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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식 리혼을 두고 -펌글

박영복(지호) 2005. 5. 12. 05:37
조선족식 리혼을 두고

 

지난해 중국엔 ‘중국식 리혼’이란 드라마가 억만관중의 눈길을 모았다. 현실혼인문제와 가정륜리 정감을 다룬 드라마는 혼인이란 계약아래 부부사이 심신의 배반과 혼인생활중의 숨은 아픔들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데 ‘중국식 리혼’을 보면서 부부중 어느 일방의 마음과 몸의 배반같은 모순들은 중국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공성으로 존재하는 혼인의 비극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중국에 사는 조선족들에겐 한국에도 없고 중국사람들에게도 없는 ‘조선족식’이란 독특한 리혼방식이 유표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장리혼’, ‘가짜리혼’이란것이다. 해외돈벌이를 목적으로 젊은 녀성들이 ‘위장결혼’형식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고 돌아온 후면 다시 재혼수속을 밟기로 남편과 약속하고 법원에 가서 리혼수속을 밟는다는데서 ‘위장리혼’, ‘가짜리혼’이란 말이 나왔다.
  
그런데 부부사이 약속이야 어떻든 우선 이것은 ‘위장’이나 ‘가짜’가 아니라 진짜리혼이란것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나라의 사회질서를 잡아주는 무기가 바로 법률이다. 한쌍의 남녀가 결혼등기를 하지 않고 동거한다면 합법적인 부부로 인정받을수 없듯이 한쌍의 부부가 법적인 리혼수속을 밟았다면 그것은 이미 한 가정에서 살수 없는 남과 남으로 변해버렸음을 의미한다.  소위 ‘위장’이요, ‘가짜’요 하는 조선족식 리혼에는 이처럼 엄숙한 법률이 개입하였기에 둘사이 약속이야 어떻든 그 후과는 줄끊어진 연처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로 되고 있다. 물론 부부사이 금슬이 좋거나 자식을 위해서 돈을 벌고 돌아온후 함께 사는 부부들도 더러 있지만 적지않게는 가정들은 ‘가짜’가 ‘진짜’로 되여 철저한 파렬로 끝을 보는것이 조선족식 리혼이다. 생활환경이 보다 차한 농촌의 실정은 더구나 그러하다. 그것은 금전을 위해 사랑과 가정을 한옆으로 제쳐놓고 법률게임을 서슴없이 선택했기에 이미 두 사람은 제손으로 혼인파렬의 함정을 파놓은격이 된다. 그런 전제하에서 여러해 갈라져 있다보면 환경이 변하고 생활이 변하고 품고있던 남편(안해)에 대한 무게가 변하고 생리적인 욕구로부터 여러가지로 심신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그때에 가면 이미 법적으로는 리혼한 사이이니 구두상의 약속같은건 법률이 외면한 상태여서 너무나 쉽게 배반할수 있는 일로 되는 까닭이다.
  
조사에 따르면 목릉현의 한 조선족마을엔 ‘가짜리혼’부부가 12쌍 되는데 그중 실제로 혼인이 파렬된 가정은 무려 9쌍이나 된다고 한다. 이 마을의 상황은 전반 조선족사회의 축소판이 아닐가 싶다. 그런가 하면 ‘가짜리혼’을 하고 한국으로 나간 한 시골 녀성는 남편이 중병에 걸렸으니 속히 오라는 재촉을 받고 마지못해 돌아왔는데 그녀는 “우린 기실 법적으로 리혼한 사이이니 안와도 되는걸 왔지요”하면서 돈만 얼마쯤 던져주고는 그길로 바람처럼 사라지더라는것이다. 금전을 첫순위에 놓은 부부들로서 이 어찌 한두 사람만의 생각이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를 속여가는 조선족식 리혼은 날로 늘고만있는 추세이다. 연길시민정국의 통계에 따르면 조선족 리혼부부는 2003년의 1048쌍으로부터 지난해는 2407쌍으로(결혼 3517쌍) 급증했는데 그중 50%가 해외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위장결혼’이라고 한다.
  
이같이 독특한 조선족식 리혼으로 하여 무수한 사회의 불안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 우선은 이한 게임을 선택하는 당사자들이 바람을 따르는 ‘덩달아’가 아니라 나름대로 정신을 차리고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다. ‘위장리혼’은  중국의 법률을 희롱하는 일이고 ‘위장결혼’은 한국의 법률이 용서하지 않는다는것을 우선 알아야 하고 얻는것과 잃는것중에 어느것을 택할것인가를 따져야 하고 가짜는 흔히는 진짜로 된다는것을 뼈저리게 감지해야 할 일이다. 다음은 이러한 조선족식 리혼을 두고 일부 조선족지역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하는 피치못할 수단으로 생각하여 묵인하거나 지어는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치는데 이것 또한 완전히 그릇된 기풍이다. 돈벌이는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정당당한 방법과 수단을 권장해야 하고 한 가정의 파멸을 대가로 돈벌이에 나서는 유치한 게임마저 눈을 감아주거나 긍정해준다면 그것은 결코 남을 해치고 민족사회의 문란을 야기시키는 일로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라 없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람직한 권고와 제지에 나서야만 조선족사회에 화목한 가정들이 날로 늘어나게 될것이다.