度 넘은 ‘鄭 때리기’
대정부질문 이틀째… 野·친박 鄭총리 맹공 |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정부 질문에서 이구동성으로 정운찬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의원들의 공세는 도(度)를 넘어 인신공격에 가까웠으며 정 총리는 쩔쩔매며 호된 국회 신고식을 치렀다. 이에 대해 정책 질의나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 정 총리 개인에 대한 공격성 질문과 윽박지르는 듯한 의원들의 질문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세종시의 수정 문제 때문에 선진당의 ‘공적’이 된 정 총리를 상대로 속사포처럼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은 정 총리가 주춤하거나 잘못된 답변을 할 때마다 “총리 머리에 세종시밖에 없어서 그러냐”며 몰아붙였다. 박 의원의 계속되는 ‘추궁’에 정 총리는 마침내 흔들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의 731부대를 묻는 질문에 정 총리는 “항일독립군인가”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고 생체실험 피해자인 ‘마루타’에 대해서도 “전쟁포로를 말하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설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정 총리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세계적 석학에다 서울대 총장도 한 분이 아는 게 뭐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정 총리도 “서울대 총장 했다고 남북정상회담 접촉까지 다 알고 있어야 하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정 총리에 대한 공격엔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세종시 갈등을 빚고 있는 친박계 의원들도 동참했다.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지난 주말 국정원 모 차장이 싱가포르를 다녀왔다”며 “총리는 이를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정 총리가 “모른다”고 답하자 그는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정상회담이 추진되지 않으면 국론분열을 낳고 안정적 대북정책 추진이 불가능해진다”며 “이번 접촉은 과거 정부에서 사용되던 비선을 통한 비밀접촉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구 의원은 특히 임진강 방류 및 철책 절단 사고 등을 거론하며 “국무총리, 정책실장, 정무수석, 국정원장이 전부 군대를 안 갔다와서 필드 매뉴얼이 약한 외교 안보 라인인 것 같다”며 “총리도 군대를 안 갔다 오지 않았느냐”고 비아냥 거렸다. 국회 관계자는 “민감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현안 파악이 덜 된 정 총리의 답변도 문제지만 정책 질의보단 정 총리에 대한 공격에만 매달리는 듯한 의원들의 질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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