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차(名茶) - 보이차(普洱茶) 제작과정
어느덧 창밖 너머로 보이는 나뭇가지에서는 찬바람에 나뭇잎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며 겨울을 나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 역시 두터운 외투차림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을 보니, 겨울이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에 마음까지 공허해지는 요즘, 따뜻한 차(茶) 한 잔으로 겨울나기를 준비하심이 어떨지요? 그래서 오늘은 중국의 명차(名茶) 중에서 보이차(普洱茶)를 제작하는 과정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중국의 명차(名茶)로는 용정차(龍井茶), 철관음(鐵觀音), 보이차(普洱茶)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보이차(普洱茶)는 다른 차(茶)와는 달리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대부분의 차(茶)는 유통기한이 있듯이 가장 최근의 햇차를 중요시하고 귀하게 여기는 반면에, 보이차(普洱茶)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오래 묵힐수록 고가품의 차(茶)로 탄생하게 됩니다. 마치 어두운 밀실에서 적당한 온도로 오랜 기간 숙성을 거친 포도주가 명성을 얻듯이, 보이차(普洱茶) 역시 엄선된 좋은 재료로 오랜 기간(보통 20년) 숙성을 거친 후에 그 진가(眞價)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푸얼차(普洱茶 - 보이차)"는 주로 운남성(雲南省)에 있는 "시슈앙반나(西雙版納)" 와 "쓰마오(思茅)" 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茶)로, 예전에 이곳에 ‘보이(普洱)’라는 행정 소재지가 있었고, 여기에서 차(茶)를 가공, 집산(集散) 하여 보이차(普洱茶)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쓰마오스(思茅市)의 차 재배면적은 약 6만 8천 헥타르로, 차(茶) 생산량은 3만 여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보이차(普洱茶)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연원은 1700 여 년 전인 동한(東漢)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당시 무후(武候)였던 제갈공명(諸葛孔明)이 종자(種子)를 선사하여 보이차(普洱茶)나무를 심었다고 전하며, 민간에 전해지는 이야기에서는 그 지역을 지나던 병사들이 풍토에 맞지 않아 눈병에 걸리자 제갈공명(諸葛孔明)이 지팡이를 산 위에 꽂았더니 차(茶)나무로 변하여 잎이 자라났으며, 병사들은 찻잎을 끓여 마시고 병이 나았다는 고사(故事)가 있습니다. 지금도 그 곳의 소수 민족들은 제갈공명(諸葛孔明)을 차(茶)의 시조로 모시고 있으며,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보이차(普洱茶)의 효능에 대해서도 최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의 문헌을 살펴보면,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육식의 독을 해소시키는 능력이 강하고, 소화와 담즙을 활성화하며 위를 깨끗하게 해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다이어트, 숙취해소, 소화를 돕고 변비에도 좋으며, 동맥경화와 심장병 예방, 혈압을 낮추어주며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보니 마치 만병통치약 인 것 같네요...
모든 병은 마음이 근원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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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普洱茶)의 분류법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다양한 종류로 나뉘게 됩니다.
첫째, 보관 방식에 따라 “건창보이(乾倉普洱)”와 “습창보이(濕倉普洱)”로 나뉘게 됩니다.
“건창보이(乾倉普洱)”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자연적으로 발효를 시킨 것으로, 약 10~20년 정도의 숙성된 차(茶)가 좋다고 합니다.
“습창보이(濕倉普洱)”는 지하실 같은 습한 곳에서 발효시킨 것으로, 보통 5~10년 정도의 숙성된 차(茶)가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이차(普洱茶)의 제작 과정상, 공급 물량의 부족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습기와 열을 가하여 품질이 낮은 보이차(普洱茶)를 대량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저급의 차는 단시간에 인공적인 발효 과정을 거치다 보니, 매변(酶變 - 곰팡이가 피어 잎이 하얗게 변하는 것)현상이 일어나며, 그 찻잎을 우려 마시면 인체에도 해롭다고 합니다.
둘째, 차(茶)를 생산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잎이 비교적 큰 야생 “교목(喬木)”과 잎이 작은 개량형 “관목(灌木)”으로 나뉘게 됩니다.
셋째, 제작 방법에 따라 “생차(生茶)”와 “숙차(熟茶)”로 나뉘게 됩니다.
“생차(生茶)”는 말 그대로 잎을 딴 후 그대로 자연 상태에서 장기간 발효시킨 차(茶)로, 대부분의 좋은 보이차(普洱茶)는 이 제작방식을 따르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숙차(熟茶)”는 1973년 곤명차창(昆明茶敞)에서 만들어낸 악퇴(渥堆 - 수분을 함유한 찻잎을 고온다습한 장소에 놓고 균의 활동으로 발효시키는 방법)라는 인공 발효공법으로 생산한 차(茶)로, 생산 기간이 짧고 바로 음용(飮用)이 가능하지만 그 맛은 “생차(生茶)”에 비해 떨어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양에 따라 “산차(散茶 -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낱 잎으로 되어 있는 차)”와 “긴압차(緊壓茶 - 찻잎들을 모양 틀에 넣어 압축해 놓은 차)”로 나뉘게 됩니다.
“긴압차(緊壓茶)”는 그 형태에 따라 “병차(餠茶 - 빈대떡 모양으로 압축한 차)”, “타차(沱茶 - 주먹만 한 밥 그릇 모양으로 압축한 차)”, “전차(磚茶 - 벽돌모양으로 압축시킨 차)”등으로 나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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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인 보이차(普洱茶)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생차(生茶)”, “숙차(熟茶)”에 따라 약간의 과정이 다르지만 보편적인 제작과정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채적(采摘) : 차엽(茶葉)을 채집하는 것으로, 보통 2월 말에서 5월에 채집한 차를 춘차(春茶)라고 하며, 5월 말에서 9월 말 사이에 채집한 차(茶)를 우계차(雨季茶)라고 합니다.
위조(萎凋) : 차엽(茶葉)의 수분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서늘한 곳에서 건조시키는 방법.
살청(殺靑) : 찻잎의 푸른색을 죽이기 위한 과정으로, 커다란 솥에서 찻잎을 덖는 과정을 거처 짙은 초록색을 띠게 됩니다.
유념(揉捻) : 차(茶)를 잘 우러나게 하거나,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손으로 찻잎을 비비는 공정입니다.
모차건조(毛茶乾燥) : 유념(揉捻)이 끝난 차엽(茶葉)을 대나무자리 등에 넓게 펼쳐 놓고 햇볕에 말리는 과정입니다.
악퇴(渥堆) : 찻잎을 고온다습한 장소에 놓고 균의 활동으로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숙차(熟茶)생산에 이용되며 보통 4~6주 정도 숙성된 차(茶)의 색깔은 붉은 빛을 띠게 됩니다. 생차(生茶)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긴압(緊壓) : 병차(餠茶)나 타차(沱茶)등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으로 틀에 넣고 압축시키는 공법입니다.
위와 같은 공법을 거쳐 보이차(普洱茶)의 완제품이 탄생하게 되며, 이렇게 생산된 보이차(普洱茶)는 소비자의 품에서 오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맛도 점점 더 깊어가는 골동보이차(骨董普洱茶)로 변모하게 됩니다.
오늘도 서설(序說)이 너무 길었네요.
자~ 그럼 사진과 함께 보이차(普洱茶) 제작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는 아가씨.
예전에 우리 블로그 부부가 북경 최대의 차(茶) 집산지라고 할 수 있는 “마리앤따오(馬連道)”에 있는 “차청(茶城)”에 갔을 때, 때마침 그곳에서 보이차(普洱茶)를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채적(采摘), 위조(萎凋), 살청(殺靑), 유념(揉捻), 모차건조(毛茶乾燥), 악퇴(渥堆)등의 과정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으로 생략하고 긴압차(緊壓茶)를 만드는 방법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남(雲南)의 특산인 보이차(普洱茶)를 만드는데 티베트 민족인 장족(藏族)의 복장을 하고 있네요. 아마도 옛날 운남(雲南)에서 티베트로 보이차(普洱茶)를 운반하던 차마고도(茶馬古道)를 상징하기 위해 장족(藏族)복장을 한 것 같습니다.
먼저 앞에서 설명한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친 차엽(茶葉)을 이렇게 찜통에 넣어 줍니다.
그리고 나서 차엽(茶葉)속에 종이쪽지를 넣어 줍니다. 왜냐구요?
최근 보이차(普洱茶)가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인기가 있자 한정된 수량에 공급이 딸리다 보니, 보이차(普洱茶) 역시 짝퉁이 생겨나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차엽(茶葉)속에 생산 회사와 생산 년도가 적힌 종이를 넣어두면 위조를 방지하고, 차(茶)의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징표가 된다고 합니다.
증기로 차엽(茶葉)을 찐 후, 원통형의 보자기를 거꾸로 덮어 씌웁니다.
찜통에 있는 차엽(茶葉)을 보자기에 담은 후, 불룩한 빈대떡 모양으로 만듭니다.
왠 맷돌?
하하~~ 맷돌이 아닙니다. 차엽(茶葉)을 압축시키기 위한 도구랍니다.
위에 놓여져 있는 돌 덩어리는 들기가 힘들 정도로 상당히 무겁답니다.
보자기에 싼 차엽(茶葉)을 움푹 패인 나무의 가운데에 놓은 다음, 그 위에 육중한 돌덩어리를 올려놓습니다. 그 위로 사람이 올라가 모서리부터 둥글게 돌면서 골고루 밟아 줍니다.
이렇게 한동안 밟았던 차엽(茶葉)이 어느새 빈대떡처럼 납작하게 되었네요.
보자기를 제거하고 난 후의 보이차(普洱茶) 모습.
이렇게 압축된 보이차(普洱茶)를 깨끗한 종이로 정성스럽게 포장을 합니다.
참고로, 많은 보이차(普洱茶) 전문가들은 경험을 통하여 좋은 보이차(普洱茶) 고르는 법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을 해 놓았습니다.
첫째, “淸” 즉, 차(茶)의 냄새를 맡았을 때 맑아야 하며 곰팡이 냄새가 나서는 안 된답니다.
둘째, “純” 즉, 차(茶)의 색깔이 대추처럼 붉은 빛을 띠어야 하며 옻칠한 것처럼 검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셋째, “正” 즉, 보관 방법상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지 습한 곳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넷째, “氣” 즉, 우려낸 찻물을 음미했을 때 부드러워야 하며 잡스러운 맛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앞줄에 보이는 것이 조금 전에 보여준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진 병차(餠茶 - 빈대떡 모양의 보이차)이고, 뒤에 보이는 탑처럼 쌓여 있는 것이 금과공차(金瓜貢茶 - 호박차. 일명 ‘人頭貢茶’라고도 하지요)랍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보이차(普洱茶)를 주로 스님들이 많이 음용(飮用)하는 차(茶)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보이차(普洱茶)를 애음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요즘, 따뜻한 차(茶) 한 잔을 마시며 보이차(普洱茶)처럼 더욱 성숙된 마음으로 겨울을 대비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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