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베트남 정부의 한국 정부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베트남에서 외국투자순위 1위를 기록해 가장 높은 호감도를 자랑했으나 올 들어 베트남과 한국의 경제위기가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대(對) 베트남 투자가 급격히 떨어지자 베트남인들의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호감도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진출기업들의 공통된 견해다.
베트남 내에서는 한국의 베트남 투자순위가 지난해 1위에서 최근 9위까지 떨어진 데 대해 “베트남 경기가 좋을 때는 집중투자를 하던 한국이 상황이 어려워지자 태도를 돌변했다”며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고 “특히 베트남의 위기가 급속히 진행된 일면에는 한국에서 베트남의 위기를 과대평가한 것이 상당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서운한 감정은 현재 베트남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거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사회보장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한국업체들의 명단이 공개돼 의법조치가 거론되고 있고 대형 건설프로젝트에는 원래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쩡 빙 쩡 베트남 부총리는 최근 공개적으로 10억달러 상당의 호텔과 아파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한국의 모 건설업체에 대해 실사를 명령했으며 이에 따라 하노이 인민위원회의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이 프로젝트의 승인 목적이 하노이 정도 1천년을 기념하는 2010년에 대비, 5성급 대형호텔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도 이 업체는 호텔보다는 아파트를 지어 파는데 치중하고 있고 한국에서 투자비를 가져오기보다는 베트남에서 아파트를 선분양해 이 돈을 한국으로 유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업체 관계자는 “아파트와 호텔 건축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의 투자비를 한국에서 가져왔으며 아파트 분양시기 또한 규정에 어긋나지 않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공사가 다소 지연되는 것은 우리측 문제가 아니라 베트남의 하청업체들이 공사를 지연시키거나 약속대로 공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프로젝트 이양설’ 등 각종 루머가 난무해 “한국업체에는 더 이상 큰 부동산 프로젝트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근거없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호찌민의 한 대형 건설업체는 갑자기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최근 들어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에 대한 베트남측의 반응이 전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
베트남 관계자들은 최근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전화를 걸어 “요즘 회사가 괜찮으냐’는 질문을 자주 하면서 한국 국내 사정으로 현지 프로젝트의 추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억달러 상당의 일관제철소 사업을 베트남 총리의 요청에 따라 처음 시작한 포스코의 경우 최적지로 제안한 반퐁항이 국제환적항으로 이미 고시됐다는 이유를 들어 승인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다른 후보지 물색을 권유하고 있고 대신 제철소 경험이 없거나 훨씬 떨어지는 대만의 포모사그룹과 말레이시아의 라이온스그룹에 제철소사업을 승인했다.
또 일본과 인도업체에도 곧 일관 제철소사업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져 포스코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임성삼 한인상공인회 회장은 ”최근 베트남 관계자들의 한국기업에 대한 생각이 종전과 많이 달라진 데는 양측 모두에서 여러 가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해결책은 먼저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국제 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현지진출기업들도 베트남기업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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