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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생존자 수천명 이틀째 떨며 밤새

박영복(지호) 2010. 4. 16. 11:41

중국 지진생존자 수천명 이틀째 떨며 밤새

  • 인교준 홍제성 특파원 =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자치주 위수현에서 14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16일 오전 현재 1천명을 넘었다.

    위수장족자치주 재해당국은 지금까지 사망자는 760명, 실종자는 243명, 부상자는 1만1천47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대부분이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주택이 무너지면서 그 잔해에 깔린 것으로 보여 실제 인명피해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원 산하 민정부의 저우밍 재해대책본부 주임은 강진과 잇단 수백여차례의 여진으로 1만5천채의 가옥이 파괴됐고 10만여명의 이재민이 생겼다고 밝혔다.

    특히 14일에 이어 15일 밤에도 위수현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강풍이 몰아친데다 텐트와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이 여전히 부족해 생존자 수천명은 이틀째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면서 밤을 새야 했다.

    지진 이후 붕괴됐던 위수현 주변 도로 일부가 복구되기는 했지만 위수현으로 통하는 길이 원활하지는 않아 구조대와 의료진 진입은 물론 물자 공급도 어려운 상태다.

    현지 지진지휘대책본부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 등에 따른 전력공급 차단과 통신두절 사태가 일부 해소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높은 산과 험한 계곡으로 둘러싸인 위수현은 여전히 물자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구조 작업도 원활하지 못하다. 여전히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조에 참가한 라마 승려인 누메 도르제는 “두 손 외에는 장비가 없어 어렵다”며 “그러나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으며 교대로 잠을 자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 인민해방군 등에서 파견된 구조대는 물론 구조견도 위수현이 4천m이상의 고지대인 탓에 고산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만도 1만1천여명에 달하면서 의료시설과 의약품 부족도 여전하다. 특히 의료진은 밀려드는 부상자 치료에 이틀 밤을 뜬눈으로 새우는 등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수현 인민병원장인 한후이잉은 “의료진 260명이 쉴 곳이 없으며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먹을 게 없어 비스켓으로 한끼 식사를 떼우기도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진발생 사흘째인 이날 현지 재해대책본부는 지진 발생후 72시간이 지나면 생존자 구조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인명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위수현 현장에 도착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생존자 구조가 가장 중요하다.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며 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고 구조작업을 독려했다.

    원 총리는 인명구조 현장은 물론 부상자가 입원중인 천막 병실 등을 둘러보며 생존자들을 격려하는 등 민심을 어루만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오는 22~25일 브루나이와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하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12∼13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와 미.중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남미 방문길에 올랐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위수현 지진 수습을 위해 14∼17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2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고 15일 오후 11시30분 귀국길에 올랐다.

    후 주석은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칭하이성 위수현 지진은 한마디로 ’대재난’”이라며 “그것이 바로 내가 (향후 일정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광둥(廣東), 쓰촨(四川), 깐수(甘肅), 윈난(雲南)성 등 중국 전역에서 구조대와 의료진 파견이 줄을 잇고 있으며 기업체와 개인의 성금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외국의 구조 의료 지원과 물적 지원은 꺼리고 있으며 금전적 지원은 용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