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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야해지는(?) 경제면 사진

박영복(지호) 2007. 2. 24. 10:47
점점 야해지는(?) 경제면 사진
 
신문에 쓰이는 '보도사진'의 굳이 나눈다면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①뉴스사진-정보, 뉴스 등 내용이 중요함.
    ②비쥬얼사진-내용보다는 이미지 자체가 중요.

 

①이 사건사고, 정치, 인물 등 그날의 주요뉴스에 물려 쓰이는 사진이라면, ②은 계절을 알려주는 풍경,자연이거나 뉴스성은 떨어지지만 사진자체가 아름답거나 재미있는 사진입니다. '그림'이 되는 사진이죠. 당연히 '참 좋은 보도사진'은 ①과 ②가 동시에 녹아있는 사진입니다.

 

저희 사진기자들은 ②처럼 내용보다는 '비쥬얼'이 중요한 사진은 약간의 기준을 두고 만듭니다.가장 중요한 '소재'인 사람(모델)을 정하는 프레임입니다. 모델의 선호도를 단순하게 양분해 표를 만들어 봤습니다.

 


저 기준표로만 보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고 가장 피하려는 모델은 '연세가 많은 무뚝뚝한 표정의 남성 어르신'인 셈입니다. 부끄럽지만 저희 신문사진기자들도 '외모지상주의'와 '성차별론자'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꼴입니다. 그런데 막상 결과물로 나온 사진을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 사진이 훨씬 부드러워 보이고, 특히 미소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포토제닉'인 건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딱딱한 경제 기사로 구성된 경제지면에 숨통을 터주고 시원한 편집을 위해 사진이 주로 쓰이게 됩니다. 당연히 ②에 가까운 사진이구요. 이러한 연유로 경제면 사진도 거의 다 여성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경제면 사진은 아래와 같이 싱글정장 차림의 주요 경제인사들이 회의를 하거나 만남을 갖는 사진이 주류였습니다. 사진기자들은 이런 사진을 '앉은 사진' '모여라 사진'이라 불렀습니다.(아래 사진)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일간지들은 '경제섹션'을 따로 만드는 등 경제관련 지면을 대폭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는 만큼 독자분들이 경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이 이유일 것입니다. 지면이 늘어나는 만큼 '경제사진'도 늘어야 하는데 '뉴스'가 되는 경제관련 사진은 증시 폭락 혹은 폭등, 주요 경제정책 발표 외에는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들어가기 시작한 사진이 '판촉' 사진입니다. 마케팅업계에서 '행사 사진'이라 부르는 사진입니다. 원래 자동차, IT제품 등 소비품 중 최첨단 제품이 주로 이런 '포토세션' 행사를 했는데 이런 기법이 일반 소비제품이나 서비스상품에도 확대가 됐습니다.

예전같으면 뉴스성이 떨어져 신문에 실리기 언감생심이었겠지만 지면이 많아져 게재되기 시작합니다. 수요(지면)는 넘치는데 공급(경제관련 사진)은 딸리니 프레스 릴리즈를 세련되게 하고 비주얼 감각에 맞게 포토세션을 하면 신문에 실리는 행사가 꽤 많은 시절이었습니다.
 
2001년 한 도자기 회사 제품 발표회 사진. 이 때만 해도 '모델'들은 대부분 회사 직원 등 '순수 아마추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제사진'이 점점 더 포토제닉한 상태로 가기 시작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이런 포토세션을 하다보니(공급이 많아지니) 한정된 지면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자연스레 '비주얼 포토제닉'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더 컬러풀하고 더 화려하게 포토세션을 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전문모델이 신문용 포토세션에도 등장하게 됩니다. 섹시한 이미지의 전문 모델은 자동차 관련 상품(자동차,엔진오일,타이어,자동차경주 등)을 광고하는 이른바 레이싱걸(이게 정확한 영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나 권투경기의 '라운드 걸'(이것도 정확한 영어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이 원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초미니스커트에 '탱크탑'과 하이힐구두가 대표적인 모습이죠.(아래 사진)
 
 
몇년전부터 신차발표회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들은 영역을 넓혀 IT소비품 포토세션 때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비키니 차림 등으로 행사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느새 대세가 돼 가는 것도 같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한 백화점의 '월드컵 참가국기 수영복 패션쇼'. 요즘 보면 노출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복장이었지만 그것도 부담스러운 듯 수영복 패션쇼에서는 모델들이 얼굴을 가리려 선글라스를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느새 부터 경제면을 위한 포토세션에 노출이 심한 연출이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위2개는 2005년 사진입니다. 특히 아래 사진은 '방수기능'이 있는 디카를 강조하려는 모습인데, 물 속의 카메라보다 모델에 눈길이 더 가게 되는군요. 그래도 '수영장에서도 쓴다'는 메세지가 있기 때문에 수영복이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주얼'을 향한 포토세션의 변화가 점점 섹시코드로 가는 것 같아 의아하기도 합니다. 그저 포토세션에 불과하다고 해도 모델이 뉴스(신제품)와 연관되는 연출을 해야 하는데, 아무 이유없이 그냥 노출하는 경우가 너무 흔합니다.

며칠전 한 포토세션(위사진)에 갔다가 그런 엉뚱한 상상이 들어 황당한 사진(아래)을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런 방
향으로 경제면 사진이 계속 변화한다면? 그럼 몇년 뒤에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구요.
모델이 신제품을 위한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며 그것도 이상한 연상을 하게 되는 모습으로요.
초점도 제품이 아닌 모델의 몸에 맞추게 되는 그런 사진이요. 사진이 황당한가요?
독자님들께 야단 맞을 각오로 올려봅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