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주 버밀리언 숲화석, 메이존크릭 화석지대, 헤밀턴 조개화석을 찾아서 -
화석을 캐면 자신의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볼 수 있다. 자연의 역사를 따라가면 화석에서 그 생명의 기록을 볼 수 있어 때론 인간은 과거라는 방향으로 커갈 수도 있다.

Detail of a pteridosperm, an extinct seed-producing fern-like plant. Width across image about six centimeters. Credit: Dr. Howard Falcon-Lang
<지질학> 최신호를 바탕으로 오늘자 BBS 뉴스가 보도하여 한국에도 뉴스가 된 '도시만한 3억년前 숲 화석 통째로 발견' 현장은 이곳 일리노이주 이야기다.
이번 숲화석의 발견은 샌프란시스코 시만큼이나 큰 세계최대 크기의 숲화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노이 화석이라면 그동안 세계 20대 화석지로 유명하지만, 이번 숲화석 발견으로 일리노이주는 새로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이번에 탄광지역에서 거대 숲화석이 확인되어 화제가 된 일리노이주 버밀리온 카운티는 일리노이주립대(어바나-샴페인)에서 가까운 인디애나주 경계선에 있다. 70번 고속도로를 타고 인디애나쪽으로 가면 버밀리온 강이 나오는 인근지역이다.
일리노이주의 화석 이야기는 이미 지난 4월 12일에도 큰 뉴스가 있었다. 스타브드락 주립공원가는 길목인 시카고 남쪽 80번 도로 인근인 모리스(Morris) 동네에서 가까운 곳의 한 광산에서 3억1천만년된 아주 귀중한 수정종류의 화석을 찾아낸 것(Treasure trove of fossils found in cave near Chicago)에 이어 오늘 일리노이 화석은 또 세계적인 뉴스가 된 것이다. 석회석 광산업주는 갑자기 큰 횡재를 했다. 광산일을 하지 않은 일요일날 시카고의 UIC 지질학 클래스 학생들이 현장에서 찾아냈으니 관심이 있어야 숨은 보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보다 먼저 일리노이주에서 가장 큰 '화석' 이야기는 따로 있다. 1893년 시카고 콜롬비아 박람회 당시 콜로라도주에 있는 3천5백만년된 거목 석화목(Petrified Tree)의 남은 등걸을 잘라와 박람회장에 전시하려다 쇠톱 네 개가 부러져 실패하자, 캘리포니아주의 3천2백년 된 살아있는 세콰이어 거목을 베 와서 전시했다. 이번에 일리노이주가 나무숲 화석으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거대 나무 화석 이야기가 이미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거론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서는 이미 앞선글에서 다룬 바가 있다)
오늘자 보도에서 보는대로 일리노이 지역은 3억년 전에는 거대한 늪지대의 숲이 있었고 화산으로 갑자기 해수면보다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진흙이 덮쳐 거대 숲이 그대로 화석이 되어 오늘날 광산 터널에서 그대로 드러내게 된 것이다.
일리노이주는 석탄자원이 풍부하다. 그것은 지질학시대의 펜실베이니아기(3억2천500만~2억2천900만년 전)의 우림 화석의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일리노이주가 우림이었다는 것은 그 시대의 지구의 적도부근이었다는 것이다. 그 시기의 일리노이주 인근은 현재의 아마존강 델타 인근과 같은 환경이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일리노이를 방문하면 그저 평평한 옥수수 들판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시간과 자연의 역사를 거꾸로 '살아가보면' 일리노이 땅은 어느새 아마존 델타지역의 광활한 레인포리스트 속으로 걸어가게 된다.
오늘날 웨스턴 일리노이대학에서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석 박람회를 하는 것은 그만한 일리노이주의 화석과의 인연이 세계적인데가 있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내가 이곳 일리노이주에 살면서 일리노이 화석을 외면했을리 없다.
이번 버밀리온 카운티(Vermillion County)의 '세계최대 숲화석'이 화제가 되기 전엔 일리노이주의 대표적인 화석지대는 시카고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메이존 크릭(Mazon Creek) 주립 생태공원이었다. 이곳은 갈대호수들이 여러 곳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지닌 들판지대이다. 그러나 그 들판 곳곳에 화석들이 깔려 있다는 것을 코리안들은 잘 모르고 있다. 심지어 화석 캠핑장까지 있을 정도이다.
지난해 가을에 몇차례에 걸쳐 한 시간여 차를 몰아 내가 혼자 그곳을 찾아간 것은 일리노이 화석의 그 표본을 내가 직접 채취하여 확보해놓고싶은 마음에서였다. 그곳이 화석 채집장으로 일반에게도 개방된 곳이지만, 화석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의 계층은 다소 다르다. 결코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이곳은 화석을 찾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어도 그곳의 각각의 갈대호수 둔덕의 오솔길 입구에는 'Fossil Collection Area'란 간판이 곳곳에 붙어 있다. 흔들리는 갈대와 호수는 너무나 조화롭게 하늘의 푸른 빛이 내려와 앉은 굴곡진 호변을 둘러 서로를 포옹하고 있다.

* 메이존 크릭 지대는 이러한 형태의 호수들이 여러 곳이 모여 있는 곳이다. 호수는 아무 곳에서나 보아도 그 끝이 모두 보이지 않아야 멋이 있다는 호수 심미학을 충분히 제공하는 곳이 이 지역이다.

* 호수변의 이 돌들 가운데 어느 것인가 화석돌일 확률이 높다.
이 지역은 지형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은 채 오랜 세월 유지되어 온 곳이다. 화석 채취에는 필히 화석 채취용 등산용 곡괭이와 다소 비슷한 망치가 필요하다. 곡괭이 망치 끝은 납작하게 돌을 쪼개기 좋게 되어 있다. 화석지대에서 의심이 들만한 둥글게 생긴 돌이나 납작하게 생긴 크고 작은 돌을 쪼개지도록 깨면 그 깨진 안쪽의 양면에 수억년 전의 식물잎이나 생명의 화석이 반으로 쪼개져 엑스레이 사진처럼 박혀 있다.
내가 찾아낸 아래의 화석은 3억년 전의 동물의 뼈가 진흙에 묻혀 있다가 화석이 된 것이다. 나는 호수 물가를 따라 수많은 돌들을 일으키고 망치로 돌을 깨 보면서 이 화석을 얻었다. 진귀하게도 수석보다 더 수억년의 자연 역사를 간직한 폭포모양이라 그 뒤로 우리집 서재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게 뿔이었던 것인지 어떤 동물의 어떤 부분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뼈인 것은 분명하다.

* 수석은 수석이되 화석 풍경이 만들어내는 수석은 그야말로 생명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수석이다.
일리노이는 이곳 메이존 크릭 뿐만이 아니라, 화석을 찾으러 곡괭이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숨은 화석지대가 또 더 있다. 시카고에서 4시간 거리에 떨어진 해밀턴(Hamilton) 동네는 미시시피강에서 가까운 곳이다. 지난해 가을 이곳 주류사회의 한 박물관이 주도하여 버스투어를 했는데 동양인은 나만 그날 화석채취 투어에 참가했다.
90달러 회비를 내고 미리 신청하여 당일날 아침 7시에 집결하여 다함께 출발한다. 차 안에서 일리노이 화석 형성에 관한 안내 설명과 관련 다큐멘타리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버스길이라 5시간이 걸린 그 길은 가면서 차 안에서 싸가지고 온 점심을 먹었다. 회비에서 따로 런치를 주거나 저녁을 주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작은 개울을 중심으로 그곳은 개인 농장지역으로 되어 있었다. 이곳은 마른 건천 개울바닥에 그대로 조개화석들이 깔려 있다. 비가 오면 다소 물이 흐르더라도 완만한 속도라 개울 바닥이나 개울 양변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 조개화석이 들어 있는 '암반'이 그대로 유지되어 구들장처럼 일어나는 그런 곳이다.

* 주최측이 준비해준 바켓에 내가 캔 조개화석을 놓고 개울 바닥 주변을 찍었다.

역사와 고고학에서 패총은 대단히 중요한 원시 고대사회의 생활을 보게 해준다. 그보다 더 아주 오래된 수억년 전의 조개화석을 보면 우리 인간세상의 현재의 생애는 아주 분진과 같은 짧은 시간 속에 놓여 있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집 서재에 올려진 조개화석은 원시자연 시간 자체의 '패총'의 의미를 풍기며 이끼를 그대로 달고 있다.

이곳에는 조개화석 뿐만이 아니라 언덕 중간층에는 죠드(geode, 晶洞)를 캘 수 있다. 조개화석이든 죠드이든 한 바켓스를 캐면 5달러를 내면 되고 캐도 안가져가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이날 회비를 낸 사람들은 회비 안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죠드는 둥근 모과처럼 생긴 돌을 깨면 그 속이 수정으로 반짝거리는 모양이 오히려 속은 수박이나 석류를 닮아 있다. 마치 지구의 안쪽이 식어 수정으로 바뀐 모양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죠드는 관광지에서 푸른 자수정을 드러내보인 것을 본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것을 캐는 곳은 이곳처럼 그냥 언덕에서 파내는 것이다.

* 30여명의 박물관 화석채취단원 중의 한 여성이 망치와 작은 곡괭이로 죠드를 캐고 있다.

* 내가 죠드를 캐다가 사진을 찍은 곳이다 . 둥글게 생긴 돌이 죠드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리노이주에서 나오는 죠드 가운데는 아주 가끔씩 죠드 돌을 깨면(그것을 자르지 않고 중간에 딱 잘라 깨는 작두같이 생긴 도구가 있다) 그 속에서 석유가 나오는 것도 있다. 돌 안에서 석유가 나오는 것은 마치 노른자 대신 석유가 들어 있는 돌 계란 같은 느낌이 든다. 이 현상에 대하여 지질학자들은 아직도 이렇다할 명확한 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석유가 될 수 있는 자연물질이 죠드가 형성될 당시의 주위환경에서 함께 포함되어 그 안쪽에 남아 있다가 쪼개지니 석유가 나오는 것인 셈인데 참 신기한 '석유 열매'처럼 보이기에 알맞다.
우리집 뒷 정원에 한 바켓츠 깨지 않은 죠드들을 깨면 석유가 나오는 죠드도 있을까. 석유가 나오는 죠드 화석이 있는 곳에서 죠드 하나를 깨 심지를 꽂으면 그대로 등잔 불이 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재미 있다.
화석은 생명이 죽어 어느날 '돌이 되는 것'이다. 늪지대에서 광물질이 그 생명의 틀을 따라 형성되면서 오랜 세월 광물질로 변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나무도 풀도 동물도 돌이 되는 것은 유기물의 대자연의 변화의 무쌍한 그 극치를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은 우리들에게 인생의 나이만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고고학을 넘어 화석의 세계는 수천년 살아가는 거목보다 더 아주 오랜 세월의 수억년의 시간을 안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생명들의 영생의 이야기로 우리옆에 있다.
언젠가 위스칸신주의 바위가 된 7층 해안 모래 해변들의 지층 골짜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일리노이주도 이젠 단지 지금 보이는 자연으로만 별볼일 없다고들 할 수 없는 신비한 곳임이 확인되고 있다. 미시간호수와 미시시피강만큼 물의 역사 속에 살아남은 일리노이주의 화석지대는 이제 센프란시스코 시만큼이나 큰 단위의 3억년 전의 버밀리언 숲화석이 발견되어 그야말로 '세계적인 숲 화석' 지대로 눈길을 받기 시작했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하여 한번쯤은 곡괭이를 들고 '시간'을 캐러 가보는 것도 재미있는 이 세상 살기의 하나다. 아니 수억년 전의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보는 관광지는 곧 이내 개발이 되어 '역사의 피톤치드'가 나오는 '석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오늘 뉴스를 보고나서 갑자기 일리노이주는 아마존 델타보다 더 정글같은 기분이 든다. 시간과 공간의 이미지들을 포개보고 이어보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리노이는 참 흥미진진한 곳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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