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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산업은 이제 안받습니다"

박영복(지호) 2007. 4. 14. 11:01
"오염 산업은 이제 안받습니다"


<上>綠猫(녹묘)경제
외환보유 1兆달러… 外人투자도 선별
사업환경 악화로 한국 기업 야반도주도

D방직은 2004년 중국 산둥성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칭다오 시정부에 투자 의사를 타진할 때만 하더라도 큰 환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공장을 세우려고 하자 사업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이유인 즉 염색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더구나 칭다오 시정부는 선진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의 까다로운 배출 기준치를 요구했다. D방직은 결국 고가의 오염 방지 시설을 갖춘 지난해야 공장을 세울 수 있었다. 공장 가동이 예정보다 2년가량 늦어졌다.

양적 성장보다 질적 도약을 중시하는 ‘신(新)중국’이 환경 규제를 대폭 강화하며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 차이나’를 표방하고 나선 신중국이 한국기업에겐 ‘그린 리스크’가 되고 있는 것.

특히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최근 증치세(부가세) 환급 폐지 등 세제혜택 축소까지 겹치면서 한계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인의 시각과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현지 진출 기업들의 토로이다.

지난해 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옌타이의 여성복 제조 업체 S사는 이제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외국 기업들에 대한 세무 조사가 강화되며 150만위안의 미납세금 과태료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S사 관계자는 “세무 규정이 바뀐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단순한 실수로 양해될 법한 일인데도 예전과 달리 전혀 말이 안 통했다”고 하소연했다.

공장 설립을 위해 지난해말 한국에서 생산 설비를 도입한 칭다오의 A사는 설비를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할 판이다. 칭다오 세관과 상품검질국에선 올해부턴 법이 바뀌었다며 생산설비 검사를 한국에서 가서 받아올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 규정대로 하겠다는 것이지만 A사로서는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외국기업 정책이 크게 전환되고 있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에서 알 수 있듯 외국인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인민이 잘 살 수 있다면 자본주의든, 외국기업이든, 환경오염 유발업종이든, 노동집약업종이든 가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선 외국 자본의 폐해가 집중 부각되며 다국적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 오염 유발 업종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아예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첨단 핵심산업, 친환경사업 등 ‘녹묘(綠猫, 녹색고양이)’만 들어오라는 것이다.

중국의 선별적 투자 허용은 외환보유고가 1조달러를 돌파,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부쩍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그린 차이나’, ‘녹묘론’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에게는 위협요인이다. 초기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우 환경 오염을 유발하거나, 노동집약적인 업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외국기업들의 소득세율(법인세율)을 15%에서 점차 올려 중국 기업들과 같은 25%로 동일하게 조정키로 한 것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외국기업에게 적용되던 조세 감면 조치들도 대폭 축소될 예정이어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변화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사실상 ‘사형 선고’가 되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인들은 공장을 버린채 야반도주하고 있다. 사업을 지속할 경우 그 동안 면제받았던 법인세를 모두 납부해야 하는데다 체불 임금 지불을 요구하는 근로자의 집단 행동이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50개사가 넘었던 광둥성 둥광시의 봉제완구 업체들은 이제 10여개사로 줄었다.

그러나 친환경 테마를 활용, 시장을 넓혀가는 기업들도 있다. 스팀청소기를 생산하는 한경희생활과학의 김상식 부장은 “중국 정부가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 방지를 위해 국민들의 위생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 칭다오무역관 관계자는 “‘그린 차이나 정책’은 우리 기업에겐 위기이자 기회“라며 “역발상을 통해 유망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을 경우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