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디지면서 당부
깊은 산중에 접어드니
해는 늬엇 늬엇 서산으로 지려하고
애는 업었지요 !
날은 져물지요 !
뒤는 마렵지요 !
게다가 애는 젖 달라고 빽빽 울지요
당황스러워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이다.
그런데 바로 옆 공동묘지 한 가운데에
한 여인이 부채를 들고
지금 막 쓴 듯한 묘지 봉분에 대고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
생긴 것을 볼짝시면
눈꼬리가 쭉 째져 위로 치켜 올라가 있고
소복을 하기는 했는데
허벅지가 다 보일 정도로
옆이 터져 있는 것이 보통 예사롭지가
않은 거 있지요 ?
겁도 나고 하도 이상키도 하여
물어 보았지요..!!
"돌아가신 분이 누구세요 ?"
"울 ~ 남편인데요"
"죽은 남편이 땀이 많은가 봐요 ?"
"아니요 ?"
"그럼 왜 부채질을 ?"
"울 남편이 디지면서 당부하기를 ...
당부 하기를요 ?
지 무덤의 흙이 마르기 전에는
딴 놈에게 정주지 말라고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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