 왼쪽으로 50m쯤 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다.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험하지 않지만 눈길이라는 점을 감안해 아이젠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등산로 입구에서 조금 오르면 일명 ‘돼지코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서 있다. 밑동 가지를 잘라낸 모습이 꼭 돼지코를 닮았다. 올해가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라고 하니 한해의 소원을 빌어볼 만하다.
폭설이 내려앉은 덕유산은 솜이불을 덮은 듯 온통 새하얗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나무계단을 따라 줄곧 눈꽃터널이 이어진다. 겨울 햇살에 눈밭은 보석처럼 영롱하고, 잎을 털어낸 앙상한 가지에 피어난 새하얀 눈꽃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나뭇가지에 눈이 쌓이면 설화요, 얼음 알갱이가 매달리면 빙화다. 공기 중 수분이 나무에 달라붙어 얼면 상고대다. 덕유산은 남부지방에 위치하지만 서해의 습한 대기가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많은 눈을 뿌린다. 게다가 서쪽 가파른 산굽이를 휘돌아 흐르는 금강의 물안개가 찬 공기를 만나 얼어붙는 상고대는 지리산이나 오대산에 견줄 만하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늦은 걸음으로 30분 거리. 정상에 오르면 매서운 북풍에 몸이 휘청거린다. 능선을 따라 하얗게 늘어선 눈꽃이 아침햇살을 받아 눈부시다. 중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 정상은 공간이 넓고 시야가 훤하다. 주변 산봉우리들을 발아래 둔다. 동틀 무렵,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백두대간의 첩첩 산릉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은 압권이다.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가야봉, 적성산, 속리산, 마이산이 마치 손끝에 닿을 듯하다. 발밑에 운해라도 끼는 날이면 신산에 와 있는 듯 몽롱하다. 남쪽 중계탑 밑은 거목이 반기고, 동쪽 100m 아래 주목군락지를 지나면 향적봉 대피소다.
생긴 모습도 제각각인 눈꽃과 빙화, 상고대가 한 몸을 이루고 운해 사이의 거봉 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일출의 장관은 덕유산을 겨울명산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향적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설천봉 휴게소에 들러 즐기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 또한 겨울산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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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리조에서는 덕유산 설천봉(1520m)까지 곤돌라를 운영, 15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설천봉은 국내 최장 길이 슬로프인 실크로드의 시작점. 여기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도 30분이면 충분하다.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이 길은 나무에 쌓인 눈이 터널을 만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게다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과 구상나무, 철쭉군락이 만들어낸 눈꽃과 상고대는 덕유산이 자랑하는 절경 중 절경. 특히 설천봉 정상 휴게소에는 장작난로를 곁에 두고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와 간단한 식사를 겸할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도로 제격이다.
설천봉은 곤돌라(어른 1만1000원, 어린이 8000원)를 이용해 오르는 방법과 코러스와 하모니리프트를 갈아타고 오르는 두 가지다.
한편 무주리조트는 올시즌 더욱 알뜰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40여개 도시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일일스키패키지는 왕복 셔틀버스, 리프트권, 렌탈, 식사, 스키스쿨 등으로 짜여 있으며 전 품목 30% 할인된 획기적인 상품이다. 또 무주리조트 홈페이지에 사이버회원으로 가입하면 리프트 및 렌탈권을 2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단체 연수 및 MT 등의 고객을 위해 마련한 국민호텔 주중패키지(5인 기준 51만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올겨울 무주리조트만의 특별함은 다양하다. 가족호텔 세솔동 1층에 자리한 세솔동 사우나&POOL은 이곳의 이색 명소로 서역기행 슬로프 바로 옆에 위치해 눈밭에서 즐기는 노천욕의 재미가 쏠쏠하다. 프랑스 출신 장 이브 블롱도 선수가 선보이는 버기 스키(Buggy Ski)와 에어보드(Air board) 또한 무주리조트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063)322-9000
〈윤대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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