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휴식/좋은글,그림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박영복(지호) 2006. 2. 26. 16:18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픈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것이다.

'모든 것이, 마치 태어나고 죽는 모든 것이 그렇듯,
예기치 않은 모든 사고와
 만남과 사랑 혹은 한 인간의 성장이 그렇듯,
모든 것이 그저 운명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요.'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많이 망설이다가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정말로 부질없는 질문이라고...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