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부간의 널뛰기다. 아니 힘겨루기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뛰기에서 이겨야만 한다.
그것은 곧 인간승리(?)다.
시어머니가 힘차게 내려 밟으면 며느리는 하늘로 뛰어 오른다.
마치 춤을 추듯이...
그러나 며느리는 중심을 잡지 못해 금방이라도 널에서 떨어질 것 같이 아슬아슬하다.
이번엔 며느리 차례다.
있는 힘을 다해서 널을 밟는다.
시어머니는 휘청휘청 거리면서 하늘로 나른다.
저러다가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치지나 않을까?
널 중심에 앉아있는 남자는 차마 눈을 뜨고 쳐다볼 수가 없다.
그대로 쥐죽은 듯 쭈그리고 앉은 체 눈을 감는다.
두 여인네의 거친 숨소리만 남자의 심장 속을 거칠게 파고든다.
남자, 그는 바로 시어머니의 아들이며, 며느리의 남편이다.
나는 화가다.
시어머니를 그린다. 또 며느리를 그린다.
그렸다가 지우고 또 그렸다가 지우고 아무리 고쳐 그려도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친정엄마처럼 그릴 수 없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딸처럼 그릴 수가 없다.
왜 일까?
내 실력이 모자라는지, 아니면 화필이 무뎌서인지 정말 닮게는 그릴수가 없다.
붓을 꺾어야 할 모양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손사래 치면서 나를 말린다.
세계의 어느 천재화가라도 고부간의 다정스러운 그림만은 그릴 수 없다고 한다.
피카소, 레오 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앙리 마티스... 그들이 그렸어도 마찬가지란다.
하물며 이름조차 없는 무명화가인 내가 그리겠다고 나서는 자체가
분수를 모르는 만용인 것을 왜 모르고 있었는지...
고부간의 화해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다.
끝까지 걸어가도 합해질 수 없는 기찻길 선로와 같다.
지금 그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인생의 끝까지 가는 길이 최선의 길이다.
그리하여 세상의 남편들에게 말한다.
부디 널의 중심에서 떨어지지 말고 중심 잡아 잘 지내라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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