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자연이 잉태한 순박함과 따뜻함 대서양 파도와 바람에 맞선 섬의 독특한 자연환경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나라 중 하나이며, 동시에 시와 음악이 발달한 켈트 문화가 꽃핀 중심지다. 아일랜드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놀랄 만큼 아름다운 경치는 유럽의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미를 지니고 있어서 수세기 동안 많은 은둔자들과 미술가, 작가, 여행가들을 매혹시켜 불러들였다.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지금 당장 더블린으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사서 아일랜드로 향하는 것이 어떨까? 더블린에서 일반 버스를 타고 몇 시간만 달리면 아일랜드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케리(Kerry) 지역에 도착해 진정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하다면 아이리시 전통 음악이 실린 시디(CD)를 사서 틀어놓고 소파에 누워 아일랜드 산 기네스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이 글을 읽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동쪽으로는 언제나 거친 파도가 이는 아일랜드 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국제 사회에서 말썽꾸러기로 간주되는 북아일랜드와 맞닿아 있다. 아일랜드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려 습한 편이며, 하루에 수십 번 날씨가 변해 우산을 펴고 나서 얼마 후면 다시 강한 햇살이 내리쬐기 십상인 곳이다. 중부 지역을 가로질러 흐르는 새논(Shannon) 강(길이 368km)은 하염없이 흘러 대서양에 도달하며, 그 중간 중간 수많은 아름다운 호수를 자아냈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풍성하고 다양한 식물군들은 자주 내리는 비와 거친 바람 덕분에 더더욱 만발해 있다.
아일랜드에선 어느 지역을 가든 바다로부터 1,000m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아일랜드의 해변은 높은 절벽, 뾰족하게 솟아 오른 바위들, 그리고 그 아래로 뻗어있는 모래사장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정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부 해안은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깎인 절벽들과 폭풍과도 같은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하얀 파도로 인해 신비로운 경치를 연출한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곳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고자 1년 내내 이곳으로 몰려든다. 아일랜드의 남서쪽 한구석에 자리 잡은 킬라니 지역은 무엇보다도 세 개의 호수로 유명하다. 이 호수들은 오래 전부터 그랬듯이 너무나도 맑은 모습으로 주변의 드높은 산들과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머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세기 동안 많은 화가와 시인들이 이곳에 머물며 유명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또한 하이커들이나 레포츠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지역의 주요 호수들 주변에 높게 솟아 오른 산들 사이로는 푸른 계곡들이 넓게 뻗어있다. 이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동식물들의 중요성 덕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1만ha에 달하는 이 국립공원 내에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넓게 자생하고 있는 오크 나무들을 볼 수 있다. 국립공원 주변 산등성이에는 마지막 빙하시대가 지난 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야생의 붉은 사슴들이 어슬렁거리며 풀을 뜯고 있다. 그 주변으로 푸르른 산들과 언덕이 자리 잡은 모습은 가장 흔한 경치 중 하나다. 킬라니 지역에서 가장 근접해 있는 마을은 로워 레이크(Lower Lake) 마을로, 이곳의 동쪽 해안에는 유서 깊은 머크로스 수도원(Muckross Abbey)과 로스 캐슬(Ross Castle)이 자리 잡고 있다. 등산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으로는 1,040m의 카론토힐(Carrauntouhill)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더 영스 워크(Arthur Young's Walk)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4km에 걸쳐 뻗은 이 길 주변으로는 상록수들과 오크 나무들이 뻗어 있으며, 나무들 사이로 가끔씩 사슴들이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유럽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마을
유명한 링 오브 케리(Ring of Kerry) 지역을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지역 여행사에서 운행하는 관광버스를 타는 것이다. 이 버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케리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들을 돌며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순환버스가 들리는 곳 모두가 마치 한 폭의 그림엽서와도 같으며, 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이 호수는 주변의 리킨(Lickeen) 숲으로 인해 더욱 아름다움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글렌카 지역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카라그(Caragh) 강에는 언제나 낚시꾼들이 몰려들어 마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등산인,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곳을 찾아 그들만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 전통 아이리시 언어가 사용되는 글렌(Glen) 지역의 자랑거리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래사장과 워터빌(Waterville)이라는 리조트다. 맑게 갠 날이면 방문객들은 대서양 한가운데에 200m로 솟아있는 스켈릭 락스(Skellig Rocks)를 볼 수도 있다. 스켈릭 락스는 초기 기독교인들이 은둔해 살던 정착지로서, 바위로 된 유적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거친 파도와 구름 사이에서 은둔자들은 완벽한 평화와 마음의 온화함을 찾을 수 있었으리라. 트랄리(Tralee)라는 마을에서도 다시 48km 떨어진 외진 곳이다. 비록 넓은 지역은 아니지만, 이 지역 내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들과 다양한 모습의 산들이 자리 잡고 있어 아일랜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딩글 반도를 찾은 산악인들은 종종 그들이 예정했던 날짜보다 더 오래 머물면서 이곳의 산을 즐긴다고 한다. 스트라드발리(Stradbally), 그리고 캐슬그레고리(Castlegregory)까지 힘들이지 않고 걸으며 아네스컬(Annescaul) 호수의 아름다운 전경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특히 위대한 남극 탐험가 탐 크린(Tom Crean)의 출생지로도 유명하다. 마치 오래 전 아일랜드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이곳은 아일랜드 특유의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 딩글 반도 북쪽 지역에는 브랜든(Brandon)이라고 불리는 웅장한 성벽이 해안 경치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혹은 웨스턴 아일랜즈(Western Islands)라 불리는 섬이 북쪽 해변에 서면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은 그 작은 섬들에는 오래 전 은둔자들이 머물던 주거지와 요새들이 아직도 잔재해 오랜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당분간 복잡한 생활에서 벗어나 아일랜드의 와일드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픈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당분간 아일랜드를 갈 만한 계획도 없고 여유도 없다고 할지라도 나는 당신이 꿈꾸기를 멈추지 말고 다음 달에 발행될 또 다른 산(山)에서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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